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 -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스마트팜 케어팜 이야기
백경학 외 지음 / 부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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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존재를 찾는다면 바로 성인 발달 장애인이다. 올해 , 발달 장애인들의 부모님들이 받아주는 곳이 없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국가책임제를 외쳤다. 부모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함께 책임지기를 주장하며 부모들은 눈물의 삭발식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도 정책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누구나 일하고 싶은 농장을 만듭니다』는 바로 이 소외된 장애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주기 위한 푸르메소셜팜의 이야기이다.

"재활 치료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가 커서 어떻게 살아갈지가 부모로서는 더 큰 고민이에요."

성인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발달장애부모와 장애인 재활과 자립을 돕는 사업을 진행하는 푸르메재단의 큰 과제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국가책임제를 거론하지만 아직까지 요원한 상황이다. 과연 어디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푸르메재단은 바로 농업에서 해답을 찾는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단순포장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푸르메재단에서는 직접 식물을 제배하고 가꾸며 키워나감으로 스스로 성취해 나갈 수 있는 농업이야말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발달 장애인이 생명체를 키우는 과정에서

'돌봄'을 받는 객체에서 돌봄을 주는 주체'로 거듭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장애인들은 돌봄을 받는 관계라고만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장애 청년들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주체성을 확립해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발달 장애인이 하고 있는 임가공으로는 자립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농업은 스스로 식물을 키우고 가꾸며 책임감과 함께 성장해 가는 환경을 얻을 수 있다.

푸르메소셜팜은 이 농업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큰 공동체를 꿈꾸며 여주에서 진행 중인 사업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해준다. 볼모지와 같은 사회적 농업 공동체를 위해 우여곡절끝에 여주에 자리를 잡기까지 그 지단한 여정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 영역에 문외한인지, 그리고 절대적인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가 없이는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해 준다.



국내에 생소한 사회적 농업. 이 푸르메소셜팜 관계자들은 이 사회적 농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정부 기관의 협력과 아울어 국민들의 배려와 존중 또한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뜻을 품은 사회적 농업이지만 많은 국민이 참여가 없으면 결코 실현될 수 없다. 그래서 저자들은 이 푸르메 소셜팜의 사회적 농업을 위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과 유럽에서 행해지고 있는 치유 농업의 현장을 소개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빨리 접어든 고령화 시대, 일손이 부족한 농장을 장애인들이 일하며 복지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애인이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장비를 제작하여 지원해주고 지역과 적극 연계해 수익이 나는 구조로 만들어가는 여러 농장의 모습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준다.

특히 책을 읽어나가며 놀란 건 식량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단기간보다 장기간의 결과를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였다. 한국의 경우 당장 수익 구조가 나지 않으면 투자가 어려운 환경인데 반해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다양한 치유 농업, 사회적 농업의 형태가 발달할 수 있었다.

당장은 투입 대비 성과가 미비할지 몰라도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인 것이다.


유럽의 경우 역시 치매 노인과 장애인들 모두 함께 일할 수 있는 치유 농업, 케어팜이 보편화되어있다. 일반 체험 고객과 장애인들, 그리고 지역 이웃들이 이 케어팜의 생산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케어팜은 수익성과 함께 사업을 지속해 올 수 있다. 무엇보다 유럽에서는 이들을 부르는 용어부터 한국과 장애인을 대하는 인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과 장애인들의 만남, AI의 힘을 빌어 첨단기술과 농업으로 이루어지는 스마트팜을 상상해본다. 돌봄을 받는 주체가 돌봄을 주게 될 때 느끼는 그 감동. 함께 행복하게 될 장애 청년들과 가족들. 이게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다. 이 책은 일본과 유럽 각지를 다니며 그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이 한국에서도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는 이 사회의 또 다른 희망의 등불이 되어준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함을 호소한다.


농장에서 즐겁게 일하며 업무를 익힌 장애인은

사명감이 대단합니다.

생산성 면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요.

그런데 현대 사회는 이익이라는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미달하면 배제시키지요.

이런 모습이 인류가 꿈꿔 온 세상일까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너나없이

삶의 주체로 우뚝 서서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일터,

이것이 옳은 방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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