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멕시코 이민자인 빅 엔젤의 가족이 어머니 마마 아메리카의 장례식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 와 가족을 이루고 집안의 큰 기둥 역할을 한 빅 엔젤은 암을 통보받은 시한부 인생이다.
그의 마지막 생일을 남겨놓고 빅 엔젤은 온 가족에게 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것을 통지했지만 그의 생일을 일주일 남겨 놓고 어머니 마마 아메리카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머니의 장례식을 일주일 뒤로 미루고 그 다음 날 바로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도록 일정을 잡았다.
모든 사람들에게 엄격한 아버지이자 손주들에게는 '아부지'로 통하고 절대 늦는 법이 없던 빅 엔젤은 이제 기저귀를 차고 부인 페를라와 딸 미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빅 엔젤은 자신의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유지한다.
어머니의 장례식과 빅 엔젤의 마지막 생일을 보내기 위해 모인 온 가족들의 이틀 동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지면서 빅 엔젤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아이가 둘이나 있던 페를라와의 결혼,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습 등 그의 온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민자로 미국 사회에 살아남기까지의 고민, 위험한 미국 사회에서 아들과 사촌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아픔, 반이성애자를 선언하며 집안과 인연을 끊은 인디오, 그리고 배다른 동생인 리틀 엔젤 등 각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며 해묵었던 감정들이 펼쳐진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내가 기대했던 뭔가 드라마틱하며 죽음을 앞두고 서로의 사랑을 깨달으며 극적인 화해를 하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집안의 기둥인 빅 엔젤의 죽음을 앞두고 모든 이들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이어간다. 시한부 인생인 빅 엔젤은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모든 사람들 또한 이를 당연시 여긴다.
누구 하나 슬퍼하기보다는 하루 하루가 어제와 다를 바가 없이 살아간다. 마지막까지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잔잔한 감동을 일으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