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할래 - 차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25
최형미 지음, 권송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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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를 힘들어하는 8살 큰 아이를 생각하며 이 책의 서평을 신청했다.

좋아하는 놀이나 장난감, 음식 등 먼저 하고 싶은 마음은 애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일 때 관계 속에서 이런 욕구를 컨트롤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책 속 주인공 라나.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자란다.

집에서 뭐든지 자신이 먼저인 라나. 하지만, 학교에서는 귀찮은(?) 차례와 질서를 지켜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가볍게 하던 새치기와 이기적인 행동들. 과연 라나는 어떻게 이런 얄미운 행동들을 고칠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아이와 함께 책장을 넘겨본다.

 

가족들의 생일날 케잌에 초를 켜면 무조건 자기가 꺼야 한다고 떼 쓰는 아이들 모습은 어느 집이나 비슷할 것이다. 라나 역시 할아버지 생일 초를 자신이 나서서 후 불어서 꺼버린다. 아빠, 엄마는 어쩔 줄 몰라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냥 두라고 하신다. 아마 요즘 대부분의 집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학교에서 피구를 하는데 라나가 활약으로 라나반이 결국 승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런 라나를 인정해주기는커녕 못마땅하기만 하다. 라나는 자기 땜에 이긴거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들은 라나가 자기만 공을 잡고 주도하려는 바람에 금방 탈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만심으로 가득찬 라나는 시원한 음료를 자기가 제일 먼저 나서서 마신다. 친구들이 왜 먼저 먹느냐고 눈총을 주지만 그런 분위기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눈치의 라나. 

 

그러던 어느날, 라나는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 현수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현수의 생일에 초대를 받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자신만 초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현수에게 따져묻자, 현수는 도리어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는 너가 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냐고 되묻는다. 그럼에도 그런 현수의 태도가 납득이 가지 않았던 라나에게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소변이 너무 급한데 화장실이 꽉차서 어쩔 수 없이 기다리던 차에 드디어 앞사람이 나와서 들어가려는데 한 아이가 뛰어들어와 먼저 들어가 버린 것! 덕분에 있는 힘을 다해, 소변을 참았던 라나는 오줌보가 터지고 만다. 아랫도리가 다 젖은 라나는 너무 억울하다. 그리고 평소에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던 자기의 행동들을 다시 돌이켜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현수에게 늘 양보만 받았던 일, 친구들보다 뭐든 먼저 하려하고, 좋은 것은 자기가 어떻게든 가지려고 했던 일 등.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당연한 질서규칙과 차례가 아이들에게는 어렵고 와닿지 않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책은 아이들의 실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로 풀어서 질서와 차례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치면서, 질서의 중요성을 다시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이 부분은 부모나 어른들이 미리 인지하고 있으면 굳이 어떤 상황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8살 큰 아이와 함께 책을 모두 읽고나서 질서지수 테스트를 해보았다. 엄마의 마음은 아이가 적어도 중간이상의 점수를 받기를 바랐지만, 우리 준이는 딱 50점이었다. 잘못 된 답을 했을 때는 찬찬히 다시 얘기를 해주었지만, 아이는 그래도 자신이 손해를 보는 일이 마뜩치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아이는 이 책을 통해 질서와 차례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공동체나 관계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또 나중에 자신에게 어떻게 손해를 입히게 되는는 지 알게 된 것 같다. 아직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규칙들에 대해 미숙한 아이들에게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힌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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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도토리숲 문고 1
송아주 지음, 김주경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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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란꽃이 살던 곳은 북아메리카입니다. 구한말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죠. 먼 곳에서 와 우리와 함께 힘겨운 시기를 보낸 꽃이랍니다.

이 계란꽃처럼 다른 나라에서 와 우리 땅에서 자리 잡고 자라는 식물을 귀화식물이라고 해요. 큰개불알풀꽃도 계란꽃처럼 고향을 떠나 이제는 우리와 함께 사는 우리나라 꽃입니다. 이 큰개불알풀꽃도 일제강점기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와 아픔을 같이했어요." -작가의 말 중-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토종의 우리 식물들을 헤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염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먼 곳에서 와 우리와 함께 힘겨운 시기를 보낸 꽃이랍니다"라는 말이 오랫동안 가슴을 울렸다.

 

<<수진이와 큰개불알풀꽃>>, 책을 읽기 전 그냥 표지만 볼 때는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베트남 엄마를 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가서 새로운 교실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이 소녀의 이름은 이수진. 까무잡잡한 피부에 동그란 눈이 아이들의 이목을 끈다. 장난꾸러기 병찬이는 히죽거리며 '다무나'라고 놀린다.

그런 수진이를 수호천사가 되어 지켜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친구가 있었으니 같은 이름을 가진 이수진.^^

 

원래 있었던 이수진을 수진원이라고 정하고, 새로 전학 온 이수진을 수진투라고 정하기로 하면서

수진원과 수진원의 절친 지혜, 수진투는 선생님이 내주신 '아름다운 우리 나라'라는 주제로 함께 모둠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짜내게 되는데 하필이면 장난꾸러기 병찬이가 끼게 된다.


어쩔 수없이 함께 '우리 나라 들꽃 사랑 탐험대'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둠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첫 모둠활동 회의를 위해 야외 소풍을 가기로 한 날. 수진투는 엄마와 지난밤에 정성껏 만든 베트남 음식 반야렁을 싸와 친구들에게 소개한다.

 

하지만, 이때 다른 친구들은 맛있게 먹는데 수진원은 거북함을 느껴서 실수인 척하면서 모두 뱉어낸다. 이 일로 수진원은 수진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수진투도 말하지는 않지만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된다.

 

어쨌든 자기가 좋아하는 들꽃을 찾기 위한 야외활동에서 병찬이는 수진투 같다면서 '큰개불알풀꽃'이라는 들꽃을 말하게 된다. 친구들은 그 이름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며 귀를 막고 또 장난을 친다면서 화를 내지만 알고보니 그 이유는 참 의미있고 놀라운 것이었다.

 

"이 꽃도 아주 멀리서 왔지만 꽃들은 멀리서 왔는지 아닌지 그런 건 따지지 않아요. 그냥 함께 피어요.그래서 나는 꽃에서 배웠습니다."(p.68)

 

병찬이는 큰개불알풀꽃을 보면서 수진투가 우리랑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자 이웃이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수진원은 알게 된다. 오히려 자신이 수진투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이 가득해서 그 마음이 수진투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협심으로 발동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큰개불알풀꽃'이라는 이름만 듣고 아우성치며 이상할거라고 짐작했지만,

선생님이 보여주신 사진을 보니 그 꽃은 예쁜 별모양이라서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은유적으로 잘 꼬집어주고 있다.

점점 다문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소중한 이웃이자 친구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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