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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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덕 교수의 『일본인 이야기 2』는 2019년 출간한 『일본인 이야기 1』의 후속작이다. 총 다섯 권의 시리즈로 계획된 일본인 이야기의 두 번째 책은 에도 시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먼저 에도 시대를 검색해보면 에도 막부가 일본을 통치한 1603년도부터 1868년까지를 말한다. 이 때 일본에는 급격한 경제 발전이 이루어졌고 유래없는 번영이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널리 알려져 있는 에도 시대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 에도 시대는 경제 발전이 있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정치가들로 인해 엄청난 후퇴가 있었음을 설명한다. 진보와 퇴보가 공존한 시대의 관점에서 저자는 일본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 제목이 일본 이야기가 아닌 왜 일본인 이야기라고 했을까? 저자는 대부분의 역사책이 한 두 명의 영웅의 관점에서 기술되었음을 주목한다. 하지만 역사는 한 두 명의 위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폴레옹이 프랑스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많은 병사가 필요했고 중국의 만리장성은 진시황 한 사람의 업적이 아닌 수많은 백성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자는 이 점을 명확히 한다. 일본 영웅, 지식인들의 이야기가 아닌 수많은 일본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일본인 이야기 2』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쇄국 정책으로 네덜란드를 제외한 서방과의 외교를 단절한 일본의 모습이 설명된다. 활발한 문명을 주고 받던 일본이 네덜란드로 통상을 좁히면서 일본의 세계관 또한 협소해지는 건 당연했다. 개방의 문을 닫아버린 일본의 정세 속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백성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에도 시대, 막부 시대는 자신들이 거주하는 도시에서만 쌀을 공급하기 힘썼던 시대였다. 자신들의 배만 부르면 상관없었기에 온갖 인재 속에 힘들어하던 농민들의 빈곤과 그들의 분노는 그려진다. 살기 위해 거주지를 떠나 도시로 왔건만 다시 농촌에 돌려보내지는 시대, 농민들로부터 연공미를 걷을 욕심에 가득 찼던 지배 집단의 이기심과 피지배 집단의 분노. 이 불평등 속에 갈등이 커지고 분노 끝에 봉기가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전쟁, 기근 등 재난 시 불행의 사각 지대에는 여성들이 있다. 여성은 비주류로 태어났으며 그들에게 자연 재난, 가난은 더욱 가혹했다. 저자는 이 에도 시대의 여성을 한국에서 농촌 여성이 도시로 이주해 식모, 가정부로 일하던 때와 비교한다. 도시의 빈민층으로 기거하며 인신매매가 활성화 되었던 시기, 우리가 경제 번영의 시기로만 알고 있었던 에도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저자는 자세히 설명해 준다. 가난했고 피임과 낙태도 할 수 없었던 그 시기, 태어난 아이를 죽이는 영아 살해, 아이 버리기 등의 범죄가 흔한 일이었던 에도 시절의 여성의 삶은 매우 끔찍하기만 하다.

1장에서는 농민, 여성 등 피지배인들의 삶을 그렸다면 2장에서는 이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헌신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해부학 서적을 번역한 <해체신서>를 출판하여 해부학 붐이 일고 천연두를 예방해 준 우두법의 보급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네덜란드를 제외한 서양과의 문을 닫았기에 많은 의학을 배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난학의 빈 공간을 한의학으로 채우며 동양과 서양의 의학을 공존시키며 환자들을 치료했다.

일본인 이야기인만큼 저자는 일본 의학에 발전한 많은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뤄지며 의사들의 초상화를 소개해준다. 비록 한계가 있는 난의학이지만 사형수의 시신으로 해부를 하기도 하며 중화중심 세계관에서 탈피하며 본격적인 해부학이 발달했던 의사들의 이야기가 광범위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백성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기 위해서 썼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목적에 맞게 『일본인 이야기 2』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동안 읽었던 책과 인터넷의 정보에서 주로 알 수 없었던 일본의 참모습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록 일본의 아베와 같은 정치가들로 반일감정이 높은 요즘이지만 그 뒤에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막부 정치의 쇄국 정책 속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삶과 의학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소개된 『일본인 이야기 2』에 이어 3권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소개될 지 궁금하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일본이 아닌 숨겨진 일본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네이버 '책과 콩나무' 북카페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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