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일하는 사회 - 삶을 갉아먹는 장시간 노동에 관하여
모리오카 고지 지음, 김경원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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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일하는 사회> 책 제목과 무수한 개미의 행렬이 그려진 책 표지만으로 이 책은 모든 걸 말하고 있다. 24시간 죽도록 일해야 하는 현대의 슬픈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초반은 전세계적인 과노동 실태에 대하여 고발한다. 먼저 저자의 나라 일본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당연시한 시간 외 노동,  그에 따른 과로사와 스트레스, 그리고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주는 법률까지.. 일본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과노동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 그리고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장기화되어 가고 있는 실태를 보며 이는 한국의 문제만이 아닌 모든 인류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탄생으로 사람들은 우리의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다양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과연 풍요로워졌느냐고. 우리의 생활이 다양해졌느냐고 묻는다.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온갖 정보통신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대신 우리를 24시간 노동자 모드로 만들었다. 한밤중에도 해외 휴가를 가서도 가족과 식사를 해도 어느 곳에 있어서도 우리는 전화를 받고 이메일 업무를 처리하거나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불러 나가는 신세가 되었다. 

나의 경우 회사 업무가 외국 업체와의 이메일 코레스 업무이다 보니 하루 종일 휴대폰 벨소리를 듣는다. 잠자다가도, 가족과의 해외여행에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에도 나의 휴대폰은 이메일 알람을 알린다. 
과감히 끊어내지 못하는 나는 한 밤중에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변을 하다보니 어떤 때는 휴대폰 알람 소리가 환청으로 들릴 때가 있다. 정보통신은 우리의 삶을 조이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직업병이라 불리우는 일자목과 온갖 스트레스... 일은 우리의 삶과 건강을 좀먹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면 과장일까? 

싼 인력을 찾아 공장을 개발도상국으로 옮기는 기업 이전으로 인해 선진국의 노동자들은 중국, 인도,베트남 등의 노동자와 경쟁을 해야 하는 실태와 함께 저자는 소비지향주의가 이러한 과노동을 키워왔다고 지적하는 점이 놀랍다. 남과 경쟁하듯이 과시하듯이 더 좋은 것을 구매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더 일해야 하는 일명 '워크 앤드 스펜드 사이클'을 지적한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절제된 생활이 우리의 과노동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나의 소비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죽도록 일하는 사회>는 과노동에 관한 실태를 자세하게 보여주지만 이에 대한 대안을 주지는 못한다. 이는 한 개인이나 공동체가 노력해서가 아닌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자 모두가 함께 아울러져야 이룰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저자는 최근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주목한다. 
뉴욕의 다운시프터, 일본의 귀농인의 증가 및 텃밭가족혁명 등,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역시 이와 비슷한 주목할만한 변화이다. 더욱 많이 벌기 위한 욕심을 버리고 풍부한 삶의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 과연 현재로서는 이러한 방법 밖에 없는 것일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거운 주제에 비하여 저자는 많은 예시를 통해 어렵지 않게 책의 내용을 쉽게 이끌어나간다. 지난 2017년 11월에 서울에서 '과로사 예방 센터'에 대한 개소식에서 토론도 하였다고 하는데 이 토론회의 내용도 함께 수록된 저자의 후속 책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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