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은궁녀 스캔들 상.중.하 세트 - 전3권
김정화 지음 / 와이엠북스(YMBooks)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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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은궁녀 스캔들' 초반 줄거리▶

  세자였다가 숙종 사후 왕위에 오르는 경종 이윤이 남주이고, 여주는 궁녀이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밤에 궁을 헤매는 남주를 마주친 여주는 누군가 그를 쫓는 줄 알고 남주를 숨겨주고, 이로 인해 궁에서 쫓겨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여주를 궁에 남게 해주기 위해서, 남주는 허위로 여주가 승은을 받았다고 꾸며 여주를 승은궁녀라는 위치에 올려주게 되고... 마음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궁궐 생활을 지내왔던 윤을 순심은 따뜻한 성품으로 보듬어준다. 처음에는 거짓으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어느새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평점 7점. 대여점에서 빌려 읽었는데 흥미롭게 읽었다. 1~3권의 긴 분량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또 몰입도가 상당해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다만, 2권까지는 재밌게 읽다가 3권은 진짜 너무 길어서 대충대충 빨리빨리 읽었지만...)

  김정화 작가님의 책 중에는 처음 읽는 소설이다. 그런데 조선시대 궁중어나 옛말의 어휘 구사를 잘하셔서 놀라웠다. 뛰어난 어휘 구사력, 그리고 궁궐 생활과 역사적 기록에 대한 상세한 고증으로 인해 몰입도가 높았다. 

  병약했고 불임이었다고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는 경종을, 반대로 소설 속에서는 키도 크고 신체 건강한 남성으로 표현하려니... 남주가 불임이라고 후세에 전해진 이유를 포장하기 위해 작가님은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또한 작가 후기에도 써있는 부분이지만, 작가님은 역사 속 단편적인 기록 위에 그 사람들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기록 사이의 여백을 채워넣고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 되게 설득력 있는 가설들이라 몇몇 사건은 진짜 이런 역사가 존재했을 것 같기도 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종에게 후손이 없었다는 역사적 기록과 일치시키기 위해, 소설 속에서 남주는 여주 한사람에게만 정조를 지키려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남주인공의 행동이 멋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고 찬성할 수도 없었지만 어쨌든 남주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소설 속에 자세하게 서술이 되는데 그 이유만은 제법 이해가 되었다.

  여주 순심과 그녀의 친구 궁녀를 빼고는 대부분의 등장 인물들이 실존 인물들이고 소설 속의 몇몇 사건은 위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진짜 있었던 사건들이라, 숨겨진 이유가 드러나 있지 않고 기록으로만 남아있었던 사건들을 엮어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 소설로 엮어내는 작가님의 구성력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탄탄한 문장력과 세세한 고증으로 인해 소설에 대한 몰입도는 매우 높았으나 다만 아쉽게도,, "그런데 왜 사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을까...? -_-;;;" 를 생각해보니.. 남녀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나는 애증의 설정을 좋아하는데, 착하기만 한 두 사람의 사랑에는 그다지 흥미가 안 갔다. (남주와 여주의 로맨스에 큰 호감이 안 가다보니, 철저히 외면받는 중전에게 더 연민을 느끼고 마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읽었는데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하나는, 영물인가 느껴질 정도로 똑똑한 고양이로 인해 여주와 숙종 왕이 인연이 이어지고 몇몇 사건이 벌어지는데~ 고양이라는 동물을 매개로 해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우연 치고는 억지스럽게 느껴져서 작위적이라고 느껴졌던 장면이 몇몇 있었다. 또한 다른 로맨스소설에서 보면, 궁녀가 승은을 입으면 바로 특별상궁이 되는 것으로 나오는데(이 작가님의 다른 소설인 '무수리 문복자 후궁되다'에서도 그렇게 나온다), 이 소설에서는 여주의 이름이 문헌에 기록으로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지키기 위해,, 이 세계에서는 승은을 입어도 여주가 특별상궁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아이를 낫기 전에는 궁녀로만 머물러야 한다고 나온다. 이 설정은 그동안 알고 있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라 그다지 이해는 안 가는 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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