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좋은 일 -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정혜윤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뜻밖의 좋은 일>의 저자 정혜윤씨는 CBS의 굵직한 시사 프로그램  김미화의 여러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 등을 기획한 시사 라디오 PD이자 《 인생의 일요일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등 많은 에세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작가의 책과 책과 독서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다양한 북콘서트 때마다 참석해 깊이 있는 지식을 보여 준 저자를 동경하던 차에 독서에 대한 경험과 삶의 기술에 관한 책 출간 소식에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오오에 켄자부로오의 글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포기하려고 했으나 [허클레비 핀의 모험]에 나오는 헉이 도망친 노예 짐과 끝까지 함께 하기로 결정하면서 " 지옥은 내가 간다!" 라는 한 마디에 아이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글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매번 힘든 선택을 할 때마다 헉의 대사를 떠올리며 결단하였던 이 인생의 한 문장을 찾기 위해 저자는 수 많은 독서로 인생의 삶의 기술을 배워나간다. 

다독가이자 애독가인 저자답게 이 책에는 내가 아는 책도 있고 또한 전혀 듣도 보지도 못한 다양한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게 다가오는 저자의 독서는 바로 의문이었다. 
보통 책의 텍스트를 읽는 데에 그치는 나의 독서에 비해 저자의 독서는 끊임없는 의문이였고 현실 세계의 비추어 바라보며 대입하는 것이였다. 
엘레나 페란떼의 나폴리 4부작 에서는 주인공 릴라와 레누의 눈부신 우정을 보며 자신의 주위에 함께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너 없는 나는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주위를 돌아보게 되고 똘스또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죽음을 앞둔 이반 일리치 앞에 영혼이 이반 일리치에게 물을 때 "네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어떻게 사는 거 말이냐?" 물을 때 저자는 똑같은 질문 앞에 자신을 세워놓는다. 

"어쩌면 내가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난 정해진 대로 그대로 다 했는데 어떻게 잘못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럼 이제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사는 것? 어떻게 사는 것을 원하는 것이냐?" 

자신에게 비추어보고 고민하는 저자에게 책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였고 스승이였다. 

김영란법으로 유명한 전 대법관 김영란씨가 법관 생활을 하면서 문학책을 많이 읽음으로 '공감'훈련을 함으로 판결을 하는 자세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 정혜윤씨 또한 많은 독서를 통해 인물들을 통해 수시로 비추어보고 공감함으로 이 사회의 다양한 약자들과 함께 하는 <416의 목소리>< 세상 끝의 사랑>등의 방송을 하는 데 함께 할 수 있었다. 

"지옥은 내가 간다"의 인생의 한 문장처럼 책 곳곳에는 저자가 찾은 인생의 한 문장들이 자신의 경험과 함께 어떻게 자신이 상황을 바라보게 해 주었는지 설명해준다. 끊임없는 질문 속에 자신을 던져놓고 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깊이 있는 독서를 보며 이제까지 써온 주옥같은 글들이 피상적인 독서가 아닌 꾸준한 고찰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전작인 < 삶을 바꾸는 책 읽기>에서 "책이 쓸모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책 <뜻밖의 좋은 일>은 Yes라고 답을 해 준다.  저자와 세상의 연결 고리가 되 준 책을 통해 그리고 저자가 느낀 독서의 경험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지 어떻게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뜻밖의 좋은 일"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해준다. 

책은 답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만약 답이라면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이 텍스트만 읽어나가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질문을 하게 되고 그 답을 찾아감으로  다양한 경험과 함께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온갖 즐길 수 있는 미디어가 풍부하고 오락의 발달로 독서인구가 급격히 줄고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이 때 저자의 이 책이 독서에 대한 작은 경종을 울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