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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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리는 제10회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 상, 2016년 청소년이 뽑은 청문상, 네이버 지상 최대 공모전 판타지 부분 특선을 수상한 작가다.

『로고』는 2023년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으로 유전자 조합을 하지 않고 태어난 구형 인간 '인류'와 학대당하던 구형 로봇 '미래'의 이야기다.

세계관이 중요하다.

p.8

이 소설은 세계관이 중요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할아버지와 인류는 같은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인류에게 묻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왜 살아남았는지 아느냐고?"

세계관 때문이지. 저 녀석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니까. 그게 주인공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끔찍한 재난 속에서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지." p.9~10

중2, 열다섯인 '인류'는 자신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세 가지 질문을 정했다.

로봇을 얼마나 처리했는가.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하는가.

왜?

이런 자신의 투철한 세계관으로 살던 '인류'는 며칠 뒤 뜻밖의 녀석 '미래'를 만나며 세계관이 흔들린다.

'미래'는 지하 공사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구형 로봇이다. '미래'는 자신을 입양했던 엄마의 학대를 피해 '인류'의 할아버지가 하는 공장에 숨어들었다가 그곳에 있던 토막 난 로봇을 훔쳐 땅에 묻는다.

토막 난 로봇이 있다고 신고 센터에 연락을 했던 '인류'는 사라진 로봇 때문에 공장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로봇을 찾기 위해 공장에 CCTV를 설치한다. 며칠 뒤 인류는 CCTV를 통해 공장으로 숨어들어오는 '미래'를 보게 되고, 공장으로 얼른 뛰어가 구형 로봇과 마주한다.

구형 로봇의 정체를 알고 싶던 '인류'는 로봇의 일련번호가 불로 지저 져 확인이 불가능한 것을 발견한다. 로봇은 스스로 일련번호를 지울 수 없게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던 인류는 공장 사람들을 피해 구형 로봇 '미래'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인류가 훔쳐 간 로봇을 어떻게 했냐고 묻자, 미래는 땅에 묻었다고 한다.

토막 난 로봇은 깨어 있는 동안 충분히 아팠을 테니 더 이상은 재활용되지 말라고 땅에 묻어줬다고 했다.

인류와 미래는 묻은 곳에 가서 로봇 잔해를 수거했다.

돌아오는 길에 '미래'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인류'에게 자신을 입양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로봇을 싫어하는 '인류'는 단칼에 거절한다. 입양은 거절은 했지만, 인류의 마음 한구석엔 미안함이 자리 잡았다.

"너는 여기 계속 숨어 있을 수 있어. 네가 이 창고가 좋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그게 아니면……."

"아니면?"

나는 몸을 낮춰서 로봇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밖으로 세상 보러 가자. 같이." p.73~74

'가우디'와 같은 건축가를 꿈꾸는 인류는 특별 고등학교 건축과에 지원하기 위해 서울 탐방 영상을 찍기로 했는데, 그 영상을 '미래'와 함께 찍기로 한다.

그것은 아주 큰 모험이었다.

도시 미관 법에 따라 구형 로봇은 서울 거리를 활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래'도 꿈이 있었다.

"서울 지하 터널에서 공사할 때부터요. 저도 언젠가 꼭 지상으로 올라가서 사람들처럼 걷고 싶었어요." p.87

'미래'와 '인류'는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서울 탐방에 나선다.

서울 탐방에서 '인류'는 의문을 갖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래된 궁궐은 어떻게든 보존하면서, 구형 로봇은 폐기되어야 하는 현실이 씁쓸했다. 남길 것과 사라질 것을 정하는 것은 대체 누구일까. p.112

"만약 로봇처럼 인간도 구형과 신식으로 나뉜다면, 생체 실험을 해도 되는 인간과 보호할 인간으로 나누겠지. 보호할 인간과 보호할 가치가 없는 인간. 대체 그걸 누가 결정하는 건데?" p.137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산다. '인류'를 낳은 엄마와 아빠도 그랬다. 유전자 조합 인간을 싫어했던 인류의 엄마, 좋은 유전자만을 물러주고 싶었던 인류의 아빠.

그 둘 사이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겠다는 엄마의 선택으로 태어난 '인류'.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인류'는 꿈꾸고 있다.

내가 꿈꾸는 도시는 구형 로봇과 새로운 로봇이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도시다. p.188

『로고』는 남길 것과 사라질 것에 대한 결정, 공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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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 - 모든 산업을 지배할 인공일반지능이 온다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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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 보고서 2024-2034』의 저자 박영숙은 세계적인 미래 연구 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 지부(사) 유엔미래포럼 대표로 현재 유튜브 '박영숙 미래 TV'를 운영 중이다. 또 다른 저자 제롬 글렌은 40년 이상 미래학을 연구 중인 밀레니엄 프로젝트 및 세계 미래연구기구협의회 회장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1988년 유엔의 새 천년 미래예측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1996년 비정부기구로 창립되었고, 2009년 독립적 국제 비영리기구로 전환되었다. 전 세계 77개 지부, 각 분야 4,500여 명의 학자 및 전문가를 이사로 두고 있는 이 단체는 국제 사회에 필요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과학적 미래예측을 통해 미래사회의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세계미래 보고서>에서는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로 올 AGI란 무엇인지, 이 혁신적인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또 우리가 이 새로운 파도에 올라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세계미래 보고서 2024-2034』 서문 중

많은 전문가들이 엇갈린 미래를 전망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10년 이상의 미래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제안하는데, 지금 그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AI가 아닌, AGI(인공 일반 지능)의 시대를 전망한다고 한다.

AGI가 뭘까?

AGI란 인공 의식이 있어 스스로 학습하고 정보를 업데이트하며, 인간보다 더 똑똑한 지능으로 인간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기도 하는 넓은 의미의 AI이다. 말 한마디에 자율주행차를 목적지로 이동시키는 그런 AI인 것이다.

인간의 지능적인 면을 뛰어넘는 AGI(인공 일반 지능)가 이르면 10년 안에 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의 시작 부분에선 미래 이슈에 대한 질문 20가지와 그 질문에 대한 세계 석학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모아보면

지금 가장 중요한 AGI 문제는 초기 조건과 글로벌 거버넌스로 귀결된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AGI가 가져올 혁신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도 우려하는데 그중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류의 멸망이다.

우리는 AGI가 등장한 이후의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그 목표는 AGI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두는 것이다. p.92~93

AGI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두는 것에는 많은 국자와 기업이 표면적으로는 합의하지만,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무분별한 경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책은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의료의 현재와 미래, 환경의 현재와 미래, 일자리의 현재와 미래, 사회와 경제의 현재와 미래, 미래학자의 행복 미래 보고서 이렇게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개의 장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은 환경과 일자리의 현재와 미래였다.

2023년의 여름은 산업화 이전보다 1.5℃가 올랐다는 관측도 있다. 많은 학자들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 이상 상승하면 인류의 생존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p.229

기술의 개발로 식량이나 자원, 에너지 등의 문제는 해결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기후 변화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청정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화석연료, 내연기관 차량, 축산업 등 오래된 기술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기술이 비싸고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날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비용이 들어 진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이런 상황 때문에 환경문제를 해결할 청정 기술은 경제적으로 번영한 선진국을 위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환경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만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이다.

이외에도 대체에너지의 현주소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플라스틱을 안 쓸 수 없다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고 있고, 현재 상황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일자리의 미래가 안정적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인류가 걱정했던 만큼 대량 실업을 겪었던 적도 없었다. p.265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2023>에는 거시적 추세와 기술 변화가 향후 5년간 일자리와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기술의 변화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 일자리의 약 4분의 1(23%)이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람들이 기술의 변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많은 기업은 인재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오늘날 쇠퇴하는 분야의 근로자에게는 리스킬링(새로운 직무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것)과 전환 노력이 필요한 반면, 변화하거나 성장하는 분야의 근로자에게는 업스킬링(현재 수행하는 직무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과 지속적인 학습 능력 개발이 필요하다. p.267

기업이 교육에서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분석적 사고로, 업스킬링 계획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인력 개발의 두 번째 우선순위는 창의적 사고로, 이는 업스킬링 계획의 8%를 차지했다.

이런 업스킬링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AI 분야라고 한다.

평생교육이란 것이 확 와닿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기업을 이끄는 고용주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기술로 인한 변화 체감이 적다고 한다. 기업의 리더들은 향후 5년 안에 근로자의 스킬 중 44%가 쓸모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36%만이 향후 5년 동안 직장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스킬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데 동의했고, 43%만이 해당 기간에 자신의 직무에 필요한 스킬이 어떻게 변화할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반드시 필요하고, 일자리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사회에서 업무에 따른 전문교육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등장할 AGI(인공 일반 지능)

인류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인류 문명을 멸망으로 몰고 갈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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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질문 - 멈춰 선 자녀의 성장동력을 재가동시키는 에너지
정진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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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진은 16년 차 전문 라이프 코치다. 현재는 '마음의 집'이라는 마음을 돌보는 '라이프코칭 기반 마음 돌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첫 작품은 <아무도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던 것들>이었고, 『절대 질문』은 그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소위 전문가들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삶의 현장에 있는 부모, 부부, 리더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 책은 오직 경청의 정신과 태도를 익히고, 질문하는 연습을 하기 위해 집필되었습니다. p.10(프롤로그 중)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1. 부모, 나 자신을 알고 가치관을 점검하자

2. 듣고, 듣고, 듣고

3. 당신의 자녀와 한 팀이 되세요

4. 자녀의 마음과 공감하는 19가지 절대 질문


나는 "성숙한 사람이란 타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부모님들에게 한다. 자녀는 통제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만 있을 뿐이다. p.22


작가는 이야기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주 화를 내는 이유는 '나'와 '자녀'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내 몸이 내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화가 나거나 당황스러울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화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나'와 '자녀'를 분리하는 것이다.

즉, 부모는 '자녀'를 '타인'으로 생각하기를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아픈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픈 겁니다. p.31


'부모'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나' 자신의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1장에는 부모의 마음가짐과 가치관의 정립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녀의 삶이 안타깝고 돕고 싶다면 더더욱 '부모'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경청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다. p.59


2장에서는 '경청'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청'의 사전적 의미는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생각하는 경청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의 말, 모습, 존재에 집중하여 듣는 모든 행위를 이야기한다.

경청의 시작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망각'하고 '상대'에게 '몰입'하여 상대의 존재 자체를 듣는 것이 작가가 생각하는 '경청'이라고 한다.

부모로서 '경청'은 아이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감정과 의도, 탁월함을 듣는 것이라고 한다.


2장을 읽고 나니 '요즘 나는 누구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 스스로에게는 경청하고 있을까?'


경청과 질문은 매우 중요한데, 이것은 상대를 바꿀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p.88


1장에서 '부모'의 마음과 가치관을 정립했고, 2장에서 말하는 '경청'을 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면, 3장에서는 아이와 한 팀이 된 '부모'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의 역할을 크지 않다.

그저 옆에서 자녀의 호기심을 막지 않고,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응원하고, 낙관성을 잃었을 때 독려하고,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내도록 하는 일. 그것이 바로 우연을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내 자녀를 돕는 일의 전부가 된다. p.97


작가의 집에는 '패밀리 타임'이 있다고 한다. 3장에는 작가가 패밀리 타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것에 따른 후폭풍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있다.


4장에서야 질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총 19개의 질문은 작가가 오랫동안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한 코칭 질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질문들을 위주로 뽑았다고 한다.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곧 죽을 상황에 있고,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밖에 없다면 나는 1시간 가운데 55분을 올바른 질문을 찾는 데 사용하겠다. 올바른 질문을 찾고 나면 정답을 찾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p.130

- 아인슈타인


자녀의 마음과 공감하는 19가지 질문 중 첫 번째는 '기적 질문'이라고 한다.


"누구냐, 내일 잠에서 깼는데 기적이 한 가지 일어났어! 무슨 일이 일어나면 좋겠니?"

이 질문을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이어가다 보면 자녀의 마음과 공감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거라면서 작가의 상담 경험을 수록해 놓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도 책에서 볼 수 있다.


질문을 잘 하기 위해선 잘 들어야 한다. 잘 듣는다는 것은 내 생각을 내려놓고, 상대의 말과 모습, 존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4장의 질문 내용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내게 와닿은 부분은 '경청'에 대한 부분이었다.

소통을 잘하려면 경청이 우선이다.


그동안은 잘 듣는 것이 경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며 경청의 관점이 달라졌다.


소통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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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아트북 :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
제이다 유안 지음, 김민성 옮김,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 아르누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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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아트북』의 저자 제이다 유안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특별 기사 전문 기고가다.

뉴멕시코 로스엘리모스에서 태어나 예술가와 핵물리학자 친지들을 두었으며, 현재는 뉴욕 브루클린과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나는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이야말로 실로 극적이고 역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펜하이머와 그 동료 과학자들이 진행했던 트리니티 실험에서 하마터면 그들의 '가젯(장비)'이 대기권을 연소시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킬 뻔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몇 년 전 처음 듣게 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p.7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중


책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놀란 감독의 전작 <테넷>의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로버트 패틴슨은 촬영이 끝났을 때 놀란에게 오펜하이머의 연설집 한 권을 선물했다고 한다.

놀란의 모든 장편 영화의 파트너 프로듀서이자 배우자인 에마 토머스는 놀란 감독과 오펜하이머 사이에서 직접적인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놀란과 오펜하이머, 둘 사이의 직접적인 유사점은 무엇일까?"


오펜하이머는 위대한 발상가였지만 수학 실력은 시원찮기로 악명이 높았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오펜하이머 한 명의 덕이 아니라 뛰어난 지성들을 한데 모았던 덕분이라고 한다.


감독이 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서로 다른 인재들을 한데 모아 감독의 비전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영화감독이 하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둘은 참 닮았다.

놀란은 보통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본인 취향과는 맞지 않는 실제 인물의 재미없고 지루한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 크리스토퍼 놀란의 마음을 바꾼 것은 200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의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였다고 한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 놀란은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 제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가 출간되면서 저자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은 주축이 되어 1954년 집행된 ACE의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 판결 철회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정치적 압박을 가하던 버드는 2021년 3월 로스엘러모스의 <오펜하이머> 세트를 방문하던 중, 로스엘러모스 국립 연구소 소장인 토머스 메이슨을 만나면서 돌파구를 찾게 된다.


그리고 다음 해 2022년 12월 16일. 미국 에너지부에서 1954년 집행된 ACE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여왔다.


놀란 감독은 2021년 9월 만족스러운 각본을 완성한 놀란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원작자 카이 버드와 마틴 셔원을 초대했다.


그런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저술에 25년을 투자했던 마틴 셔원은 그 자리에 올 수 없었다. 2년 전 소세포 폐암을 진단 받았고, 이미 여러 치료법이 실패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버드는 놀란과 만난 후 셔원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모든 걸 이야기해주었고, 2021년 10월 6일, 셔원을 세상을 떠났다.


2021년 10월 6일은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를 차기작으로 발표하고 2023년 7월 21일에 개봉할 것이라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다.

셔원의 부고에 놀란은 보도자료 배포를 보류하고, 이 비보를 함께 전해도 될지 셔원의 가족과 버드의 허가를 받으려 이틀을 기다렸다. 결국 보도자료에는 셔원의 부고가 함께 실렸다.


『오펜하이머 아트북』은 놀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찍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다.


촬영 현장 사진과 콘셉트, 연구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뉴멕시코의 사막에 실제 사이즈로 지어진 로스엘러모스 세트장의 설계도와 건설 과정부터 다양한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인터뷰까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과거의 실제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목표는 이 과학자들이

매우, 매우 혁신적인 발견을 해냈으며 그로 인해

매우, 매우 끔찍한 후폭풍이 초래되었다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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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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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작가는 현재 제주자연생태공원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송관필 작가는 현재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했었다.


안웅산 작가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고, 한라산 지질도 구축 등 화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미영 작가는 여행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 자연의 걷다』는 지질·식물·동물학자와 여행작가가 함께 오르고 기록한 제주의 기록으로 재단법인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을 정하기 위한 회의 자리에서 모두가 가리킨 오름이 어승생 오름이다. 지질, 식물, 동물, 인문 모든 분야에서 제주의 오름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오름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했다. p.251(에필로그)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이야기

오름 이야기

식물 이야기

동물 이야기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제주 지질 연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그리고 1931년에 최초의 제주 지질도가 만들어진다. p.31


우리나라 섬, 제주의 지질 연구가 일본의 지질학자 하라구치 구만에 의해 먼저 시작되었다니…. 안타깝다.


우리 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주 지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건 196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 이루어진 연구는 제주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 조사 차원이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지질학자 원종관 교수 등의 연구팀이 제주 형성 과정을 조사해 발표했고, 1980년대 중반에 드디어 오름의 화산 분출 시기를 수치화한 연대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지질 연구가 시작된 건 2000년대부터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먹는 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지하수 연구가 시작됐다고 한다.


1장에서는 제주와 제주의 오름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지질학적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높이는 무려 해발 1,169미터. 한라산과의 차이가 겨우 781미터인 데다가 북한산이 해발 약 836미터인 점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높은지 대략 가늠이 될 것이다.

한라산과 나란히 있으면서 한라산보다는 작은 어승생 오름은 사실 엄밀히 말하면 한라산의 형뻘이다.

어승생 오름이 한라산보다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p.64


2장에서는 많은 오름중에 왜 어승생 오름을 택하게 되었는지, 어승생 오름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과 어승생 오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놓아 어승생 오름에 한 번은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어승생 오름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아놓았다.


이처럼 험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어승생 오름에는 바위 위에서 자라 신비로움을 더하는 나무도 있다. 바로 일본과 제주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알려진 섬개벚나무(107쪽)다. p.108


섬개벚나무의 사진은 어승생 오름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동물 이야기는 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새를 좋아하고 탐조를 다니는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잘 읽혔다.


5장은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매력을 하나만 꼽자면 풍경이라고 한다. 제주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건 어승생 오름의 최고의 장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최고의 장점 때문에 군사작전에 이용되었다.


1945년 2월 9일 일본방위총사령관은 미군과의 본토 결전에 대비해 일곱 개의 방어전선을 만들고 담당 부대를 재편해 육·해군 결전 작전을 준비한다. 이른바 '결호 작전'이다.

- 중략 -

그리고 결 7호 제주를 중심으로 한 남한이었다. 결 7호가 유일하게 일본 본토가 아닌 제주에 있었다. p.218


전쟁을 하는 건 일본인데 연합군과의 전투에 제주가 전쟁터가 되었다니….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의 가슴 아픈 사연은 해방 후에도 일어난다. 제주 4·3사건의 발발 초기 무장대들이 어승생 오름 인근에서 훈련한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제주는 아름다운 섬으로 오름은 자연경관을 느끼며 걷기 운동을 하는 곳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주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으로 선정된 어승생 오름.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어승생 오름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자연사, 문화사를 알게 되니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이 책을 읽고 어승생 오름에 오르는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며 어승생 오름은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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