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그녀 이름은 』 은  <82년생 김지영>으로 서글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김지영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조남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이번에도 작가는 아홉 살 러니이부터 예순아홉 할머니까지 육십여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옮겼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나의 이야기도 있고 우리 엄마의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내 주변의 이야기 등 주변에서 많이 듣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저자가 인터뷰한 육십여 명은 나와 같은 평범한 여성들이다. 워킹맘,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 밀양에서 힘들게 투쟁하는 할머니, KTX 복직을 위해 10년 넘게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해고 승무원 이야기 등등.. 
특출한 인물이라기보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작가의 전작 <82년생 김지영>이 현실의 김지영의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는 데 집중했다면  『그녀 이름은』은 그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다. 회사 성희롱 폭로에 타협하라는 회사의 요구에 No라고 말하며 사회에  회사의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소진. 
육아휴직을 요구하자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회사 앞에 법규를 프린트해 와 육아휴직이 의무사항임을 주장하며 싸우는 임산부 송지선씨, 그리고 해고 당할 것을 각오하면서도 지선의 편에 서주며 증언해주는 총무부 여자 과장 등등.. 

 힘들지만, 그들에게 다가오는 역풍은 너무 거세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82년생 김지영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안주하거나 앉아서 불평만 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현실의 큰 골리앗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담긴 이 이야기는 현실과 동시에 느리지만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담담한 문체가 꼭 한 명 한 명의 그녀들이 내게 자신의 이름과 그녀들의 이야기를 내게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한 이야기 읽기를 끝마치게 되면 계속하여 그녀들의 이야기를 곱씹게 된다. 
비록 변화는 더딜지라도 우리가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포기하지 않을 때 바뀔 수 있음을 기억하자고 말한다. 각 사람의 이름과 인생을 묻는 이야기. 작가가 나에게 묻는 듯하다. 당신의 이름과 이야기는 무엇이냐고.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갈 수 있었다. 

많은 여성들이 이 이야기를 읽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엄마에게, 내 지인들에게 서로의 이름을 물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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