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의 청소부
박생강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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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는 숙박 전문 시설이 아닌 일반 집을 대여해 줌으로 여행객들에게 비싼 호텔 대신 저렴하게 숙박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대중적인 인기 여행 상품으로 자리잡은 숙박시스템이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는 전작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의 저자 박생강씨가 실제로 에어비앤비에서 일을 한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집이다. 
전작 또한 상류층들이 이용하는 사우나에서 일을 하며 경험한 부자들의 일상을 밝혀 준 소설인 것과 비슷하게 이 소설에서도 저자의 경험이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서른 다섯의 주인공 영훈은 여자 친구와 함께 에어비앤비에서 즐거운 밤을 보내지만 여자친구는 영훈에게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남기고 영훈을 뒤로 하고 떠나 버린다. 영문도 모른 채 숙소에 있던 영훈은 갑자기 들이닥친 숙소의 호스트이자 청소부인 운의 기습방문을 받는다. 
사람이 있는데도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청소를 시작하는 운에게 기분이 상한 영훈은 에어비앤비 사용 후기에 최악의 점수를 주기 위한 의도로 에어비앤비의 방을 다시 예약하게 된다. 

 에어비앤비에서의 두 번째 숙박은 그의 예상과 다르게 아늑함을 선사해 주었고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운의 방문으로 그와의 인연이 다시 시작되며 이야기는 펼쳐진다. 

저자는 이 소설에서 디지털 시대와 자본주의 시대에서 소외되고 있는 인간의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한 집에 살아도 서로에 대한 관심도 없고 대화가 끊겨져 버린 차가운 가정, 
퇴직 후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정년들의 소외감을 이용한 범죄 로맨스스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없어 벼랑에 내몰리는 사람들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가득하지만 막상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사람이 없는 현실 등. 
자본주의와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맺는 수많은 인간관계가 얼마나 메말라 있는지를 말해준다.  


나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누군가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겟어요. 

내 과거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의 나에 대해서. 

내가 어떤 결정을 하든, 지금의 고민하는 나를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알아 줄 누군가가 필요함을 청소부 운의 입을 통해 말한다. 그리고 그 한 사람 영환으로 인해 운은 자신의 긴 범죄와 두려움과 자신의 과거로부터 로그아웃할 수 있음을 깨닫고 영환은 운을 통해 냉전상태인 여자친구와 화해할 수 있었다.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패스워드를 찾아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서로를 판단하고 재는 관계에서 서로의 패스워드가 맞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상대방의 패스워드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바로 경청과 공감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서로의 패스워드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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