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김소영씨가 MBC 아나운서였을 때 나는 오히려 김소영씨를 잘 알지 못했다. 
방송인 오상진씨와 결혼한다는 기사를 보고서야 그녀의 이름을 처음 접했고 MBC 정상화를 위한 투쟁이 시작될 때 그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아 이 아나운서 역시 희생양이였구나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뿐이였다. 부부가 함께 출연했던 프로그램 <신혼일기>도 보지 않았고 '당인리 책발전소'라는 서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유명세를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구나라는 선입견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내가 저자를 다시 보게 된 건 독서앱 '밀리의 서재'에서 북클럽에서 책에 대해 추천하며 설명하는 그녀의 글은 다른 쟁쟁한 작가 못지 않게 깊은 식견을 볼 수 있었다. 단지 겉핧기 식이 아닌 풍부한 그녀의 책에 대한 추천글을 읽고 나도 어느 새 김소영씨가 추천한 책을 검색하고 있었다. 

방송을 빼앗기고 할 일이 없어 자리에 앉아 책만 읽었다는 저자는 퇴사 후 다른 방송인들이 프리 선언 후 휴식기를 거쳐 소속사를 정하고 방송으로 복귀하는 것과 다른 일본으로의 여행을 감행한다. 
그것도 단순한 여행이 아닌 책방 여행! 이 책을 통해 일본이 책을 많이 읽는 나라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무라카마 하루키를 비롯해 일본의 유명한 작가들이 많은 것 또한 이러한 든든한 독서층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남편 오상진씨와 일본의 독특한 책방들을 탐방하며 느끼고 함께 한 이야기들을 이 에세이에 담았다. 

한국의 경우 독서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출판계가 불황이라며 아우성인 이 때 4대 인터넷 서점과 대형문고 이외 동네서점 및 독립서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에 비해 저자가 소개하는 일본의 서점들은 모두 독특한 컨셉과 역사 그리고 북큐레이션이 활성화 된 면면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단순히 책을 진열하는 것이 아닌 주제에 맞게 책과 해당되는 물품을 함께 나열하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며놓은 식당 겸 서점, 그리고 한 권의 책만 판매하는 서점, 그리고 한국책을 번역해서 판매하는 출판사겸 서점까지! 모든 서점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단지 책을 사고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닌 여러 곳에서도 다양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일본인들의 센스와 기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 매출을 늘리기 위해 온갖 굿즈를 제공하는 방법보다는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책을 통한 북큐레이션과 배치에도 이야기가 필요한 스토리텔링식 북큐레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당인리 책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책을 편하게 읽고 싶은 공간을 제공하고 싶은 저자의 욕심과 결코 수입을 무시할 수 없는 사업자로서의 고뇌가 함께 그려진다. 
자신의 손글씨로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써 붙이고 책발전소 자신의 베스트셀러를 만들며 서점 안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서점 이야기를 보면서 책사랑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부러운 건 밤에 서로 잠자리에 책을 보며 대화하는 부부의 모습.. 나의 완벽한 이상형이다. 
책에 대한 취향이 전혀 다른 우리 부부에 비해 서로 주인공에 대해 토론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언제 이런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까? 

재능과 오기보다는 진득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시바타 씨를 동경한다는 저자 김소영씨. 책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오래 오래 책발전소에서 고객들과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 자리를 지킬 것 같다. 
나도 그 곳에 가서 저자와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