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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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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서일까? 최근 마흔, 중년, 노년들의 심리 또는 에세이들에 대한 책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곤 한다. <마흔에게>, <마흔에 관하여>,<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등등... 노년에 관한 책들을 보면서 이제 고령화가 모든 나라의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나이듦의 심리학』은 우리에게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로 유명한 저자 가야마 리카의 최신작이다. 나이듦. 주로 중년 여성들의 심리에 집중하지만 여성 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 중년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 정신적 고민등의 문제 등도 다루고 있다.
20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을 때, 일본에서 온 여자아이를 만났다. 그 친구는 일본에 돌아가면 뭘 하고 싶냐는 내 질문에 바로 취직을 할 거라면서 일본의 여자들은 나이에 민감하다는 발언을 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으며 일본도 한국과 별다를 게 없구나 하며 놀랐던 경험이 있다.
『나이듦의 심리학』의 저자 가야마 리카 또한 자신의 정신과에 치료받으러 오는 많은 환자들에게서 과연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다른 동료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부담감, 나이보다 젊어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등에 대하여 자세하게 풀어나간다.
한국에서도 젊어보이기 위해 보톡스를 투여하고 염색을 해서 늘어가는 흰머리를 감추는 둥 온갖 노력을 한다. 연예기사에서는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여자 연예인들의 사진을 보이며 기사 제목은 항상 "중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 또는 "20대 못지 않은 ○○○"이라며 그들의 젊어 보이는 미모를 극찬한다. 그에 비해 나이에 비례해 늙어 가는 일반 여성에게는 게으르다며, 자기를 가꾸지 못한다는 비아냥이 떠오른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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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름답게 가꾸는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늙는다는 것, 세월에 비례해 진행되는 노화를 불길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시간을 거스르려는 집착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주의한다.
노력을 하든 안 하든 50년 산 사람은 쉰 살이고, 70년 산 사람은 일흔 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면 예뻐지고 젊어질 수 있다고 맹신하면서 터무니없는 돈과 시간을 들이며 젊음을 손에 넣으려는 여성은 분명 삶이 괴로울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는 자신의 건강 및 부모의 노년에 대하여 중요한 현실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40대 이후로 달라지는 체력의 한계, 백 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90대의 부모를 70대의 자녀가 부양하는 현실 등 정신적, 육체적인 문제들이 현실화된다..저자는 나이가 듦어 감에 따라 늘어가는 건강 염려증에 휩싸인 독자들에게는 먼저 자신의 인생에 충실할 것을 조언한다. 그 걱정 때문에 앞으로 나가는 걸 멈추지 말 것을 강조한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신의 몸 상태에 연연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만나고 싶은 사람에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이 외에도 저자는 오랜 투병 생활로 지친 중년들을 위한 조언 및 나이듦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심리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이듦이 삶의 일시정지 또는 멈춤이 아닌 여전한 현재진행형이며 우리의 인생을 자신의 뜻대로 운전해 나갈 것을 독려하는 저자는 쉰여섯 살의 나이에 자신의 전공이 아닌 종합진료과 수련을 시작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함께 나이들어가는 독자들을 독려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우리의 인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꼭 기억하고 용기를 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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