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 공부 - 나의 말과 글이 특별해지는
신효원 지음 / 책장속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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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신효원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이대 국제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했으며 18년간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과 각국 주한 대사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했다. 그녀는 외국인 중 조금이라도 더 새롭고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한국어 어휘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 한국인들의 한국어 어휘는 어디에 머물러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첫 책으로는 『아이의 말 하기 연습』이 있다.

『어른의 어휘 공부』에는 한국인이 흔히 사용하는 어휘 50가지가 ㄱ부터 ㅎ까지 차례로 나열되어 있다.

중학생 때 배운 단어만으로도 외국에서 일상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을 영어 선생님께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입장을 바꿔 내가 하루에 얼마나 다양한 한국말, 어휘를 사용하는지를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 놀랍고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 누가 잘못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은 선물을 받았을 때, 뉴스에서 전쟁 이야기를 접했을 때조차 '대박'이라는 편안하고 익숙한 단어만 쓰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나의 어휘력이 얼마나 옹색하고, 재미없는 말투에 지루해졌음을 새삼 느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도 반복되는 어휘에 쓰는 나조차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네이버와 다음의 반의어, 유의어 기능을 찾게 되었는데, 그걸 보며 우리 한국어가 이렇게 다양한 어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냥 편안하고 익숙한 단어만을 반복하며 몇 안 되는 단어로 일관하고 있었을 것이다. 글을 쓰면서 유의어, 반의어를 찾아보는 것도 어휘 공부에는 도움이 됐지만, 그렇게 알게 된 어휘는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어른의 어휘 공부』란 책을 접했다. 이 책에는 흔히 사용하는 어휘 50가지와 그 어휘들이 쓰이는 상황이 설명되어 있고, 바꾸어 쓸 수 있는 단어, 유의어도 수록되어 있다. 각 어휘의 첫 장에 문제를 주고, 마지막 장에 답을 달아놓아 자신이 어휘 실력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어휘 실력을 늘리는 데는 어휘 공부만 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독서가 유용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어휘 하나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장을 예로 들어 이해를 쉽게 했다. 그 부분이 이 책의 큰 장점인 듯하다.

이 책 한 권으로 어휘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는 걸 기대할 수는 없지만, 한국어가 이렇게 다양한 어휘와 뜻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앞으로 글쓰기를 할 때 몇 가지는 바꿔 쓸 수 있을 듯해 책장에 꽂아두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가끔 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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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내가 될래요 - 인기 있고 칭찬받는 친구들의 비밀, 2022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오두환.김수희 지음, 김태형 그림 / 대한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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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내가 될래요』의 저자 오두환은 '광고의 8원칙', '오케팅', '13가지 브랜드 법칙', '브랜드 상대성이론' 등을 특허 출원하여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중 '광고의 8원칙'과 '오케팅'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10주 이상을 올랐던 저력이 있는 책이다.

그는 (주) 한국온라인 광고연구소와 오케팅연구소, 닥터스 웰스 대표로 활동하며, 보육원 후원단체인 굿 닥터 네트웍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고민 해결사! 오두환'이라는 유튜브 채널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저자 김수희는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하며 유아 교육 콘텐츠와 어린이를 위한 도서 등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했다. 현재도 다양한 도서의 집필과 편집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나를 알려야 한다. 내가 아무리 좋은 재주를 갖고 있어도 그걸 알리지 않는다면 아무도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 그런 시대다. 태어나면서부터 그걸 알고 있는지 요즘 세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그래야만 인정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나를 하나의 기업으로 만들어 포장을 잘 했을 때 나의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다. 어떨 땐 이런 세대를 보면서 '저들이 정말 즐기고 있는 것일까? 누구에게 자랑하기 위해, 또는 내가 이만큼 행복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오케팅'이란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다. 내 생각을 바꾼 저자가 어린이를 위한 '오케팅' 책을 냈다고 하니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른을 위한 책과 어린이를 위한 책은 분명히 다를 텐데 성인을 위한 책만을 썼던 저자가 어린이를 위한 오케팅 동화책을 냈다고 하니 걱정과 호기심이 반반인 채로 책을 읽었다.

어린이 도서를 기획하고 편집했던 저자 김수희와 공동작업을 해서 그랬을까? 『특별한 내가 될래요』는 나의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주었다. 집에 있는 5학년 아이도 한자리에서 단숨에 책을 읽었을 정도로 재미있다.

책은 5학년 2반의 반장선거로 시작된다. 네 명의 후보가 자기가 반장이 되면 어떻게 할 건지 공약을 생각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오세종이라는 친구의 발표를 듣고, 나도 저렇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아이들은 세종이에게 묻는다. 어떻게 하면 너처럼 발표할 수 있냐고? 세종이는 간단하다는 듯이 너희도 '오케팅'을 배우면 된다고…

세종이 아빠는 오케팅 전문가였고, 집으로 세 명의 친구를 초대한 세종이의 아빠는 아이들이 생각하는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오케팅 방법을 알려준다는 이야기다.

책에는 총 9개의 오케팅 노트가 수록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활용해 볼 수 있게 되어있다.

나를 알려야만 하는 시대라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고, 제대로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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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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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 이어령은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 위원회 명예위원장이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 예술교육대회 조직 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중에게 그를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도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을 주관한 것이다. 그때 굴렁쇠를 기획한 사람이 바로 이어령 선생이다. 2021년에는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 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그는 길고 길었던 지적 여정의 대비를 장식할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했다. '한국인 이야기',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두 시리즈의 방대한 원고를 머리맡에 두고 영면에 들었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중 <너 어디에서 왔니>와 <너 누구니>가 출간되었으며, 『너 어떻게 살래』가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너 어떻게 살래』는 '창조의 아이콘, AI를 말하다.'로 이어령이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첫 장은 AI를 말하기에 앞서 자신이 어렸을 때 들었던 꼬부랑 할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이는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그러면 할머니는 어젯밤에 했던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다가 꼬부랑 강아지를 만나….

아이는 쉴 새 없이 꼬부랑이란 말을 따라 꼬불꼬불 꼬부라진 고갯길을 따라가다 이야기 속 그 고개를 다 넘지 못한 채 잠들어 버린다. 왜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꼬부랑 할머니 이야기를 했을까? 그 점이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은 목차를 보면 바로 풀어진다.

『너 어떻게 살래』는 안드로이드 고개, 미래의 동화 고개, 아버지 찾기 고개, 이세돌 고개, 바둑 고개, 태극 고개, AI의 마을로 가는 고개, 딥 러닝 고개, 구글 고개, 생명 고개, 인터페이스 고개, 디지로그 고개 이렇게 12개의 고개로 되어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꼬부랑 할머니가 해줬던 이야기처럼 꼬불꼬불 엮은 것이다.

그래, 피노키오도 엄마가 없었잖아. 알파고도 피노키오처럼 엄마가 없단다. 왜 없는지 실리콘밸리에 가서 물어보거라. 그곳은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도 영감 같은 목수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란다. 다만 삼나무를 베어다가 뭘 만드는 게 아니라 실리콘으로 말이다. 아 실리콘. 마술의 돌이야. 차돌멩이라고 아니? 그걸 서로 부딪치면 불이 나, 그래서 부싯돌이라고도 그랬지. 옛날 사람들은 그걸로 불을 만들었단다. 지금은 반도체 칩을 만들어 하기야 전기도 같은 불로 볼 수 있겠구나.

p.76

책은 동화나 옛이야기를 토대로 이해가 쉽게 쓰였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이야기를 어떻게 옛날이야기와 엮을 수 있었는지! 알파고의 탄생을 이야기하며, 누가 만들었는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알파고에게는 아버지가 두 명이고, 어머니는 없었다는 이야기를 위에서처럼 피노키오 동화와 엮는다.

석학 이어령은 어려운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힘이 있다. 그런 힘은 그의 글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이번 책에도 그의 그런 장점이 아주 잘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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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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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스파이를 이용한 전투가 시작될 분위기로 1권이 마무리된다.

2권에서는 스파이로 보냈던 쥐 '폴'의 활약으로 협상이 시작되고, 쥐의 우두머리와 바스테트와의 관계도 호전된다. 마지막 부분은 죽은 줄 알았던 고양이가 살아남아 바스테트를 구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이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인간이 아닌 고양이 바스테트의 입을 통해 전한다.

저는 앞으로 우리에게 어느 부족, 인간, 어떤 동물 종에 속한 존재가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생물계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 저를 뽑아 주신다면 특정 종이 아니라 모든 종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 중략 -

이렇듯 모든 것은 상호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우리가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쥐가 아니더라도 다른 동물이 분명히 우리를 공격해 올 것입니다. 바퀴벌레일 수도 있고 비둘기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식물일 수도 있어요.

p.287~288

쥐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인간과 고양이의 연합체는 앞으로 살아나갈 대표를 뽑기로 하고 거기서 바스테트는 위와 같이 연설을 한다. 바스테트는 총회의 구성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최초의 비인간 정치 지도자이고, 선구자라는 말로 표를 얻으려 한다.

자신이 의장이 되면 다른 종의 대표자들을 보다 많이 총회에 받아들일 계획이라며, 개, 조류, 어류, 곤충류의 대표까지도 총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거라는 공약을 내건다. 그러나 인간이 총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스테트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란 쉽지 않다. 바스테트는 103명의 투표단 중 본인을 포함해 총 3표를 얻는다.의장은 물리적으로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이 된다. 그것도 2위와 2.5배 이상의 득표 차이로 승리를 거둔다.

이 부분을 읽으며 지난날 우리의 역사가 생각났다. 이승만 정권이 물러나자 물리적으로 힘이 있는 군부정권이 들어선 일이 오버랩되며 역사는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제일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다.

그간 벌어진 일을 나 자신의 버전으로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한, 내가 이룬 모든 성취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내 생각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고양이들의 생각은 인간들을 흉내 내려 하는 하등한 동물 종의 생각으로 치부되고 말 것이다.

집사 말이 옳았어요. 말로 하는 소통에는 실패했으니 이제 글로 소통을 시도할 차례예요. 미래 세대에게 내 얘기를 들려줘야겠어요. 집사가 내 필경사가 되어 줘요.

p.294~295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가 아닌 입장에서의 기록이 있어야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있고, 똑같은 비운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말을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며 전 세계가 하나이고, 환경과 우리의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그런 일을 겪고 난 후 이 책을 읽으니 공감 가는 부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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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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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코로나 이전 우리나라 방송에도 몇 번 출연했던 작가다. 그는 일곱 살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공은 법학이지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하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20대 초반에 『개미』를 읽으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는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졌고 그때부터 나는 베르베르의 팬이 되어 그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

『개미』이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작품과 신들의 이야기,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등을 소재로 글을 써온 그는 몇 년 전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어 인간을 상대하는 『고양이』를 출간한 뒤 그 고양이가 주인공이 된 또 다른 작품 『행성』을 내놓기에 이른다.

『행성』의 주인공은 고양이 '바스테트'이다. 고양이는 쥐를 잡아먹고 산다는 게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인데 이 소설은 파리에 살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쥐가 없는 신세계를 찾아 뉴욕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설정이 참 흥미롭다.

배를 타고 뉴욕에 도착한 바스테트는 항구에 닻을 내리기 전 고양이 특유의 감각으로 뉴욕에는 파리보다 백배가 넘는 쥐가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쥐의 공격으로 같이 배를 타고 온 동료를 잃은 채 겨우 뉴욕의 한 고층 빌딩에 도착한다.

고층 빌딩에는 쥐를 피해 도망 온 인간들이 살고 있다. 인간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빌딩 안에서의 생활을 하며 어떻게 하면 쥐를 없앨 수 있을까? 궁리하지만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때 파리에서 바스테트를 몰아냈던 쥐가 뉴욕에 도착하고 쥐들은 연합을 이뤄 인간이 살고 있는 빌딩을 공격하기에 이른다.

바스테트는 제3의 눈을 이용해 인간과 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소설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스테트의 엄마의 말이다.

힘이 세다고 우두머리가 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우두머리가 되는 거야. p.17

누군가에게 쫓길 때 중요한 건 추격자보다 빨리 뛰는 게 아니야. 추격자가 너 대신 집중할 수 있는 다른 도망자보다 빨리 뛰는 게 중요한 것. p.286

상황이 너한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그것이 너의 어떤 비밀스러운 계획의 일환인 것처럼 상대가 믿게 만들어야 해. p.306

멍청이들과는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단다. 경청할 의지도 배울 자세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p.348

이렇게 바스테트가 기억하고 있는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을 자아낸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책의 문화를 만들어야지.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견고한 지식이니까. 글을 써야 해. 그래야 네 생각을 책에다 고정할 수 있어. 책이라는 대상을 정복하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수 없어. 우리의 생각은 책을 매개로 경계를 뛰어넘어 무한히 확산될 수 있어. 우리의 생각에 불멸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책뿐이야. p.71

미래는 권력을 쥔 자들의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자들의 것이다. p.312

위의 문장이 작가가 『행성 1』에서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2권에서는 쥐 스파이를 이용한 전투가 시작될 분위기로 1권이 마무리된다. 어떤 내용이 2권에서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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