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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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링 구독 서비스인 「책장 위 고양이」 시즌 2가 출간되었다. 시즌 1에서는 참여한 필진 7명의 저자가 모두 작가였다면 시즌 2에서는 작가 김겨울, 이묵돌, 음악가 박종현, 보통 직장인 제리, 그리고 가수 핫펠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섯 명이 모여 '언젠가'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고양이 , 삼각김밥, 북극, 망한 원고, 후시딘, 눈, 지하철, 버리고 싶은, 게임 등 여덟 가지 주제에 맞춰 그들이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주제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고양이를 떠 올리면 무엇을 떠 올릴까? 고양이를 떠올리는 작가들에게 고양이는 품어주어야 할 대상으로 그려진다. 김겨울 작가의 고양이 알레르기, 그 알레르기를 뛰어넘어 반려묘를 키우는 지인들의 이야기,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박종현 작가의 다짐, 반려견을 키우고 있음에도 자신에게 찾아온 새끼고양이를 품게 된 핫펠트의 이야기 속에 고양이는 동물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로 다가오며 따뜻함을 자아낸다.

반면 삼각김밥은 편의점에서 홀로 때우는 이미지가 연상되어서일까 다섯 명의 작가들은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묵돌 작가는 연인과 헤어져 힘들어하는 친구가 울면서 삼각김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밥에 대한 의미를 복기한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을 해 주고 싶은 그 마음, 대충 먹는 삼각김밥이 아닌 정성이 들어간 밥과 반찬 속에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자고 말하는 글 속에 한 끼의 식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여덟 편의 원고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언젠가, 망한 원고'를 추천한다. 흔히 "망한 원고"를 말할 때 결과물로 나온 글 중 부끄러운 글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다섯 명의 작가들은 "망한 원고"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다. 특히 이묵돌 작가와 핫펠트 작가는 '망한 원고'란 없다고까지 정의한다.


망한 원고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147p



'망한 원고'라는 주제가 이런 위로가 될 수 있다니. 그리고 나는 얼마나 많은 망한 원고를 써 왔는지 생각해본다. 머리속에 떠오르지만 옮기지 못한 글들.. 더 이상 망하지 말자고, 빨리 시작해보자고 용기를 준다.

「책장 위 고양이 시즌 1」의 글들에 비해 다양한 필진들이 모여서인지 주제에 얽힌 이야기들이 다채롭다. 이묵돌 작가의 회사 폐업 후 방황에 얽힌 지하철 이야기도 공감이 되고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도록이면 아주 늦게 버리고 싶다는 핫펠트의 글에도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흐뭇해진다.

다섯 작가들의 시즌2가 끝나고 시즌 3의 새로운 작가들이 더욱 기다려진다. 과연 어떤 주제로 어떤 이야기들이 그려질까. 시즌 3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즌 1과 2의 책들을 재독하며 부재를 견뎌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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