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은 사랑하지 않을 때 추락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사랑을 멈출 수 없다며, 초등학생 시절부터 남자 친구가 없는 시절을 거의 보내지 않는다.
지현의 아빠는 1980년대 전국 각지에서 열린 크고 작은 씨름 대회에서 스무 번 이상 우승한 씨름왕이다. 지현이 초등학생 때 아빠는 상품으로 황소를 받아왔고, 지현은 황소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받고 깊은 공감을 한다.
그녀는 대학에 다닐 때 남자들로부터 연애나 결혼하고 싶은 이상형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언제나 '황소 같은 남자'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황소는 그녀가 무엇을 하든 가은 자리에 있으며 굳이 떠나야 할 이유를 주지 않았고, 먼저 스스로 그녀를 떠나려고 안달하지도 않은 그런 존재였다.
마흔의 적지 않은 나이에 황소와 닮은 이탈리아인 '루'를 만난 지현은 이년 반이라는 장거리 연애를 하며 쌍둥이를 임신한다. 하지만, 쌍둥이 태아 중 하나는 심장이 뛰지 않았고, 다른 한 생명만이 뱃속에서 숨 쉬고 있었다.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 루는 지현을 가족에게 소개하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를 이탈리아로 초대한다. 하지만, 지현은 거기에서 지내면서 알게 된다.
루와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지현은 또 한 번의 이별을 고한다.
20대 초반 재벌 집 아들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지현은 임신을 한 채로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한다. 그리고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싱가포르에는 지현과 초등학교 동창이면서 9년 후에 우연히 만나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지운이 살고 있었는데, 지현은 지운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싱가포르에서 지운은 연수와 같이 살고 있었다. 연수는 임신한 채 지운을 찾은 지현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안방의 침대까지 내준다. 그렇게 셋의 동거가 시작됐고, 지현은 그곳에서 재우를 낳아 키웠다.
지운은 남편도 남자친구도 아닌 황소같은 존재로 지현의 곁은 든든히 지킨다.
연수는 유방암 수술을 세 번 하며 병약해져가고 결국은 싱가포르에서 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