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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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회사에서도 남자 상사의 경우 후배를 도와주며 이끌어주는 데 비해 여자 상사의 경우 자신보다 능력있는 여자 후배를 경계하며 시기해서 못 살게 괴롭힌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곤 하였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옛날 드라마에서 시기하던 여자의  모습 또한 우리들의 편견에 한 몫 하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소설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는 아직까지 잔재해 있는 여성들의 대한 인식에 돌팔매를 일으키는 이야기다. 
'메종 드 리버' 아파트에 사는 유미코와 카에데는 이웃사촌이다. 유미코는 현재 남편과 1년째 별거 중이며 계약기간이 끝나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는 30대 후반 여성이다.  그녀의 남편은 전화 한 통만 남기고 실종되어 이혼도 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인 우리 눈으로 본다면 딱한 처지의 주인공이다. 
카에데는  미혼으로 요코지 절임 공장의 사무직으로 근무하다 기혼남인데도 자꾸만 추근덕거리는 사장에게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여성이다. 
특별할 것도, 잘난 것도 없는 유미코와 카에데는 최근 유미코의 남편을 본 적이 있다는 고향 분의 제보에 따라 남편의 고향으로 여행을 가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보통 친구끼리의 여행이라고 하면 여행 장소에 함께 동행하는 것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유미코와 카에데는 제목 그대로 같이 걸어도 각자의 여행을 시작한다. 유미코는 사라진 남편의 행방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고 카에데는 섬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사기도 겪으며 우여곡절도 겪으며 서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걷기 좋아하는 유미코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카에데, 서로 취향이 다르지만 결코 서로 함께 왔다는 명목하에 자기의 취향을 따라 줄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 여행을 계속해 나간다. 
같이 하면서도 혼자인 여행에 유미코와 카에데는 서로가 필요햘 때면 항상 함께 해 주며 서로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준다. 

여행 말미 우여곡절끝에 남편 히로키를 찾게 되고 유미코의 확실한 이혼 의사를 통보한다. 
"여자는 일단 헤어지겠다고 결심하면 흔들리지 않으니까." 라는 히로키의 말에 유미코는 반박한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흔들리지 않는 거야." 


유미코와 카에데는 우리가 말하는 보통의 관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유부남인 사장이 치근덕거리는 것에 대해 남자의 문제가 아닌 자기가 어떤 여지를 준 게 아닐까라는 주변의 말을 듣기도 했고 별거중이라는 말을 하면 좀 더 참고 살지 그랬냐는 참견을 듣기도 하였다. 

하지만 인생은 누구에게 보여지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유미코와 카에데는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같이 가면서 나 혼자>인 그들의 여행이 각자의 삶을 소신 있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으로 투영되어지고 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나일 뿐이다. 

 장례식에서 고인은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돈도 직장도 없지만, 아이도 가정도 없지만 각자의 길을 응원해 주며 함께 나 혼자 걸어가는 그들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삶이란 건 나만의 삶을 살아갈 때 가장 빛날 수 있다는 걸 말해 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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