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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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 이름만으로 우리는 그의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가즈오의 나라>, <미중전쟁>, <고구려> 등등

작가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들을 작가만의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독자들에게 잊혀져 있던 역사를 알린다. 민족주의 작가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자신의 작가 세계를 구축한 김진명 작가가 꺼낸 주제는 바로 『직지』다.

현 국가에 존재하지 않지만 유일하게 존재만으로 인정받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철」, 우리가 알고 있는 『직지』가 김진명 작가의 소설에 『직지』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 『직지』는 한 은퇴교수의 살인사건을 베테랑 사회부기자 기연의 취재하에 시작한다.

보통 살인사건과 달리 송곳니 자국이 나 있으며 끝이 날카로운 창으로 찔려 죽임을 당한 이 기괴한 살인 사건은 경찰들도 전혀 종잡을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진다. 이 정체불명의 사건 속에 독자적으로 사건을 추적해 나가던 중 기연은 이 교수의 내비게이션에 '서원대학교' 목록을 발견하고 '서원대학교'의 김정진 교수를 만나게 된다.

김정진 교수와의 만남에서 은퇴교수가 <직지>연구팀으로부터 교황청에서 보낸 편지 해석을 의뢰받았으며 이 교황이 보낸 옛 편지가 고려를 향한 게 아니라는 답변을 발표해 의뢰한 연구팀으로부터 원망을 샀다는 답변을 받는다.

소설은 기연이 이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부터 본격적인 『직지』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제1호 금속활자라는 명성은 있지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비해서 인정 받지 못하는 『직지』의 현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더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믿는 한국의 『직지』연구팀과 전혀 다른 별개의 문물로 인식해야 한다며 비교되길 거부하는 독일의 학자들간의 미묘한 갈등.

사건에 다가갈수록 이 교수의 죽음이 『직지』에 관련되었음을 확신하는 기연은 프랑스로 건너가 직지에 관한 진실을 듣게 된다.

1권이 기연이 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직지』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라면 2권은 『직지』의 유래에 관해 펼쳐진다.

지식이 글을 아는 소수의 권력층에 독점되어 지식이 그들만의 소유가 되어버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의 애민정신이 비밀리에 한글 창조를 하게 하고 이 비밀 작업 속에 천재적인 소녀 은수가 있다.

권력의 암투속에 한 소녀가 조선에서 중국으로, 독일로 향하게 되며 이 소녀에 의해 금속활자가 독일에 전해지고 구텐베르크에게 전수되는 과정이 긴박감있게 그려진다.

이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에게 전해지기까지 조선과 독일에 두 가지 축의 세력이 있다.

글이 자신만의 소유물이 되길 원했던 조선의 권력층들과

글이 만백성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세종대왕

성서가 자신의 특권을 위해 자신만의 소유물로 두려고 하며 금속활자의 보급을 방해한 교황과

카레나의 뜻을 받아 모든 이들이 누리고자 힘을 모은 쿠자누스

우리가 금속활자라고만 알고 있는 이 『직지』의 기본 정신은 바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으로부터 출발했음을 김진명 작가는 소설 후반부까지 카레나의 말을 빌려 그 정신을 강조한다.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닌 모든 이들이 글을 알 수 있도록 이 금속활자가 전해지는 과정이 작가의 손에 한 편의 시대극을 보는 듯하게 긴박감있게 전개된다.

이 험난한 과정 속에 금속활자가 "애민정신"으로 출발되지 않은 단순한 사욕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면 과연 우리는 지금의 인쇄술을 발명할 수 있었을까?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오직 세종의 애민정신이 이 수많은 위험을 무릎쓰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가장 오래 된 금속활자 그 이상 이하에만 집중되었던 『직지』의 기본 정신이 잊혀져 있었고 우리는 그 기본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 『직지』 집필을 위해 유럽까지 건너가 취재한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한 이 방대한 이야기는 1권이 마치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다면 2권은 방대한 대하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묻혀 있는 역사를 다시 캐내어 재조명할 수 있게 하는 재능이 있는 김진명 작가. 작가의 시도는 이번에도 성공한 것 같다. 소설을 읽은 후 열심히 직지에 대해 검색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으니까.

과연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글을 쓸 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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