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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주
유소다 지음 / 가하 / 2015년 9월
평점 :
◀'장공주' 줄거리 (스포가 있습니다) ▶
힘없는 황자에서 뒷배경 없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황제가 된 남주와 그녀의 배다른 여동생 공주 여주의 이야기. 남녀주인공의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가 다르다는 근친 설정인데 낚시이고 사실은 남남이다. (그러나 남매라고 알고 있던 상태에서 둘 다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고 이후에 남남인 걸 알게 되는 설정이라, 근친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와 관련된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황궁 속에서 의지할 곳 없이 고독하게 자란 남주와 여주, 여주는 그런 남주에게 유일하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이었고 남주는 그런 여주를 어느새 짝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여주에게 차갑게 대하던 남주는 자신의 오랜 짝사랑을 더이상 인내하지 못하고, 소설 초반부인 70쪽에서 여주와 반강제적으로 잠자리를 하고... (이때는 남주는 서로가 남남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여주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를 때다) 남주는 여주에게서 태자를 얻고 그녀를 황후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소설이 전개되면서 여주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다.
작가님 필력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고, 작가님이 중국 고대사에 대한 자료조사를 많이 하셔서 군데군데 고사나 사자성어, 명언들이 많이 인용되어 있어서 소설에 정성을 많이 쏟았다는 생각은 든다. 무난하게 읽을만은 했지만, 개인적으로 남주와 여주 간의 근친 소재가 영 꺼림칙해서 재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남매를 사랑하게 되는 남주와 여주가 이해가 안되고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피가 안 섞였다는 걸 알고 난 후 좋아하게 됐던 거라면 괜찮았겠지만, 근친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남녀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거라 공감이 안됐다..)
처음에는 남주의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에 매료가 됐는데, 남주가 오랜 짝사랑 끝에 더이상 참지 못하고 소설 초반부인 70쪽에서 유약한 여주를 반강제적으로 덥치는 장면에서는... 크흠-0-!!! 여주도 의식하고 있지 못하긴 했지만 남주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간까지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역사물에서는 여주와 남주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나서야 관계를 가지는 설정을 좋아하는데, 이 소설은 초반부터 잠자리부터 하고 시작하는 소설이라 아쉬웠다.
비록 '장공주' 이 소설은 근친 설정 때문에 호감이 안 갔지만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중국 고대사를 소설과 연결짓는 작가님의 능력만큼은 훌륭하신 것 같아서, 새로운 작품은 어떻게 풀어내실지 궁금증이 생긴다. '삼국지연의'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을 준비중이시라는데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