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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 1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평점 :

스티븐 킹은 설명이 필요없는 추리소설의 대가이다. 스티븐 킹과 또 다른 추리작가 피터 스트라우브가 만나 펴낸 소설 『부적』이 황금가지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재출간되었다. 세 권의 소설이 두 권의 두툼한 시리즈로 탄생한 이 소설은 톰 소여의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영감을 얻어 쓰여진 이야기다.
스티븐 킹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피터 스트라우브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스티븐 킹 못지않게 다수의 상을 수상한 피터 스트라우브는 호러계의 고전 중의 한 명이라고 한다.
『부적』은 소년 잭 소여가 아픈 엄마와 함께 도망치듯 쫓겨나간 후 펼쳐진 이야기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동업자인 모건을 피해 도망쳐 온 잭은 비록 어린 나이지만 엄마의 병세가 생각보다 위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호텔에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던 중 아버지의 동업자였던 모건의 전화를 몰래 엿듣게 되고 모건이 어머니에게 잭을 생각하라며 자신의 계획에 동참할 것을 회유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던 잭은 스피디 파커라는 노인에게 이 세상이 아닌 또 하나의 세상 '테러토리'가 있음을 알려주며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세상 '테러토리'로 모험을 떠나 부적을 찾아와야만 한다고 알려준다.
내 말을 들어 보렴.
너는 부적을 손에 쥐게 될 거야. 방랑자 잭.
그것은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아,
마치 크리스털 공처럼 생겼단다.
방랑자 잭, 우리의 방랑자 잭,
캘리포니아로 가서 그것을 가져오렴.
하지만 그것은 책임이자 십자가란다.
잭, 그것을 떨어뜨리는 순간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단다.
부적이 뭔지도 모른채 엄마를 살리겠다는 절박감에 잭은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이 소설은 1장에서는 잭이 모험을 떠나기 전의 모습과 본격적인 모험이 펼쳐지는 2부로 나뉜다. 사실 1부는 잭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이라서 다소 읽기가 지루했다. 하지만 잭이 모험을 떠나기로 결정한 1부 마지막과 모험이 시작되기 전 잭의 위험을 예고하는 악의 축인 아빠의 동업자인 모건의 이야기가 막간극으로 그려지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어렴풋이 짐작했던 악의 실체가 막간극에서 실체를 드러내며 앞으로 잭의 모험이 결코 쉽지 않음을 예고한 후 본격적인 잭의 모험으로 인도한다.
잭의 모험은 스피디 할아버지가 준 주스로 현실과 다른 세상 '테러토리'를 공간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흥미롭다. 전혀 다른 세상을 이동하며 시작되는 모험은 결코 순탄치 않다. 자신을 뒤쫓는 모건의 계략이 시작되고 공간 이동한 후 미성년자로서 술집에서 착취노동과 폭력을 당하는 등 잭은 모든 걸 순순히 감당해야 한다. 어린 나이에 겪어야 하는 외로움과 공포가 모험과 함께 버물러지며 모험은 흥미를 자아낸다.
모험과 함께 잭의 과거 속에서 의문을 갖고 있던 주변 어른들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와 동업자 모건 사이에서 이야기
했던 '테러토리'를 떠올리며 이 소설은 과거와 잭의 모험이 하나씩 연계되어 잭은 모건이 어떤 악을 품고 있는지를 드러내게 된다. 잭이 실체를 알아감에 따라 아저씨 모건의 추적 또한 집요해진다.
『부적』은 또한 그 당시의 미국 사회상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잭은 자신에게 테러토리의 존재를 알려준 흑인 할아버지 스피디 파커와 친하다는 이유로 호텔의 종업원에게서 조롱을 받는다. 지금보다 더한 과거에 미국의 인종차별이 만연했음을 종업원의 모습에서 우리는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잭이 술집에서 일하던 오틀리에의 황량한 모습과 술집에서 비춰진 미국의 모든 깜둥이와 유대인을 이란으로 보내 버려! 와 같은 문구 이주민들의 직업등을 통해 이방인들에 대한 대우가 어떠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현실에서 다시 테러토리로 공간 이동하며 계속되는 잭의 모험은 스릴러와 판타지를 함께 품어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지만 잭의 모험은 늑대인간 '울프'를 만나며 또 다른 전개가 시작됨을 예고하며 끝난다. 1권의 모험만으로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잭의 이야기가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케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1권을 읽으면 2권을 안 읽을 수 없게 만든다는 것. 1권만으로 결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빨리 2권을 만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