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 - 정답 없는 문제조차 정답을 제시해야 하는 당신을 위한
조셉 L. 바다라코 지음, 최지영 옮김 / 김영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일상에서 의사결정의 순간이 많이 찾아온다. 즉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늘 일어난다. 무엇을 먹을지, 무슨 옷을 입을지 와 같은 일상적인 선택에서부터, 무엇을 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등 고도의 사고와 가치판단이 요구되는 선택 등 우리는 다양한 의사결정의 순간 놓여 있다.
가치 판단이 배제된 선택에서도 우린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가치판단이 들어간,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의사결정에선 더욱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사회에 사는 우리가 하는 사회에서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과 생각을 한 후에 결정을 했더라도 의사결정의 문제는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가치가 들어간 의사결정은 그 상황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타인에게 있어선 그것이 옳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장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측면에서 더 좋은 대안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이러한 절대적 참, 선이 아닌 상대적인 문제에 대해 의사 결정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 책에서 이를 회색 지대라 부른다. 불확실성과 위험성 모두를 지닌 문제로서, 정답이 없는 영역.
대학에 들어와서 단체의 대표를 두 번 해봤다. 1학년 때 과대표, 3학년 현재 동아리 연합회장. 대표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의사결정이었다. 대표가 아니었을 때는 의견만 제시하고 대표의 말을 따르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대표가 되면서 의견을 내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그중에서 선택을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의사결정의 권한을 내가 갖고 있지만, 이 의사결정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이 좋아할 것인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지 가 결정을 해면 구성원이 잘 따라줄까 등의 걱정을 계속하게 된다.
내가 의사결정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최근 동아리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하게 됐다. 애초에 주변에서 보듯, 내가 스스로 생각하듯 나 자신은 의견이 강한 사람이다. 좋게 보면 가치관이 뚜렷해 주체적인 판단을 잘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안 좋게 보면 독단적인 성향이 강하다. 친한 동기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오빤 의견을 물으면서 결국엔 오빠의 의견대로 일을 진행한다? 의견을 물을 이유가 없지 않아?” 그렇다. 나는 의견을 묻는 척을 했던 것이다. 의견을 물어서 그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려고 노력하기보다, 내 의견에 동조해주기를 바랐던 것이고 그것이 아니면 내 의견에 대한 옹호 근거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결국은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관철시켰던 것이다. 나 역시 타인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나 자신이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1학년 때 과대표 일을 하면서도 갈등이 많았었는데, 이유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이런 나의 독단적인 성향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머리론 내 생각이 최고가 아니란 걸 알지만, 하나에 꽂히면 밀고 나가는 성격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정말 아쉽기만 하다.
책에선 다섯 가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짐으로써 의사 결정을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다섯 가지 질문을 하나씩 따로 쓰면 판단을 돕는 유용한 도구에 불과하지만, 한꺼번에 사용하면 그 이상이 된다. 또한 이 질문들을 다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이 5가지 질문은 항상 같이 작동하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질문이 내포한 철학은 추상적 관념도, 강제적 원칙도 다목적 기준도 아니다. 실용적 철학으로서 생각, 태도, 습관이자 행동을 위한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최종 결과는 무엇인가?
나의 핵심 의무는 무엇인가?
현실 세계에서 실효성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 도구를 같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각각의 도구를 단독으로 활용하면 부적절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심지어 위험할 수 있다. 이는 망치 하나로 집 수리를 끝내려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최종 결과에만 중점을 두면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 의무를 등한시할 수 있고, 의무에만 초점을 맞추면 더 크고 광범위한 결과를 간과할 수 있다. 한편 현실성만 중요시하면 회의론, 실용성, 현실성과 부정부패한 행동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 요컨대 세 가지 질문을 함께 활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이 질문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보완하며 서로의 결함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내가 감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로 자율성과 주체성을 갖고 판단을 한다. 하지만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판단만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 공동체에 대해 생각하며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어느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할 때, 분석적으로 세세하게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전체의 그림을 보는 것 역시 필요하다. 내가 왜 이 의사결정을 하는지, 내가 속한 집단에게 이 의사결정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등의 큰 그림 속에서 의사결정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힘들어하는 회색 지대에서의 의사결정의 문제는 절대악, 절대선이 없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내 집단, 나 자신에게 좋지만 상대, 다른 집단에겐 안 좋을 수 있다. 내가 좋다고 무조건 다른 사람이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어도 이 사람이 싫어하거나, 이 선택으로 인해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회색 지대의 의사결정이 힘든 것이다. 또한 앞의 4가지 질문에 대답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윈윈하는 전략을 찾기 힘들다. 불가능한 일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 우린 정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덜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분명히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부작용은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수 있고 없을 수 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나의 의지가 들어간 일이다. 내 의지가 들어갔다면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질 수도 있어야 한다. 도박처럼, 무책임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임질 수 있을 수준의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판단이 100%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 추후에 보완이라도 할 수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