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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바르게 개는 법 - 어른을 꿈꾸는 15세의 자립 수업
미나미노 다다하루 지음, 안윤선 옮김 / 공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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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나미노 다다하루는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13년간 근무하다가 늘 무기력하고 산만한 수업 태도, 의욕저하의 아이들을 보면서 과연 그 원인이 '성적'이나 개인의 '학업 성취도'에 의해서만 판가름 되는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에게 하루하루의 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생활력'과 '자립심'을 기르는 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면서 입시교육의 선봉이자 학부모와 아이들의 주요 관심 교육인 '영어'과목을 내려놓고 입시교육에선 소외된 기술가정 교사로 전향한다.

 

기술가정 수업 속에서 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에 대해 탐구하면서 일상 생활을 꾸려가는 힘의 중요성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찾아가기 시작한다.

 

"저는 자기 생활을 스스로 정돈하는 힘, 그것을 '생활력'이라고 부릅니다. 이 생활력이 있으면 매일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웬만큼 사소한 일에는 쉽게 굴복하거나 꺽이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생활을 꾸려온 자신감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낳기 때문입니다. 제가 바로 산증인입니다."

 

작가는 서문에서 생활력이 우리의 삶에 행복을 결정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밝히면서 과연 우리가 그 생활력과 자립심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그가 말하는 생활 속 자립은 생활 자립, 경제적 자립, 정신적 자립, 성적 자립 4가지로 분류되는데 이 책이 특별히 빛나는 이유는 작가가 실제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과 열렬히 토론한 내용에서 그가 얼마나 학생들의 시선에 맞춰 그 자신의 생각과 학생들의 생각의 틀을 깨고 생활 속 힘을 갖추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심드렁하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상적인 결혼상대는 어떤 사람인가',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만 교사의 애정어린 공감과 신선한 질문 속에서 보다 확장된 사고로 점점 토론과 논쟁을 즐기면서 수업에 임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그들이 수업을 재미있게 참여한다는 데에만 의의가 있지 않다. 그들 스스로 얼마나 갇힌 사고 방식에 있는지 객관화 시킬 수 있는 장치가 될 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들으면서 다양성을 알게 되고 보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겪고 있는 일상 생활과 대인 관계를 선생님의 질문과 서로의 소통으로 알아가는 재미를 아이들은 스스로 체득하면서 실제로 생활에서 보다 많은 생각을 불어넣고 실천에까지 이르게 되지 않을까?

 

고등학생은 이제 생활 습관이나 여러 면에서 고치기에는 머리가 굵어서 어렵다고 여기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도 좀처럼 그들을 고쳐나가는 일에 겁을 먹거나 포기를 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입시와 전혀 상관없는 기술가정을 통해, 아이들이 열의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려는 작가의 열정은 실로 대단해 보인다.

 

"3년동안 자기 도시락을 스스로 싸서 학교에 다녀보세요."

이제 갓 1학년이 된 학생들에게 도시락 싸는 것만으로도 자립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 수 있다는 확신으로 던진 이야기였다. 도시락을 싸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계절에 따라 부패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고, 양과 영양 면에서도 균형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부모님이 알아서 준비해줬지만 이것으로 인해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힘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훈련이 시작된다.

 

그는 '도시락 스스로 싸기'에 대한 의미가 확실하긴 했지만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는 학부모도 있을거고 그런 하찮은 일에 왜 시간을 낭비해야하느냐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여학생이 졸업을 하면서 그에게 다가와, "입학식 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대로 3년동안 도시락을 쌌어요."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정말 처음에는 도시락 싸는 일이 익숙하지 하지 않아서 빵처럼 간단한 것을 싸 온 적이 있지만, 싸면서 요령이 생겨서 3년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스스로 도시락을 싸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덧붙여, 그로 인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더란다. 혹자는, '그깟 도시락이 왜?'라고 생각했던 일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뜻깊은 의미를 아이는 체득한 것이었다.

 

크게 공감되고 마음을 울리는 주옥같은 글귀들, 살아있는 배움들이 가득한 이 책을 통해 과연 내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갈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나 역시 다 자란 성인이지만 정말 자립한 인간으로 성숙했는가에 대해 다시금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일상에서 도시락을 싸고, 이불을 개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등등의 여러가지 일이 갖는 뜻깊은 의미를 간과한 채로 살아온 지난 날들에 대해

 

반성도 되고 후회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개개인의 삶외에도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어울림의 즐거움, 혼자서로 자족할 수 있는 인생의 맛을 알 수 있는 힘으로 '생활력'을 제시해준 작가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한 동안 이 책을 몇번이고 들추고 돌이켜 읽게 될 것 같다. 내 자신으로서, 아내로서,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힘과 소양들을 사례와 심도깊은 질문들로 성찰할 수 있게 해주는 이 귀한 책을 만나게 된 것이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지금 매우 큰 교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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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버스 아저씨의 비밀 키다리 그림책 39
가와노우에 에이코.가와노우에 켄 글.그림, 김윤정 옮김 / 키다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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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고마운 분들을 잊지 말아요.

 

 

이 책의 주인공은 생소하면서도 참 특별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친구, 선생님, 원장님 등이 아닌

바로 매일 뵈면서도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던 '유치원 버스 기사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데요.

 

 

매일 차를 타고 조잘거리며 떠드는 아이들과 다르게

가장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시는 유치원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유치원 운전기사 아저씨가 매일 짓고 계신 심각한 표정에

복면을 씌우면 도둑 같기도 하고....

 

 

만일, 그 모습으로 경찰복을 입는다면

즉시 범인을 체포할 것만 같은 매우 용감한 경찰같기도 하죠~~^^;;

 

 

이렇게 유치원 버스 기사 아저씨는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원을 위해

늘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에 집중하신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생명인 아이들을 버스에 잔뜩 태워야 하니

매일 얼마나 긴장이 되실까요?

 

 


"아저씨는 무섭게 생겨서 인기가 없어요."

 

모두 유치원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유치원 운전기사 아저씨는

무서운 인상 때문에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예요.

 

 

하지만,,, 아저씨가 운전대를 놓았을 때는 전혀 색다른 모습이 나온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하나, 둘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화단에 물을 주며 웃으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는 아이도 있고요.

 

 

그 얘기를 다른 친구에게 전하자,

다른 친구도 그런 아저씨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얘기해요.

 

낡은 의자를 고치시며 흐뭇해하는 아저씨 모습을 말이죠.^^

 

 

하물며 우스꽝스러운 도깨비 복장을 하고 나타난 게

알고보니 유치원 운전기사 아저씨였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버스 탈 때 장난치거나 움직이며 고릴라처럼 화를 내던 기사 아저씨가

우리랑 신나게 놀아주는 도깨비가 되었다니 얼마나 신기해요?!!

 

 

하지만, 차를 탈 때 다시 보면 아저씨는 여전히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이랍니다.

 

영문을 모르는 아이들은 아저씨가 늘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요?

 

매일 보던 아이들이 졸업하는 날 몰라 손수건을 적시며

눈시울을 붉히는 따뜻한 아저씨라는 것을......

 

아이들은 유치원을 떠날 때쯤엔 비로소 알게 될까요?

 

 

<책에 대한 총평 + 5세, 8세 아이와 읽은 소감>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평소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던

고마운 분들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따뜻하게 느껴진 책이었는데요.

 

장면 장면마다 운전 기사 아저씨의 표정이

큼직하고 생생하게 표현 되어서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책 속에 푹 빠져들었어요~~

 

마지막장에서 아저씨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볼 때는

8살 큰 아이가 "엄마, 아저씨가 왜 그래?"라고 묻더군요.

아이들이 졸업하니까 섭섭해서 그런 거라고 하니까

다음 번에 읽어줄 때는 그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아저씨는 정말 좋은 분이셨구나 하는 표정을 짓는 아이 모습에서

저도 괜히 가슴이 뭉클해졌답니다.

 

아이들이 명장면으로 꼽은 곳은

두번째, 세번째 페이지에 "도둑일까요?", "경찰일까요?" 부분이었고요.

책 한페이지에 아저씨의 심각한 얼굴 표정을 가득 담은 부분도

무서워하면서도 참 재밌어했답니다.^^

 

책에 점수도 아이들에게 매기게 했어요.

"얘들아, 별 다섯개 중에 몇점 줄까?"하고 물었더니

큰 아이가 바로 "나는 만점 주고 싶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답니다.^^

 

아이 눈에도 어른의 생각으로 보아도

꽤 의미있고 따뜻한 책이었다고 생각돼요.

 

책에서 보았듯이,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 우리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잘 알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라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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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랑 집을 바꿨어요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7
이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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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멋진 경험은, 네가 얼마나 도전하느냐에 달려있어!!

​'이솔'이라는 작가 이름을 보고 국내 젊은 신인 작가일거라고 추측하며 과연 어떤 책으로 그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았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국내 작가가 아닌 멕시코 작가 'Isol'이었다. '코끼리랑 집을 바꿨어요'라는 제목에서 흥미로움이 더해졌다면, 한번도 멕시코 작가의 책을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배가 되었다.

 

표지는 아주 거대한 코끼리가 작은 쇼파에 몸을 구겨넣고 티브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그 뒤로 신이 난 아이가 머리를 휘날리며 어딘가로 떠나는 모습이 보인다.
표지 그림만 보아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궁금해서 다음 페이지를 급하게 넘기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자~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이야기의 주인공 홀리오는 벌써 6시간째 tv를 보며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러다가 홀리오의 눈을 번쩍 뜨게 한 광고가 하나 있었으니!!!
 
"집을 바꾸어 드립니다!!"


 
일주일동안 외국인 친구와 집을 바꾸어 생활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의 기회!!

훌리오는 지구본을 한번 휙 돌려보고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아프리카'를 정한 후에,
방송국에 정성껏 자신의 사연을 써서 보낸다. 근사한 자신의 사진 한 장과 함께 말이다.^^

 얼마 후, 상자가 하나 도착하는데....

 

 훌리오는 어리둥절했지만 아마 기쁜 마음으로 상자를 열었을 것이다.
열자마자, 뙁!!하고 나온 것은 바로!!!

아프리카에서 온 '봄보'라는 아기 코끼리.
봄보는 "안녕, 나는 아프리카에서 온 봄보야. 늘 텔레비전을 실컷 보는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었어."라고 말한다.


 

 

좀 전에 어리둥절했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한껏 반가움을 표현하는 훌리오^^
훌리오는 봄보를 자신이 평소 매일 앉아 있던 쇼파에 앉히고 즉시 짐을 싸서 봄보의 고향 아프리카로 향한다.

 

자신이 선택한 모험이라 설레면서도 봄보의 집에서 자신을 반갑게 맞아줄지 걱정하며 가는 훌리오의 모습은 참으로 친근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코끼리들의 발에 쿵쿵 밟히지 않으려면 평범하지 않은 멋진 자기 소개를 준비해야 한다며 고심하는 훌리오의 모습이란....^^

마치 내가 훌리오가 된 듯,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이 과연 순조로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한 아프리카!!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봄보의 아빠, 엄마!!!

 

"안녕하세요, 전 훌리오예요. 밀림을 탐험하려고 도시에서 왔어요. 그리고 전 절대 겁쟁이가 아니에요!!"

이것이 바로, 훌리오가 준비한 멋진 자기 소개였다!!ㅋㅋㅋ
첫날부터 아빠 코끼리 등에서 장애물 피하기 시합을 하는 훌리오.

훌리오가 아빠 등에 앉아 신나게 아프리카를 모험하고 있는 이 시각,
봄보의 꼼짝않고 훌리오의 쇼파에서 tv를 보는 모습이 대조되어 더욱 웃음을 자아낸다.^^

하물며, 난생 처음 기린 목에 올라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훌리오에 반해 여전히 쇼파에 딱 붙어 tv를 시청하는 봄보의 모습은 왠지 안쓰럽고 짠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ㅋㅋㅋ
 

 

 한편, 그 동안 늘 tv만 끼고 살던 훌리오가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 동물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자연을 한껏 느끼는 모습은 보는 이마저도 해방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속이 후련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훌리오와는 반대로 텔레비전에 며칠째 푹 빠져 눈이 핑핑 돌기 시작한 봄보의 모습은 그 큰 대조성만큼이나 박장대소 하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었다.

 

 

 

 

신나는 여행을 마치고, 봄보 가족과 친구들과의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온 훌리오. 훌리오는 그때까지 꼼짝도 않고 있는 봄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제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해도 봄보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곧 시작할 만화를 봐야 한다면서 떼를 쓰는데....

훌리오는 어마어마한 몸집의 봄보를 무사히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고 다시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초록 쇼파 위에서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마침, tv에선 밀림을 탐험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훌리오는 자신이 이미 다해본 밀림 탐험이기에 두 눈을 꾸욱 감고 지난 밀림에서의 추억을 떠올린다.

초록 쇼파는 더이상 티비를 보기 위한 의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이 앉아있는 곳도 더이상 답답하고 꽉 막힌 방이 아니었다.

훌리오는 또다시 코끼리의 품에 기대앉아 밀림을 느낀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프리카로 돌아간 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장면 더 추가해서 봄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오랜 tv시청으로 인해, 여전이 눈이 핑핑 돌고 있는 봄보는 다시 밀림에 적응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듯 보인다.^^;;

그런 봄보를 본 봄보의 부모님은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을까?ㅋㅋㅋ

 


 

이 책이 매우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진 이유는, 첫 페이지에서 무려 6시간이나 tv를 보고 있었던 훌리오를 봤을 때는 '앞으로도 계속 매일 집에서 가만히 앉아 텔레비전만 보겠군'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훌리오는 그런 독자의 예상을 아주 가볍게 뒤엎고, 기꺼이 자신이 갈 모험지를 정하고 밀림 탐험에 도전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아프리카로 가는 동안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지만, 그 조차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패기 넘치게 멋진 자기 소개를 준비하는 훌리오의 모습이 참 대견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훌리오의 활기 넘치는 밀림 속 생활과 다르게 좁은 쇼파에 가만히 앉아 tv 삼매경에 빠진 봄보는 어떤가.물론, 한 동안은 텔레비전의 매력에 흠뻑 빠졌을지도 모른다. 굳이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과 풍경이 그 곳에서 단번에 해결되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눈이 핑핑 돌아가는지도 모르게 tv에 중독되어버린 봄보의 모습은 참 슬퍼보였다.

아마 집에 돌아왔을 때 그런 봄보를 본 훌리오는 봄보를 통해 예전의 자신 모습을 다시 돌아보게 됐을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자신의 모습보다 타인의 모습을 더 잘 보게 되니까.
작가는 어쩌면 그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다시 집에 돌아와서 예전과 똑같이 tv를 보는 훌리오지만, 훌리오는 더이상 예전의 훌리오가 아니다. 가만히 아무 생각없이 tv에만 의존했던 무의식의 일상이 아닌,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새로운 세계를 기반으로 스스로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아이로 변한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과 스토리 전개의 힘에 놀랐다.

그저 재미요소만 넣은 게 아니라, 몰래 숨겨놓은 교훈적 의미도 놓칠 수 없는 귀한 책이다.

우리 아이들도 훌리오처럼 도전과 모험을 즐기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나길....

도시에 막히고 억눌린 환경에서일지라도 자신의 삶은 스스로 얼마든지 개척해가면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얼마든지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이 책을 통해 다시 기대해본다.

p.s: 우리 집 꼬마 독자들인 8살 아들과 5살 딸이 표지를 보고 먼저 읽어 달라고 하더니 끝까지 눈 한번 떼지 않고 하하호호 웃으며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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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스타! - 수줍음 많은 아이를 위한 책 마음별 그림책 1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 나는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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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얼마든지 멋진 스타가 될 수 있어!!

뉴욕 타임스에서 뽑은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하며, 직접 글을 쓰고 그런 어린이 책이 90여권에 이르는 패트리샤 폴라코는 어린 시절 난독증이 있어서 14살이 될 때까지 글 읽기가 힘들었다.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힘들었던 것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쓰기를 즐기는 패트리샤 폴라코. 작가가 되고 난 뒤부터는 해마다 100여개의 교실을 찾아가 수많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작가로 유명하다.

“이 책은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거나 발표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무서워하는 어린이 친구들을 위해서 만들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 더 이상 겁낼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패트리샤 폴라코)

 

 

 

 

 

주인공 패트리샤는 글을 쓰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글을 읽는 건 도저히 할 수 없을만큼 수줍음 많은 아이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네 친구야. 우리는 네가 쓴 글을 들어 보고 싶단다."

자신의 글을 들고 친구들 앞에 선 패트리샤는 금방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을 정도로 부끄럽기만 하다. 경직된 패트리샤를 트랜치나 선생님이 다독이며 격려를 해주지만, 패트리샤의 발표 울렁증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발표를 못하고 자리에 돌아가는 패트리샤.

 

트랜치나 선생님의 소개로 연극반을 맡고 계신 웨인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웨인 선생님은 평소 친구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패트리샤의 얘기를 들었다며 어쩌면 그걸 이겨 내는 데 연극반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런 웨인 선생님의 말씀에 코웃음을 치며 연극반 무대의 뒷배경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하던 패트리샤는 친구들의 연극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어느덧 친구들 대사를 몽땅 외우게 되는데.....

주인공을 맡았던 캐슬린이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아무 연락 없이 이사를 가게 된다. 이 때 대사를 모두 외우고 있는 패트리샤에게 시선이 모아진다.

"선생님, 뮈제트가 한 명 더 있어요. 그동안 여기 쭉 같이 있었죠!! 패트리샤가 모든 대사를 다 알고 있잖아요."

안절부절 못하는 패트리샤를 향해 웨인 선생님은

"패트리샤, 너 자신을 완전히 연극에 맡겨 봐."라고 말씀하시며 패트리샤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자 "됐어. 패트리샤. 네가 바로 나의 뮈제트야!"라고 용기를 주신다.

 

 

 

공연 당일, 무대 뒤에서 너무 떨려하던 패트리샤.

웨인 선생님의 "뮈제트, 네 차례야."하는 속삭임에 패트리샤 역시 마음 속으로 자신의 배역인 '뮈제트'를 몇번이나 되뇌이며 깊게 심호흡을 하고 다리를 풀고 무대로 향한다.

 

 

자신을 온전히 '뮈제트'라는 배역에 녹아내려는 패트리샤의 노력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첫 대사를 한 이후 두번째, 세번째 대사가 술술 이어져 나오는 놀라운 경험 속에서 패트리샤는

정말 뮈제트가 되어 연극에 몸을 맡기게 된다.

새까맣게 보이던 관객들도 이제 더이상 보이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멋진 작품을 표현해내는 그녀. 그런 자신에게 점점 흠뻑 빠져들면서 무대를 즐긴다.



 

 

연극을 무사히 마친 후, 자신의 세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아주 큰 세계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패트리샤. 훌륭히 배역을 소화해 낸 자신이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본 웨인 선생님은 정말 특별한 말씀을 해주신다.

"내가 이 연극을 나의 위대한 작품이라고 했던 거 기억나니? 그런데 오늘 밤 나한테 위대한 작품이 하나 더 생겼단다."

"그게 뭔데요?"

"바로 너야, 패트리샤!! 너는 용감하고 우아했단다. 넌 두려움에 당당히 맞섰어!! 오늘 밤, 네가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이야."

 

 

반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글조차 읽지 못했던 패트리샤는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뮈제트 역을 아주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마지막 페이지의 활력있고 자신감 넘치는 패트리샤의 모습은 첫 페이지에서의 수줍음 많고 굳어버린 패트리샤를 대조하게 할 정도로 놀라운 결과여서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감격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발표 울렁증이 있는 패트리샤를 위해 웨인 선생님을 소개해주신 트랜치나 선생님의 관심과 패트리샤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으시는 웨인 선생님의 열정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뜨끈하게 달궈주는 감동으로 책을 자꾸 다시 읽고, 또 보고 싶게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우리 어른들이 한 아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랑을 품고 지켜봐줘야 할지를 깨닫는다. 패트리샤를 보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트랜치나 선생님과 웨인 선생님을 통해 우리 어른들은 진정한 어른의 본보기를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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