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니
이희영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소설 는 자녀가 부모님을 선택할 수 있다면 이라는 기발한 상상으로 부모의 자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화제작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의 신작이자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제목 『너는 누구니』는 주인공 강예진이 남자친구 최서하의 정체를 알아가는 내용을 그린 소설이다. 


강예진은 일본 애니메이션「매일이 새로운」의 주인공의 여자친구 완두 캐릭터의 인형을 닮은 평범한 여고생이다


오랜 암투병으로 지쳐가는 예진과 어머니는 늘어만 가는 병원비로 인해 빚이 쌓여만 가고 지쳐간다. 예진 또한 변변찮은 학원 교육 받지 못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학업을 병행한다. 


끝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S시로 이사 온 예진은 학교의 엄친아 최서하를 알게 된다.


갈색 눈동자의 잘생긴 얼굴, 성적 전교 1등, 성격 좋고 온순한 최서하는 모든 여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부에 집중하는 예진은 도서관에서 서하와 가까워진다. 


사귀자는 서하의 적극적인 구애에 둘은 비밀커플이 되지만 예진은 가끔씩 튀어 나오는 서하의 낯선 모습에 혼란을 느낀다. 



운동신경은 제로에 가까웠던 서하가 자유투를 자연스럽게 쏘아올리는 모습, 

예진을 닮은 캐릭터 완두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 

예진에게 말을 거는 남학생들을 심하게 경계하며 싸움을 걸던 모습 등등.

그리고 빌려간 책 속에 끼어 있는 서하의 반쯤 찢어진 사진. 


낯선 모습들이 나올 때마다 서하는 당황해하고 예진은 그런 서하의 모습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소설 『너는 누구니』는 두 가지를 축으로 이루어간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과 서하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 교차되며 저자는 독자들에게 일체의 힌트를 주지 않는다. 서하의 옛 친구를 만나면서 풀릴 것만 같던 서하의 정체는 더욱 오리무중 상태로 이끌어간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나타나 약속을 지키라는 아버지의 재촉은 대체 예진은 무얼 아버지와 약속했던 것인지 의심하게 한다. 


마지막 서하의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은 결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만큼 강렬한 반전을 선사한다. 

예진의 아버지와의 약속도, 그리고 서하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저자는 읽는 이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너는 누구니?"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자신이 맞습니까?"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건 바로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 가장 힘들다. 우리 사회는 늘 누군가를 닮을 것을 종용하고 강요받는다. 그리고 그 사회 속에 자신의 모습은 감추어져간다. 

이희영 작가는 이 소설 속의 서하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까지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과연 나는 나로 살고 있는 것인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인지 질문한다. 이희영 작가의 로맨스릴러 『너는 누구니』.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그리고 이 제목의 질문이 읽고 난 후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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