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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시 1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ㅣ 걸크러시 1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평점 :
걸크러시. 강한 이미지의 연예인들에게서나 듣던 걸크러시한 15인의 여성들의 삶을 그린 웹툰으로 2016년부터 <르몽드> 공식 블로그에 연재한 웹툰집이다.
어떤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걸크러시라는 명칭을 부여했을지 궁금했다.
책의 첫 페이지 <멋진 내 딸들에게>는 딸을 가진 엄마로서 멋진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격려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가득 담긴 것을 알 수 있다.
15명의 인물 중 내가 알고 있는 인물이 5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놀랐고 왜 이런 여성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또 한 번 놀랐다.
걸크러시의 여성들의 이야기는 그녀들이 똑똑하거나 우리보다 뭔가 우월해서라는 선입견을 철저히 깬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평범하거나 혹은 외모로 인해 무서운 마녀 역만을 맡아야만 했던 배우, 남편에게 구타당한 가정 폭력의 피해자도 있다. 오히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인물들에 가깝다.
15명의 여성들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인정해 나감으로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삶을 살아간다.
수염을 가진 자신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자신의 외모로 전문 마녀역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거나 자매가 함께 연대해 독재정권에 항거해 나간다. 불평하거나 주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기보다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고자 남의 이목보다는 행동을 택하며 삶을 혁신해 나간다.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의 삶까지.. 인생의 터닝 포인트 때마다 주저앉기보다는 다시 일어서 행동에 옮기는 그들의 용기는 왜 저자가 멋진 딸들에게 이 이야기들을 읽혀 주고 싶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15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라 읽으면 읽을수록 가장 멋진 인물을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읽을 때마다 나를 매혹시킨 인물들이 매번 바뀌었다.
그 중 나를 가장 울렸던 인물은 바로 사진의 정중앙에 있는 가슴뭉클한 사진의 주인공이자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다.
잦은 남편의 구타, 여섯 아이의 엄마, 가출 등 가장 불행한 환경에서 결코 주저앉지 않고 여성들의 연대의 힘을 믿으며 억눌러 있던 여성들을 일깨운 리마 보위의 삶이 나를 뭉클하게 했다.
전쟁을 멈추기 위해 흰옷을 입고 대통령궁 앞에서 농성을 펼치는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은 리나 보위의 헌신과 투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였다. 자신의 환경을 굴레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굴레를 깨고 나와 배운 리마 보위는 다른 여성들을 깨웠고 연대시켰고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더 나은 성장을 위해 라이베리아 정부의 초대도 거절하고 또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오른 리마 보위.
아이들의 엄마로 직장인으로 항상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내게 리마 보위의 삶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고 나를 자극한다. 환경이 우리의 장애물이 될 수 없음을 삶으로 보여주는 인물. 바로 나를 매혹시킨 가장 큰 이유이다.
순응보다는 정면돌파를 택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용감한 개척자들의 이야기가 웹툰으로 쉽게 읽혀 몰입도와 가독성도 좋아 쉽게 읽혀 좋았다.
이미지로 전해져오는 그녀들의 이야기라 더욱 강렬하면서 감동을 전해 준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남성 영웅들의 이야기에 친숙해져 왔지만 여성들의 이야기는 많이 알지 못했다.
여성들의 이야기는 남성들의 이야기보다 저평가되어왔고 사회 또한 잘 알려고 하지 않았다.
여성들에게 여성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읽혀져야 하고 알려져야 하는지 이 책은 알게 해 준다.
멈춘 듯한 내 삶 속에서 나와 내 딸들에게 나아갈 나침판이 주어쥔 느낌이다.
내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해주는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