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가족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연인, 또는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일 것이다. T.M. 로건의 소설 <리얼 라이즈>의 주인공 조셉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멀과 네 살인 아들 윌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그리고 조셉은 자신의 가정이야말로 행복하다고 철썩같이 믿는 평범한 가장이다. 그가 호텔로 들어가는 아내의 차를 목격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아들을 태우고 집에 돌아가는 길, 아들 윌은 아내의 차를 발견하고 자신이 받은 상장을 엄마에게 자랑하기 위해 조셉에게 엄마 차를 따라가자고 조른다. 아내를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에 아내의 차를 따라가지만 그에 눈에 보인 건 아내의 절친인 베스의 남편이자 성공한 앱 개발자 벤의 모습이였다. 아내 멀을 향해 격렬한 화를 내는 벤의 모습을 보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는 조셉은 주차장에서 벤을 만나 상황을 묻지만 벤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며 화를 낼 뿐이다. 


"아무리 멍청해도 모를 수는 없어. 모르고 싶은 거겠지, 조셉. 안 그래?"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난 후 가방에 걸려 넘어진 벤은 피를 흘린 채 쓰러지고 수습할 새도 없이 갑자기 일어난 윌의 천식 발작을 위해 먼저 급히 집으로 들어온다. 응급처치 후 다시 돌아오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벤도 벤의 차도 보이지 않는다. 
벤은 괜찮은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지만 그 이후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은 조셉의 모든 것을 철저히 바꾸기 시작한다. 

숨겨져 있던 아내의 불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셉에게 SNS와 첨단 IT 기술 등을 통해 수시로 가해 오는 벤의 복수에 맞서 조셉은 발버둥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조셉에게 불리하게 작용된다. 
조셉이 벤과 몸싸움할 때  잃어버렸던 휴대폰이 벤의 집 근처에서 위치 신호가 잡히고 SNS 등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조셉을 용의자로 생각하게 되며 조셉은 사라진 벤의 살인미수의 유력한 범인으로 의심받게 된다. 

저자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하나 둘 씩 밝혀지는 증거들을 통해 읽는 독자들에게 주인공 조셉이 정말 범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도록 유인한다. 과연 어느 게 진실인지 그렇지 않고서야 모든 증거들이 조셉을 향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에서까지 어떤 힌트도 주지 않은 채 범인을 꽁꽁 숨겨놓는다. 

경찰은 조셉의 휴대폰 및 SNS에 올린 삭제한 게시물을 복원하며 조셉의 뒤를 바짝 쫓고 벤은 IT업종 기술자답게 첨단 기기를 이용해 조셉의 목을 조인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의지하고 자주 이용하는 휴대폰 및 SNS을 통해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조작될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사람보다 기기의 흔적을 신뢰하는 경찰의 수사와 그 약점을 이용하는 수법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가장 소중한 것,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잊고 있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동안 알고 지낸 그 사람 자체보다는 SNS 또는 기기의 흔적을 더 신뢰함으로 한 사람의 진실을 보지 않고 조작된 현실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벤이 진짜 범인일까? 아니면 조셉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제 삼자가 범인인지는 이 책의 끝자락에 가서야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것처럼 우리가 그동안 가졌던 모든 의심과 추리를 철저히 배신하는 이 소설의 반전의 충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