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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6월
평점 :

가키야 미우, 다작 작가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 가카야 미우 또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이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며느리를 그만 두는 날』,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등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작가 가키야 미우의 신작의 중심 소재는 바로 다이어트이다.
한국의 미에 대한 집착, 그리고 식을 줄 모르는 다이어트 열풍은 일본 못지않다고 한다. 예뻐지고 날씬해 지고자 하는 욕망은 소설 《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에서도 잘 드러낸다.
제목부터 부제까지 다이어트 소설이라고 명명하지만 과연 가키야 미우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소설에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다이어트 트레이너인 오바 고마리이자 오바 고마리에게 상담받는 네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집안 살림과 직장 일을 병행하느라 여유가 없는 49세 소노다 노리코, 날씬하고 예쁜 가족들 사이에서 미운 아기오리 취급을 받는 18세, 니시키코지 고키쿠, 사고 후 잃어버린 기억 속에 힘들어하는 32세의 요시다 도모야,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어머니께 부담을 주지 않으려 혼자 모든 걸 껴안는 10세의 마에다 유타 등.
그들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젊었을 때의 미를 잃어버리거나 놀림을 받고 살이 쪄서 받는 놀림 속에 자신감이 위축되고 남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한 처사를 합리화하며 힘든 하루를 감당해 나간다.
마음의 살도 빼 드립니다.
시중의 흔한 다이어트 책이겠거니 생각한 이 네 명의 인물들은 "마음의 살도 빼 뜨립니다"라는 문구에 오바 고마리에게 일대일 코치를 신청하며 날씬하고 예쁜 트레이너를 기대하지만 막상 그들에게 다가온 오바 고마리는 통나무처럼 두툼한 팔뚝에 소박한 소박한 소품을 갖춘 영락없는 아줌마이다.
신체 조건과 식습관과 운동은 둘째치고 이 오바 고마리의 처방은 독특하다. 각 사람의 인생을 듣는다.
다이어트에 앞서 각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도록 독려한다. 못 생겼다 하더라도인생에서 필요한 다른 무기를 갖출 것을 조언하며 자신감이 일축된 일상의 활력을 찾는 것이 다이어트보다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예뻐지기만 하려는 인간의 욕망 속에 점점 가려지는 인격의 중요성을 저자는 오바 고마리의 코치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외모 이전에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건 바로 인격과 덕망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그 토대 안에 외모를 가꾸어야 하지만 우리에겐 우선순위가 바뀌어져 있음을 지적한다.
마음의 살 빼기, 그건 바로 늘 심리적으로 허기져 있는 현대인들을 위한 처방이였다. 오바 고마리에게 처방받는 각 인물들에게는 심리적인 배고픔이 내재되어 있었다. 부모님의 관심, 독립성, 자신감 결여 등등. 그로 인해 생긴 공허감을 과식으로 달래고자 하지만 공허감이 달래주지 않는 한 잘못된 식습관도, 운동 습관도 고쳐지지 못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신의 인생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자만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비포 전후의 사진, 화려한 이미지만으로는 결국 작심삼일일 뿐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새해 결심은 금새 시들기 마련이다.
《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를 읽으면서 인생 상담을 받는 건 결코 나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이 소설을 읽은 후 출산 후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가지 못했던 헬스장을 등록하며 내 일상을 재정비를 하기로 다짐했다. 나 또한 오바 고마리의 코치 덕분이라고나 할까?
오바 고마리가 소노다 노리코에게 한 조언을 마음에 새기며 굳게 다짐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