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산 -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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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개인의 시대다. 혼밥, 혼술 등 혼자의 용어가 늘어난다. 일인가구가 늘어나고 남들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며 개인주의 추세는 더욱 거세져간다. 고독사가 늘어나고 외로운 이는 더 외로워가는 팬데믹은 우리의 이웃을 더 소외시켜간다. 코로나 확진이 개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확진자에게 혐오와 비난이 가해지고 각종 혐오가 더해진다. 이 사회는 과연 대안이 있을까?

《두 번째 산》은 바로 개인주의 시대가 만들어낸 이 시대를 극복해내기 위한 대안으로 '함께'라는 단어로 회귀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인생관, 자아 성취와 부와 물질성취에 대한 인생관에서 헌신, 진정한 기쁨, 함께라는 산을 오를 것을 요구한다. 첫번째 산이 성공이라는 개념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려놓고 함께 걷는 것을 뜻한다.


대게 많은 사람이 첫 번째 산을 동경한다.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첫 번째 산을 오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하지만 이 첫 번째 산에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 한 번씩은 위기를 겪으며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바로 이 첫번째 산에서의 위기를 계곡에서 떨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련과 고통이 두 번째 산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고 나아갈 때라고 강조한다.

앞에서 말했듯 첫 번째 산은 개인주의, 나만의 성공이 중요한 사회이다. 예전,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외치던 "나만 아니면 돼" 라는 구절은 이 개인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말이 바로 현 사회를 보여준다. 무조건 첫 번째 산을 오르기에 바빴던 지금 우리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텔로스telos (목적)위기라고 말한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목적이 없이 무작정 걷거나 잠자는 상태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이 위기는 외로움, 불신, 의미, 부족주의 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이 위기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먼저 첫 번째 산, 개인주의가 만들어낸 성공의 목적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자살이 늘어나고 공동체가 단절되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바로 두 번째 산을 옮겨가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열린 상태로 만들어 헌신할 수 있게 만드는 '함께'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산이란 스스로 법적 또는 서약으로 책임의 구속 안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가령 결혼에 대해서도 혼인신고를 통해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책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주고 받는 계약의 관계가 아닌 책임을 약속하는 구속으로 스스로를 헌신의 길로 밀어넣는 삶을 뜻한다.

이 헌신에 대해 저자는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그리고 공동체 네 가지 헌신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이 네 가지 분야에서 말하는 헌신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이들을 목적이 아닌 관계의 대상으로 접근성이다. 가령 첫 번째 산의 개인주의는 서로의 목적이 되기 위하여 결혼한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으로는 둘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역으로 자기를 버리고 초월할 때 결혼 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기쁨으로 시작된 결혼이 결국 둘이 하나가 되어 가는 배움의 현장임을 알아가며 끊임없이 서로를 위해 재결단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부 사이의 재결단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 전문가들이 부부 사이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 다만 부부가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재결단은 시작된다.


재결단을 하는 방법에서 전문가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것은 바로, 결혼 생활에서 커다란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

이 문제를 말끔하게 풀어 줄 어떤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결단은"우리 오후에 함께 산책할까?" "당신은 쉬어. 청소는 내가 할게"

와 같은 실천을 할 시간이다.


공동체의 위기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돌봄 또는 공동체의 많은 일들이 이미 시장에 넘겨져 이익 대상이 되었다. 예전 아이를 돌아가며 돌보아주던 육아는 순전힌 엄마 또는 어린이집의 영역으로 넘어갔고 노인 돌봄 또한 요양원이 대신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개인주의가 미국의 총기 난사 주범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한다.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서 저자는 개개인을 주력하기보다 이웃 단위의 변화를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마을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길은 개인 단위가 아닌 이웃 단위로 복원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 복원의 시작이 이 사회의 가장 소수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로부터 시작됨은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공동체는

구성원들 가운데서 가장 소수인 사람들

(어린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또는 슬픔에 짓눌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규정된다.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어줌으로 '함께'하는 삶을 얻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두 번째 산을 오른 사람들의 예시와 그들의 사는 방법을 통해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초개인주의 절정을 달리는 지금, 이 시대는 어쩌면 역행하는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개인주의가 초래한 많은 외로움과 문제들을 보아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대안이 되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변화를 낳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헌신을 통해 더 큰 유익과 공동체를 낳을 수 있다고 초청하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우리에겐 더 높은 차원의 목적이 필요하다. 팬더믹 시대에 우리에겐 서로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 혐오를 이겨나갈 수 있고 더 큰 외로움을 막아낼 수 있다. '함께' 하는 두 번째 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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