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어휘 대장 - 공부의 맥을 알려면
권승호 지음 / 이비락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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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승호는 공부 잘하고 싶으면 어휘력을 키워야 하고 어휘는 한자로 알아야 진짜 아는 것이라고 외치는 전주영생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그는 국어뿐 아니라 영어, 수학, 사회, 과학에 나오는 용어도 한자로 이해하면 공부가 쉽고, 재미있어질 거라 강조하며 여러 권의 책을 냈다.


『지금부터 어휘 대장』은 국어, 영어&수학, 사회, 과학, 시사상식을 높이는 어휘 이렇게 5개의 장과 교양 지식을 쌓는 사자성어의 장으로 총 6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기본은 무슨 일에서든 어떤 경우에서든 매우 중요하다."


작가 권승호는 기본이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구구단을 모른다고 수학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한자를 모른다고 모든 과목의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구단을 모르고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계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어 학습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처럼, 한자를 모르면 공부의 흥미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다.


책 한 권을 읽는데, 사전을 두고 읽어야 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문제는 한자의 양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한자를 알아야 하는 걸까?" 권승호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선조들 중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2천 자 정도는 능히 알았다고 하지 않던가? 지금도 중국 일본의 중고생들은 3천 장 정도는 알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한자와 영어를 함께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영어 단어 3천 개 암기하는 노력의 10%만 투자해도 3천 자의 한자를 익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단어를 외우려는 노력을 10%만 투자해도 한자를 익힐 수 있다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작가는 근거를 들이민다.


"한자의 음과 뜻을 결정짓는 '부수 한자'는 214자인데 그중 150자의 음과 뜻만 암기하면 한자 공부의 어려운 과정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수학에서 치자면 한 자릿수 사칙연산이 완벽히 끝나면 두, 세 자리의 계산은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처럼 한자 공부도 150자의 음과 뜻만 암기하면 어려운 과정은 끝났다고 할 수 있나 보다.


"공부를 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기본 개념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안다면 공부가 쉽고 재미있다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하며 이 책은 중·고교 교과에 등장하는 주요 어휘를 표제어로 해서 실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단어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1장을 펼쳤다. 「국어 교과에 나오는 중요 어휘」

막여독서, 심사숙고, 이하동문, 계간, 독지가, 언어도단, 엽기, 간담회 등….

32개의 항목 중 유일하게 걸리는 것이 있다.

'막여독서'

처음부터 이건 무슨 말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여독서란?

없을 막, 같을 여, 읽을 독, 책 서로 '책을 읽는 것만 같음이 없다.'라는 뜻이다.


'지락막여독서'라는 말도 있다.

지극할지, 즐거울락, 없을 막, 같을 여, 읽을 독, 책 서.

지극한 즐거움은 책을 읽는 것만 같음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와 대구를 이루는 말에 지극히 필요한 것에 자식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 없다는

'지요막여교자'가 있다.


책은 이렇게 한자 하나하나를 해석하며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말과 대구를 이루는 말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각각의 어휘는 깔끔하게 한 장에 정리해 두었기 때문에 책의 순서에 상관없이 보고 싶은 페이지를 펴서 보면 된다.


학생이라면 영·수와 사탐, 과학의 원리를 깨치는 어휘에 관심이 있겠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은 시사 상식을 높이는 어휘와 교양 지식을 쌓는 사자성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읽을 듯하다.


하루에 한 장씩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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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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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에는 「야구 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 - 이승훈」, 「울다 - 김단한」, 「인간다운 여름 - 고반하」, 「too much love will kill you - 함서경」, 「여보, 계(Hey, checken!) - 강솟뿔」 이렇게 다섯 작품이 실렸다.


다섯 작품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의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에는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공감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too much love will kill you - 함서경」이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 - 함서경』


작가 함서경은 경희대학교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도예가, 디자이너 그리고 글 쓰는 사람으로 지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좀비 바이러스 이야기다.


좀비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하고 사망자가 5만 명에 이르자 정부는 '총기류 소지 및 감염자 사살 허가 법령'을 긴급 시행했다. 바이러스 치료제는 10개월 후에 개발됐고, 그 사이 승인된 백신들이 있었지만, 좀비 바이러스를 종식할 만한 유효성이 없었기에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좀비는 총을 맞아도 계속 일어나지만, 이 작품에서 좀비는 총에 맞으면 죽는다는 설정을 했다. 그렇게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총으로 자신을 무장했고, 우리나라는 더 이상 총기 소지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게 된다.


10개월 후 85%의 치료율을 자랑하는 치료제가 개발되자 정부는 원거리 단발 발사가 가능한 주사용 약제를 도입해 감염된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상이 회복되는 속도가 치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혼란한 상황에서 정부는 좀비 바이러스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했다는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살아남은 자는 '비감염자'와 '치료자'로 나뉘었고, '치료자'는 감염 당시 외상을 입지 않은 사람과 눈에 띄는 외상을 입은 자로 나뉘었다. 외상이 심한 치료자는 재앙의 원흉으로 취급되며 사회의 절벽으로 내몰렸다.


배경 설정이 굉장히 탄탄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빌라 5층에 살고 있던 주인공은 집 안에 쌓인 재활용품을 밖에 내놓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는데 동시에 맞은편 문이 열렸다. 앞집 사람이 살아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움직임을 주시한 주인공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아 경계심을 풀고, 그의 얼굴을 봤다. 그리고 고개를 든 남자의 한쪽 뺨이 푹 패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주인공은 순간 총을 뽑아 그에게 겨눴다. 그리고 그가 치료자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총을 거둔다. 짧은 순간 주인공의 잘못된 판단으로 앞집 남자를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주인공은 총을 거두고 사과했지만, 앞집 남자에게 계속 마음이 쓰인다.


빌라에서 둘만 살아남은 외로운 상황에 이 둘은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지낼 정도로 친해진 앞집 남자와 주인공에게 어떤 사건이 생기게 되고, 그 일로 앞집 남자는 자기가 주인공 옆에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확실히 알겠어요. 내가 없어야 한다는 걸."

어느덧 나는 너의 위성이 되었다고 말할 걸 그랬다. 행성을 잃은 위성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고 물어볼 걸 그랬다. 내가 말하지 않고 묻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돌아섰다. p.215


주인공을 위해 앞집 남자는 떠났지만, 그는 주인공 주위를 맴돈다. 주인공은 떠나는 그를 잡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갖고 살아간다. 주인공과 앞집 남자의 관계는 서로에게 필요하고, 의지하는 존재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행성과 위성의 관계로 나타낸 것이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마지막에 또 다른 반전을 준비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의 외로움을 좀비 바이러스라는 것을 통해 잘 나타내 준 작품인듯하다.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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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 책쓰기 - 인생의 돌파구가 필요한 당신
조영석 지음 / 라온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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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조영석은 판이 바뀌는 시대에 개인의 강력한 콘텐츠를 발굴·기획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주는 프로듀서로, 현재 성공책쓰기아카데미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1년 '출판업'을 저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기획업'으로 규정해 라온북을 론칭한 그는 2012년 이후 10년간 800여 종의 책을 기획, 출간해 저자들을 '퍼스널 브랜딩'시켜 각 분야의 '현장 고수'들로 성공시켰다.

어떻게 하면 나를 잘 팔 수 있을까?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요즘, 저자 조영석은 "어떻게 하면 나를 잘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코로나19를 통해 미래가 5년 이상 앞당겨지면서 판의 이동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위기의식을 느낀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1인 시대를 열었고, 코로나19는 언택트를 일상화하며, 1인 시대의 대중화를 이뤄냈다. 그런데 1인 시대의 대중화란 역설적이게도 '콘택트'를 강화시켰다. 정확히는 '내게 필요한 사람과의 연결'을 일상화한 것이다. p.6

프롤로그

공감이 가는 말이다.

2020년 아이들의 등교가 미뤄지고, 다음 주면 학교는 가겠지? 했던 것이 한 달, 두 달이 되며, 학교는 비대면(Zoom) 수업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데스크톱을 쓰고 있던 우리 집은 캠기능이 없어 핸드폰과 컴퓨터를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Zoom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답답했다. 집에서 아이들 상황을 봐 줄 수 없는 선생님과 부모의 답답함은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전자제품을 파는 매장마다 노트북과 캠이 동이 났고, 사지 못한 친구들은 작은 휴대폰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차분히 준비가 된 상태가 아닌 갑자기 닥친 일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을 우리는 겪어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택트가 일상화됐다. 화상 통화도 잘 못하던 내가 2020년을 지나오며 Zoom 이란 걸 사용하게 됐고, 도서관 수업도 Zoom으로 진행되며, 멀리 지방에 있는 사람들과도 매주 같은 시간에 만나 소통하게 되었다. 화면으로 만나다 보니 공간을 초월한 사람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내게 필요한 사람과의 연결을 일상화 한 이 시점에서

당신은 '누구'로 브랜딩 되어 있는가?

브랜딩 된 당신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가?

당신이 'Zoom'으로 함께 모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를 저자는 묻고 있다.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시키는 게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즉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지금과 같은 1인 시대에는 나를 다른 이들에게 전문가로 알리는 것, 즉 전문가로 브랜딩이 되어 있어야 하기에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한다.

퍼스널 브랜딩의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저자는 지난 10년간 '책쓰기'로 750여 명의 저자를 브랜딩 해왔다며, '퍼스널 브랜딩 책쓰기'는 1인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강력한 무기라고 이야기한다.

나만의 콘텐츠를 제대로 담은 책 한 권은 1만 명의 고객을 불러 모으며, 새로운 직업이나 비즈니스의 길을 열어준다. 때론 생각지도 않던 투자나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한다. 또한 책을 출간하면 평소 당신이 연결하고 싶었던 곳에서 먼저 좋은 제안이 올 수도 있다.

프롤로그

이 책은 판의 이동 시대, 당신은 누구로 브랜딩 되어 있는가, 퍼스널 브랜딩 책쓰기 8단계, 퍼스널 브랜딩 책쓰기를 무기로 활용하는 법 이렇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선 내가 누구로 브랜딩 되어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준비하라고 한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해야 하고, 당신이 팔려는 것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2장에선 책쓰기의 단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쓰기와 글쓰기는 다른 것임을 강조하며, 책쓰기는 A4, 두 장을 쓸 수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책쓰기는 글쓰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며, 저자는 출판의 전반적인 과정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강조한다.

3장에선 한 권의 책이 저자의 인식을 바꿔놓고 고객들을 몰려들게 할 수도 있지만, 양질 전화의 관점에서 보면 일정량의 출간된 책이 쌓여서 임계점을 넘을 때 그 이후 출간된 한 권의 책이 질적인 변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한 권의 책쓰기를 빨리 시작하라! 한 권은 처음일 뿐 3~5권까지 내달려라! 저자는 이 이야기를 강조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퍼스널 브랜딩 책쓰기'를 읽으며, 작가는 창의융합형 인재여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자기의 책을 낼 때 글뿐만이 아닌 삽화나 편집 방향도 신경 써야 하고, 출판 전에 홍보를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고 책을 쓰는 게 좋다는 부분을 읽으니 책쓰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작가는 하루에 A4, 두 장씩 50일만 쓸 수 있다면 책을 낼 수 있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며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작가가 하고 있는 성공책쓰기아카데미와 성공책쓰기 개인 코칭의 개대 성과와 교육 내용, 교육 대상, 교육 기간에 대한 부분도 첨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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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왕
이홍 지음 / 문학사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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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홍은 1978년 생으로 서울예술대학교 문예 창작과를 졸업하고 2007년 제31회 오늘의 작가 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해외에 한국문학을 소개하고, 외국 소설가 및 번역가들과의 국제문학 교류 프로젝트와 문학행사를 기획하는 문학단체 '에이전시 소설'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씨름왕』은 2022년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한 단편 다섯 편과 「문장 웹진」에 발표한 단편 한 편에 신작 한 편을 덧붙여 총 7편으로 완성된 연작 소설집으로 작가가 3년 만에 펴낸 신작이다. 최근 몇 년 간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그녀는 슬퍼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죽음의 세계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하고 작아짐을 느꼈던 그녀는 글쓰기에 몰입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씨름왕』에 수록된 소설을 써나갔다고 한다.


책은 베네치아의 문, 씨름왕, 첫사랑이 끝났다, 줄리아니, 데이트, 요 네스뵈를 더 사랑할 권리가 있다, 들배지기의 순간 이렇게 7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각각의 단편은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지현, 지운, 재우 핵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이다.


"나는 사랑하지 않을 때 추락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바닥으로 쾅 떨어져서 박살 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추락하는 거 같은. 소주를 들이붓고 나서 토하기 직전의 기분과 비슷한데 그 끔찍한 기분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고 생각해 봐." p.166


지현은 사랑하지 않을 때 추락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사랑을 멈출 수 없다며, 초등학생 시절부터 남자 친구가 없는 시절을 거의 보내지 않는다.


지현의 아빠는 1980년대 전국 각지에서 열린 크고 작은 씨름 대회에서 스무 번 이상 우승한 씨름왕이다. 지현이 초등학생 때 아빠는 상품으로 황소를 받아왔고, 지현은 황소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받고 깊은 공감을 한다.


그녀는 대학에 다닐 때 남자들로부터 연애나 결혼하고 싶은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언제나 '황소 같은 남자'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황소는 그녀가 무엇을 하든 가은 자리에 있으며 굳이 떠나야 할 이유를 주지 않았고, 먼저 스스로 그녀를 떠나려고 안달하지도 않은 그런 존재였다.


마흔의 적지 않은 나이에 황소와 닮은 이탈리아인 '루'를 만난 지현은 이년 반이라는 장거리 연애를 하며 쌍둥이를 임신한다. 하지만, 쌍둥이 태아 중 하나는 심장이 뛰지 않았고, 다른 한 생명만이 뱃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 루는 지현을 가족에게 소개하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를 이탈리아로 초대한다. 하지만, 지현은 거기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다.


루와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지현은 또 한 번의 이별을 고한다.


20대 초반 재벌 집 아들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지현은 임신을 한 채로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한다. 그리고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싱가포르에는 지현과 초등학교 동창이면서 9년 후에 우연히 만나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지운이 살고 있었는데, 지현은 지운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싱가포르에서 지운은 연수와 같이 살고 있었다. 연수는 임신한 채 지운을 찾은 지현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안방의 침대까지 내준다. 그렇게 셋의 동거가 시작됐고, 지현은 그곳에서 재우를 낳아 키웠다.


지운은 남편도 남자친구도 아닌 황소같은 존재로 지현의 곁은 든든히 지킨다.


연수는 유방암 수술을 세 번 하며 병약해져가고 결국은 싱가포르에서 죽게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 말, 나는 믿지 않아. 뒤따라올 수많은 실패들을 견디게 해주는 건 과거에 실패했던 기억이 아니잖아. 단 한 번. 어느새 희미해진, 그 단 한 번, 이겨 본 것만 같았거나 실제로 이겨 보았던 바로 그 감각."


연수의 2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지운과 지현, 재우는 이야기한다.

연수가 삶에서 가장 멋지고 황홀했던 순간은 지현의 아빠인 씨름왕을 '들배지기'로 이겼던 때라며, 그들의 삶에서 들배지기의 순간은 언제였는지에 대해.


영화나 책에는 주인공이 정해져 있지만, 내 삶에서 주인공은 내가 될 수밖에 없다. 각각의 단편에선 재우가 주인공이 되지고 연수가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이 연작소설을 읽는 즐거움인 듯하다.


"내 삶에서 가장 멋지고 황홀했던 '들배지기'의 순간은 언제였을까?"가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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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지구 이야기 - 어린이를 위한 지구의 모든 것 나의 첫 번째 과학 이야기
스테파니 만카 쉬틀러 지음, 박은진 옮김 / 미래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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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지구 이야기』의 작가 스테파니 만카 쉬틀러 박사는 생물학자이자 작가, 기업가 겸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세계를 다니며 다양한 종을 연구하는 그녀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학자들'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상식을 뛰어넘는 과학자들'에서는 야생동물 생물학자들을 지도하기도 하고, 야생동물에 관한 과학적 연구와 일반인에게 야생동물의 보존에 대해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지구는 날마다 놀라움을 선사하고 경외심에 숨을 멎게 하는 아름다운 행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그런 지구에게 이 책을 바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나의 첫 번째 지구 이야기』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책에는 지구 내부, 지구 표면, 육지, 화산, 나무와 식물, 물, 바다, 대기, 오존층, 지구의 궤도, 달, 조수, 기후, 날씨, 열은 날씨를 어떻게 만들까요? 기압, 습기, 구름에 대한 내용이 한 장에서 두 장에 걸쳐 설명되어 있다.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고, 용어를 설명하는 정도와 아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정도로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대륙은 판 구조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판들은 아주 천천히 움직여요. 두 지각판이 서로 밀어내면 땅이 솟아올라 산맥을 이룬답니다. 반대로 두 지각판이 서로 멀어지면 밑에 있는 맨틀이 밀려 올라가 새로운 지각이 생겨나요. p.15


판 구조론 : 지구 표면의 거대한 판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서 지형을 만드는 과정. p.63


대륙을 예로 든다면 대륙은 판 구조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판 구조론에 대한 내용은 같은 페이지에서 찾을 수 없다.


내가 중학생 때 배운 판 구조론을 어린이, 특히 초등 저학년이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책에서는 판 구조론에 대한 내용을 말하지 않고, 붉은색으로 표시해 두었다. 그리고 붉은색으로 표시된 용어들을 책의 제일 뒷부분 용어집 부분에서 한 번에 설명한다.


과학 용어를 쓰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과학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 용어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미국삼나무인 레드우드 나무예요. 키가 어찌나 큰 집 19채를 차곡차곡 쌓은 것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것도 있답니다. p.21


이렇게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문제와 답도 수록하고 있다. 키가 가장 큰 나무는 몇 미터라는 설명보다는 큰 집 19채를 쌓은 높이와 맞먹을 정도라고 설명한 것도 아이들 눈높이에 최대한 맞추려고 한 듯하다.


『나의 첫 번째 지구 이야기』는 심도 있는 과학 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어떻게 생겼고, 지구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걸 우리는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그림과 글로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주변 지구환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유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 혼자 보는 것보다는 과학을 조금이라도 더 배운 형, 누나, 엄마, 아빠와 같이 보며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혼자 보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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