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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개정신판
파커 J. 파머 지음, 홍윤주 옮김 / 한문화 / 2019년 2월
평점 :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으로 유명한 파커 J.파머의 에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인생에서 영혼과 정신 그리고 우울증 등 많은 어둠 속의 여행을 거친 후에 참자아를 찾고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정 속에 담긴 글이다.
저자는 먼저 "소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젊은 시절 저자가 생각한 "소명"은 바로 외부에서 좋은 도덕 또는 진리를 자신에게 끼워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외부의 기준을 자신에게 억지로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탈진하게 되고 자신을 원망하게 되었음을 저자는 고백한다.
파커 J. 파머는 내적인 힘, 바로 자신 내면의 부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 인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어떻게 우리 인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하루 하루 살아가기도 바쁘고 소음이 일상인 속에서 살고 있는데 어떻게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라고 반문하고 싶었다.
저자는 "소명"이란 바로 나 답게 사는 거라고 말한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거라고 말한다. 미쉘 오바마도 아닌, 신사임당도 아닌, 유관순도 아닌 바로 온전한 나 자신이 도라고 말한다. 신은 우리를 창조할 때 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되도록 창조했다고 강조한다. 그게 바로 참자아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제껏 살면서 누군가를 동경하며 그 사람을 닮아가려는 노력만을 해 왔다. 나 역시 그랬다.
내게 없는 재능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그 재능이 없는 나만을 탓해왔다. 그리고 그 사람을 닮고 싶어 따라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나의 이런 모습이 신을 모독하는 거라고 말한다.
신은 그렇게 창조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따라함으로 신이 내게 부여한 나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사는 삶. 그렇다면 그 삶은 어떤 삶일까?
저자는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받아들일 것을 말한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사회학 조교학에서 해고당하고 앞이 열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 문이 닫히는 건 바로 그 길이 자신에게 다른 길로 돌아설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문이 닫히는 건 또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닫힌 문만을 연연해하지 말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다른 열린 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의 한계를 고치려 하기보다 자신의 한계까지 포옹하며 자신의 능력에 집중하는 삶.
언젠가 나의 멘토 한 분이 이런 충고를 해 주셨다.
"못 하는 것을 고치려 하기 보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치중하세요."
못 하는 것에 더 집중하며 나 자신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 모두를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내면의 소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
사실 이 책이 내게 결코 쉽지 않았다. 단순한 자기 계발이 아닌 내면과 영혼의 깊은 고뇌가 담긴 이 글은 어려운 면이 적잖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이 책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로 묻는다면 나는 " 내 자신을 인정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이 글에서 자신이 극심한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경험을 고백한다. 하지만 결국 그 우울증을 극복하기보다 자신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조차도 끌어안을 때 저자는 그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밝은 부분 뿐만 아니라 어두운 부분까지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을 때 회복이 시작된다는 부분은 내게 가장 큰 위안이 되어 주었다. 나의 부부간의 문제, 나의 외로움, 우울증.. 타인에게 보이지 못한 많은 부분들을 나는 부끄러워하기만 했고 나를 자주 움츠러들게 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상처 입은 치유자처럼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고 고백할 때 해방할 수 있었다. 내 문제 또한 나의 일부이고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고백할 때 나는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 많은 위안을 주었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를 읽고 난 후 과연 삶이 말을 걸어올 때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삶은 시시때때로 우리에게 말을 한다. 우리의 문이 닫힐 때에도,우리가 어둠의 여행을 할 때라도 삶은 계속 우리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완전한 나 자신을 살도록. 삶의 어떤 순간에도 무의미한 순간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비록 쉽지 않은 책이였지만 내 순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그동안 지나쳤던 모든 순간들에 대해서.
길이 열리지 않는다고 불평만 했던 순간들, 닫혀 버린 문을 보며 푸념 하던 순간들..
내 상처를 혼자 끌어안고 울고만 있던 순간들.. 나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던 순간들..
그 모든 순간까지 저자는 껴안게 만들어준다. 그 모든 것이 다 나의 삶이며 일부임을 인정하게 만든다.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주 천천히 이 책으로 슬로리딩을 해 보고 싶다. 한 구절 한 구절 깊숙이 명상하며 읽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