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미치코는 학습교재를 판매하는 '구름과 나무'출판사의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파견직 사원이다.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박봉의 월급으로 힘들게 버티고 있는 미치코에게 영업부 부장인 구로카와 앗코 부장은 동경의 대상이자 어려운 대상이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진다. 
1부는 구로카와 부장과 미치코가 한 출판사에 근무할 당시 도시락 바꿔먹기 제안을 받게 되며 시작된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장의 제안에 반강제적으로 동의하게 된 미치코의 점심을 먹기 위한 여정이 그려진다.  사무실에서 쓸쓸히 도시락을 먹으며 의기소침해 있던 때와 달리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달리기하며 식당 주인을 대신해 영업을 도와주며 미치코는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제2부는 갑작스런 출판사의 도산과 함께 다른 직장의 파견사원으로 이직하게 된 미치코와 왜건을 몰며 푸드트럭을 하는 앗코 부장의 만남이 시작된다. 변함없는 파견직과 정사원과 파견직의 갈등 사이에 힘들어하던 미치코는 앗코부장을 만나게 되며 일주일 동안 함께 푸드트럭을 다니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일본의 현실이 한국과 같이 우울한 2030의 모습들이 주로 그려진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파견직으로 똑같은 일을 해도 정사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입밖에 없으며 힘들게 생활하는 모습들이 미치코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가 쉽게 포기하는 것 중 하나가 먹는 즐거움이다. 변변찮은 월급, 계속되는 야근으로 인해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보며 대충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에서 먹는 즐거움은 찾을 수 없다. 

한국에서도 혼밥, 혼술이 어느새 대세가 되었다. 편의점을 가면 혼밥족들을 위한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혼밥, 혼술이 늘고 대화가 단절되고 대충 허겁지겁 먹는 일상이 우리의 일상을 더 삭막하게 만들고 있음을 저자는 따뜻하게 말하고 있다. 먹는 게 살아가는 것이므로 우리가 먹는 즐거움을 찾아갈 때 삶의 활력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되도록 모두와 함께 따뜻한 음식을 꼭꼭 씹어서 

              먹으려 하고 있어요. 포토푀가 딱이죠. 

                  먹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이 책에는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이외에도 <밤거리의 추격자>와 <여유 넘치는 비어 가든> 두 편의 소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미치코처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이 앗코짱이 조연으로 잠시 비춰지는데 그쳐 아쉬움이 남지만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동성의 캐릭터가 환상의 케미를 발할 때 브로맨스, 워맨스라는 유행어를 많이 말하곤 한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끌어주는 앗코짱과 만남으로 성숙해져가는 미치코의 워맨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한 끼 식사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 준다. 
잊지 말자! 먹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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