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기억 교과서, 유즈클락 기억법 - 한번 읽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법
마크 티글러 지음, 박지현 옮김, 김경섭 감수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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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되고, 검색이 용이한 시대에 정보를 많이 소유하는 것의 가치는 분명 과거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정보를 많이 소유하는 것을 무가치하다고 볼 수 없고, 오로지 검색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에 의존해선 안 된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정보, 지식을 토대로 검색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검색 대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안에 있는 정보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지식이라기보단 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 같은 것이다. 우리가 활용할 수 없고 눈으로만 즐기는. 우리가 그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억하는 노력이 없으면 그것은 눈에 스쳐 지나가는 전시품에 지나지 않는다. 활용하고 싶어도 손에 없는 전시품과 같은 것이 되는 것이다.


요즘은 많은 지식을 축적하기보단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많은 주목을 한다.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기 전에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형성하는,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정보를 축적하는 일에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암기를 기피하고 오로지 검색에만 의존하는 것일 수 있다. 어차피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므로 빠른 검색으로 손쉽게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찾으면 되니깐 굳이 체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약 기억을 더 쉽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암기에 투자하는 체력과 시간을 줄인다면 검색에만 의존하려는 성향 역시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고민에 대해 풀어나간다. 사실 중간고사 공부를 하며 암기에 대해 고민을 하면 선택한 책이다. 분명히 여러 번 봤는데도 머리에 남아있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외워도 외워도 외운 것 같지 않고 시험이 다가올수록 걱정되고. 시험 결과 역시 분명히 외웠던 것인데, 머릿속만 맴돌 뿐 적지도 못한 것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이라면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고질적인 내 공부법, 암기법에 대해 고민을 풀어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나갔다. 배움의 자세로. 내가 더 놓치고 있는 부분을 살피면서.


우리는 기억, 암기력이 좋고 나쁜 차이 때문에 기억하는 정보량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방법의 차이로 인해 이러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방법을 달리하면 암기하는 양과 속도는 늘어날 것이다. 이 책을 기억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1. 빈 공간 채우기
우린 내부, 외부, 콘텐츠 방해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우리의 뇌는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용량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방해요소들은 정보가 있어야 할 뇌의 용량을 차지해버린다. 우리는 방해요소가 끼어들지 않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때 말을 빠르게 해 청자를 집중하도록 하거나,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글을 이해해나가는 것이다. 또한 일부러 낙서와 같은 무의미한 행동을 추가함으로써 방해요소의 방해를 막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2. 한 번에 한 가지씩
내가 옳다고 여겼던 공부 습관 중 ‘공부 읽기’가 잘못됐다고 말한다. 공부 읽기란 정보를 읽으면서 분석하고 이를 암기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고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공부 읽기는 서로 다른 일을 단기적으로 여러 번 하는 것이다. 이는 공부의 효율을 낮추는 방법이다. 우선 다 읽고 그 글의 맥락과 전체 주제를 이해한 후에, 분석하는 과정을 분리해서 하다 보면, 정보를 훨씬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한 번에 한 가지씩 하는 게 좋다. 정보를 습득할 땐 그 일에만 집중하고, 다른 일과 병행하지 않는 게 좋다. 공부할 때 블록 단위로 공부해 그 블록은 완전히 읽은 후 그다음에 읽은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좋다. 이를 암기할 때엔 암기만은 해야 한다. 어떤 것을 외우자마자 다시 읽기 시작하면, 외운 내용을 기억 속에 응고하는 과정이 방해를 받는다. 내가 흔히 하는 실수였던 것이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기억할 때는 뇌에서 새로운 연결 고리가 생성되는데 처음엔 이 고리가 약하기 때문에 이것이 끊어지지 않도록 일종의 칠 작업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응고 과정이다. 어떤 내용을 외우자마자 다시 새로운 내용을 흡수하면 응고 과정이 방해를 받기 때문에 기억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3. 연관점 찾기
흔히들 아는 상식이다. 새로운 지식의 바탕이 되는 지식이나 정보를 갖고 있을 때 그 지식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져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 부담이 없다. 또한 뇌세포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작동하므로 정보를 연관시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뇌를 작동하는 방식과 일맥상통하다. 뇌 안에 다양한 방이 있다면, 새로운 방을 만들기보단 그 방들을 넓히거나 그 방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고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4. 적극적으로 기억하기
공부를 한다는 명목으로 반복적으로 읽고 쓰기를 한다. 하지만 이는 생각이 결여된 방식으로 수동적인 공부법이다. 분명히 머리에 남는 것이 있겠지만 적극적인 기억 방법에 비해 많이 비효율적이다. 읽거나 강의를 들은 후에, 그 내용을 스스로 기억해 내용을 보지 않고 정보의 핵심 내용을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 그 과정에서 놓친 정보들을 다시 공부함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효율적인 기억 방법이다.

5. 이미지 활용하기
문자는 본질적으로 추상적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문자라는 기호체계로 표현해 약속한 것이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그렇기에 그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미지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우리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애초에 기억을 할 때 이미지, 장면으로 기억을 하게 된다면 정보 처리에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6. 창의력 활용하기
기억력과 창의력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기억을 많이 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지식을 체득하거나 문제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 그것이 곧 창의력이 되는 것이다. 기존에 갖고 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창의력으로 새로운 지식을 체득한다는 것은 또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고 축적하는 행위가 된다. 이렇게 두 능력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보를 많이 축적하는 것이 창의력을 헤친다고 정보 축적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7. 필요 이상으로 공부하지 않기
모든 정보를 100% 암기할 순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핵심이고 그 정보가 주는 메시지다. 이것을 기억한다면 나머지 부분은 도구의 힘을 빌려 채워나갈 수 있다. 그런데 100%를 암기하기 위한 노력은 핵심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핵심, 그 정보가 주는 메시지를 중점으로 공부를 해나가야 한다.
또한 공부를 할 때 한 번에 많은 것을 하기보단 조금씩 여러 번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기억하기 위해선 숙성의 과정이 필요한데 장기간의 반복은 그 숙성의 기간을 놓치게 한다. 공부할 블록을 설정하고, 그 부분을 공부한 후 텀을 줌으로써 그 정보가 머릿속에서 숙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을 읽으면서 내 기억의 방법이 잘못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분명히 책의 내용을 기억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은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다시 보니, 책이 다시 새롭게 다가왔다. 책의 원칙들 중 일부만 생각나고, 그 원칙이 제시하는 세밀한 것들은 날아가 버렸다. 아마 한 번에 이 방법들을 활용할 순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지양해야 하는 공부, 암기 방법을 알게 됐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했으니 조금씩 조금씩 이 방법들을 활용해야겠다. 정보만을 축적하려는 것은 기피해야 하지만, 정보를 축적하지 않으려는 것은 더욱이 기피돼야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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