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
와카마쓰 에이스케 지음, 나지윤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이다. 
육체의 고통, 이별 또는 사별의 슬픔의 고통의 골짜기를 지나는 사람, 해고, 파산 등 경제적 상실에 놓인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위로하지만 그들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고는 그들의 슬픔과 하나가 될 수 없다. 
가장 큰 위로는 바로 비슷한 슬픔을 겪어본 사람들이 가장 큰 위로자가 될 수 있다.  슬픔을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을 안아줄 수 있다.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의 저자 와카마쓰 에이스케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가로 슬픔을 이야기하며 많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 작가로 유명하다. 
사랑하는 아내를 암으로 잃은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그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슬픔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는 먼저 슬픔을 이겨내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슬픔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안고 살아가는 대상임을 이야기한다. 마음껏 슬퍼하라고. 마음껏 울라고. 그러한 슬픔이 쌓이고 나서야 비로소 새로운 삶이 시작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슬픔을 안고 살아갈 때 우리는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고 그 슬픔 속에서 자신과 대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슬픔이 우리를 구원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게 다가온 이미지는 바로 세월호 가족들이였다.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바다에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을 보내야만 했던 세월호 가족들만큼 깊은 상실과 슬픔을 경험해 본 사람이 있을까? 
세월호 유가족들은 깊고 깊은 슬픔의 늪을 건너고 있으며 그들이 살아가는 평생 그 슬픔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위대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알기에 다른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찾아가 손을 내밀어주고 함께 곁에 있어준다. 상실의 아픔을 알기에 그들에게는 백 마디 말이 필요치 않다. 
슬픔이 또 다른 슬픔을 구원해 주며 서로에게 빛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였을까?  저자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아픔을 알기에 이렇게 위로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처럼. 

열 한 통의 편지속에 저자는 항상 끝마무리는 슬픔을 견디는 자들의 안위와 행복을 기원한다. 
잘 먹고 잘 자기를, 행복하기를,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잘 쉬기를 당부한다. 
살아있는 자가 떠난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의 표현은 바로 잘 살아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떠난 사람을 잘 보내는 길은 떠난 사람의 힘을 빌려 언제까지나 행복해지는 것이다." 


" 다시 만날 때까지 나 역시 당신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행복해지겠습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문장 하나 하나가 나의 마음을 붙들어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읽는 내내 몇 번씩 먼 산을 바라보게 되는 나를 바라보게 된다. 
상실의 아픔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힘들고 울적할 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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