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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ㅣ 창비 노랫말 그림책
이두헌 지음, 최은영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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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쌍둥이 둘째의 꿈은 발레리나입니다.
시시때때로 발레 포즈를 취하며 만화 시크릿 쥬쥬의 릴리처럼 예쁜 발레리나가 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신이 나서 자신의 장래 희망을 말하는 딸은 제게 질문을 던집니다.
"엄마, 엄마 꿈은 뭐야?"
그런 딸의 질문 앞에 서면 어느덧 제 말문은 막혀 머뭇대곤 합니다.
그 머뭇거림 속에 이미 나이 든 어른이 된 제게 꿈이란 과분한 바램인 것처럼만 느껴지고 과거에 나는 어떤 꿈을 꾸었나라는 회상을 하게 됩니다.
대학시절, 축제때 줄기차게 부르던 다섯 손가락의 『풍선』을 이미 노숙한 사회인인 지금도 종종 듣곤 하지만 그 가사의 의미는 생각지 못했던 요즘, 예쁜 그림과 『풍선』의 예쁜 노랫말이 만난 그림책을 통해 가사를 읊조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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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어린 시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 어린 시절은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거나 우주 여행을 히기도 하며 온갖 꿈을 꿉니다. 그 꿈들을 알면서도 결코 말리지 않으며 가만히 웃음 짓던 부모님들의 사랑 속에 커갔던 어린 시절. 하지만 빠르게 지나 가는 세월만큼 꿈의 크기도 빠르게 작아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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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제게 계속 꿈을 묻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은 이미 기억 속에 희미해졌습니다.과연 내가 이런 꿈도 꾸었나 싶을만큼... 세월 속에 꿈은 사치처럼만 느껴지기만 하며 그저 현실 속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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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잃어버리게 되는 어린 시절의 행복,
부유하진 못했어도 꿈을 꾸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고 소중했던 시절, 부모님이 사 주시던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행복하곤 했던 시절, 아버지가 다친 딸을 달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주는 이 그림은 버스 운전 후 집으로 오시면서 우리 삼남매를 위해 1,000원어치 과자를 사 오시곤 하셨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잃어버린 꿈만큼이나 우리의 행복도 잊고 사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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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풍선』은 우리의 가슴 속 깊이 묻어있는 꿈을 다시 불러옵니다.
그리고 제게 다시 묻습니다. 지금 행복하니? 어떤 꿈을 꾸고 있니?
꿈 꾸는 것만으로도 행복임을 잊지 말라고 말해줍니다.
딸과 함께 읽는 이 노랫말에 울어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무도 묻지 않는 제 미래의 꿈을 물어봐주고 다시 꿈 꿔보도록 해 줍니다.
하늘을 나는 허황된 꿈도 괜찮습니다.
꿈 꾸는 것 만으로도 행복입니다. 그 행복은 바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제게 꿈을 묻는 제 딸 앞에 답을 해 주기 위해 다시 한 번 제 꿈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