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한 남자와 아이가 있다. 아이 분유값도 없고 월세는 11개월 연체 되 집에서 내쫓긴 남자는 유일한 재산인 자동차 안에서 아이와 함께 생활한다. 기름값도 없어 자동차를 밀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전철역 화장실에서 세수를 해결하는 속에서 사장님께 1개월 월급 조달을 요구하지만 차갑게 외면당한다. 

희망이 없는 막막한 삶 속에서 남자는 사장을 죽이고 아이와 함께 물 속에 뛰어든다. 

이내호, 귀신 나오는 호수라는 오명과 온갖 사고와 자살 시도로 인해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호수.. 그 곳에서 아이는 손자와 단 둘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발견되어 집으로 옮겨진다.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기억못하는 어린 아이를 보호하던 할아버지와 손자 강하는 귀 뒤에 생겨난 아가미를 발견하며 보통 사람들과 다른 이 아이에게 "곤"이라 이름붙여 주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다름을 알기에 어느 누구와의 접촉도 거부하며 학교 등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지 못하며  집과 호수에서만 생활하는 곤은 날이 갈수록 강하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그들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발각되는 날엔 횟집의 먹이감이 될 거라고 윽박하는 강하의 말에 더욱 움츠려들며 철저한 투명인간처럼 생활하는 이 집에 손자를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떠난 할아버지의 딸이자 강하의 엄마가 돌아오며 이들의 운명은 반전이 일어난다. 

이 책을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가미>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이다. 가정으로부터, 이웃들로부터, 사회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에 서툰 아웃사이더들이 그들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보듬어주는 이야기다. 온갖 학대로 괴롭게 했던 강하지만 그 또한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버려지고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아가미를 가진 곤을 보듬어 주었고 그런 강하의 진심을 뒤늦게 전해들으며 그리워하는 곤 또한 그만의 방식으로 강하를 지켜보는 이 소설은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기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에게는 여러 사랑의 방식이 있다. 강하와 곤 뿐만이 아니라 동네의 골칫거리인 이내호의 마을 사람들에게도 그들은 서로 사랑했다. 슬픈 운명을 역전할 수는 없었지만, 바뀌는 것은 없지만 이 서글픈 현실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위해주는 모습의 후반부는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어준다. 


"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사랑이란 그런 것일 것이다. 상대방의 존재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는 것. 
어떤 모습이건 그 존재만으로도 존중해 주는 것. 
그들의 사랑의 방식만 서툴렀을 뿐 깊은 사랑을 할 줄 아는 이들이였다.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 <아가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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