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아델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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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델>은 <달콤한 노래>로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과 워킹맘 등 여성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함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의 첫 장편소설이다. 

<그녀 아델>의 주인공 아델은 프랑스 파리의 중상류층 여성이다. 
기자라는 안정된 직업, 능력있는 의사 남편이자 충실한 가장 리샤르, 귀여운 아들 뤼시앙...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아델은 남편의 눈을 피해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가지며 그녕의 욕망을 분출해낸다. 외근이 많은 기자라는 직업은 그녀에게 최상의 핑계거리를 제공해 준다. 

<그녀 아델>은 아델의 욕망에 관한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고 과연 작가가 아델의 끊임없는 욕망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 아델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왜 그녀는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유혹하며 갈망하는가? 
아델은 프랑스 중상류층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남편 리샤르는 아델이 어떤 사람인가보다 
자신의 수준에 맞도록 원했을 것이다. 
그러했기에 자신의 섹스관에 아내가 만족할 거라 생각했고 경제적인 부만 채워주면 아무런 불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리샤르는 자신이 보고 싶은대로 아내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럴수록 그는 우쭐해졌다. 
그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가 그녀를 살뜰히 보살필 거라고, 자기 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그는 장담했다.
 그의 또 다른 삶이었다." 

사람들 또한 당연히 아델이 불만족할 것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돈 많은 남편에 귀여운 아들까지 뭐가 부럽냐고 그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타인의 시선이 그녀를 더욱 얽매이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 채 외부적인 것만으로 그녀에게 남편과 아들, 안정된 삶 만으로 만족하도록 규정짓는 주변의 시선이 그녀의 일탈을 부채질하지 않았을까. 

동창회에 가면 남편과 아이들 자랑이 대부분인 여성의 삶이 그 당시의 아델이 속한 계급과 비슷하지 않았았을까. 남편 리샤르도 어느 누구도 아델을 이해해 주지 못했다. 
친어머니 시몬은 아델의 욕망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아델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건 남자가 아니라 고독이다. 
누가 됐든, 누군가의 시선을 더 이상 받지 못한다는 것, 
무심한 익명이 된다는 것, 
군중 속의 하찮은 돌멩이가 된다는 것이 두렵다." 

끊임없는 그녀의 욕망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고 남편 리샤르는 끝까지 그녀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아델은 결국 자기 자신의 욕망도 모두 사랑해 주는 관능적 쾌락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원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를 이해해주지 못했고 쾌락의 끝은 쓸쓸하고 허무했다. 

그 끝을 알면서도 아델이 욕망을 멈추지 않았던 건 그것이 자신을 살아있게 해 주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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