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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어도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업고 2백 미터 달리기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며 달리는 유망주 이치노세 사라.
운동 선수들이 그렇듯 이치노세 사라도 모든 생활이 달리기 위주로 계획되어 있다.
실업팀 소속으로 오전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오후에는 달리기에 열중하는 사라는 매일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며 하루 하루 자신의 꿈이 가까워오고 있음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6월 선수권대회를 한 달 앞으로 다가오고 합숙에 들어가기 전 집에서 부모님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라는 옆집 소꿉친구였던 사가라 다이스케의 차에 치여 왼쪽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이며 희망이였던 다리가 절단 된 후 절단환자들이 겪는 육체적인 고통은 차치하고 사라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달릴 수 없다는 깊은 좌절감과 두려움이였다.
차츰 현실을 인정하고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중 가해자인 다이스케는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이누카이 형사는 모든 사람들이 용의자로 배제하는 사라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한편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던 사라는 텔레비젼에서 의족을 한 육상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영상을 보게 되고 다시 달릴 수 있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게 된다.
《날개가 없어도》는 새롭게 시작하는 이치노세 사라의 꿈을 향한 도전과 다이스케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이누카이 형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대비하여 보여준다.다시 희망을 품기 위해 역경을 딛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사라의 모습과 이누카이 형사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모습이 대조되며 사라의 꿈이 하나씩 현실로 실현될 때마다 긴장감 또한 커져간다.
책을 읽는 내내 사라에 대한 응원과 제발 범인이 아니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교차되며 끝까지 긴장시킨 순간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는 반전의 제왕답게 모두의 예상을 깨는 대반전과 함께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절단환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와 고통 그리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일본사회의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주며 그러한 장애 속에서 다시 희망을 품음으로 기적을 이루어가며 그 기적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라의 주변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과연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감성 미스터리, 미스터리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 굉장히 힘들다.
잘못하면 모든 걸 놓쳐버리는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터리의 거장답게 나카야마 시치리는 이 어려운 숙제 두 가지를 《날개가 없어도》를 통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음을 멋지게 보여주었다.
나카야마 시치리, 매번 진화하는 작가임을 이번 소설에서 증명해보여주었다.
다음 이야기에는 또한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 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