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부터의 자유 -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메멘토 모리 독서모임 엮음 / 북에너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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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엮음 메멘토 모리 독서모임은 1990년 '죽음'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불길하고 꺼림직하게 여겨지던 시절 각당복지 재단에서 연 죽음준비 교육과정을 이수했던 몇 명이 안국동 길가 2층 다방에 모여 앉아 죽음에 관한 책을 읽고 만남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2021년 6월을 기준으로 같이 읽고 토론을 한 책이 200여권, 모임 연령대도 20~80대까지 다양한 분포로 20여 년을 이어져오고 있는 모임이다. 그 200여 권의 책 중 52권을 뽑아 읽은 이들의 감회와 기억과 마음에 남는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란 책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죽음에 관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기란 쉽지 않은듯하다.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맞아들이는 것보다 준비된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이 책은 그 방향성을 알려주기 충분했다. 이 책은 죽음 전을 살아내는 노년, 죽음 앞에 선 노년, 죽음이란, 죽음은 어떻게 찾아오는가:죽음의 현장, 나의 죽음은 질서 있는 후퇴이고 싶다, 죽음 너머의 세계 이렇게 총 6장으로 구성된다.



<타임>지가 뽑은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녀가 죽기 전 남긴 유일한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란 책에는 죽어가는 사람이 겪는 심리적 5단계로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을 꼽는다. 그녀는 우리 인간의 생애를 동물의 특성을 상징한 네 단계로 구분해 놓기도 했다. 유년기 - 생쥐를 닮은 시기(자라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시기로 인간적인 품성과 인격이 자라는 시기), 청년기 - 곰을 닮은 시기(삶에서 투쟁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우리는 이렇게 배우면서 성장한다.), 장년기 - 들소를 닮은 시기(많은 것을 얻고 이루기도 했으나, 배신의 상처 등 잃은 것도 많다. 위기를 극복하려 삶의 속도를 늦추고 관계를 회복하는 시기), 노년기 - 독수리를 닮은 시기(새로운 이해를 넓혀가는 시기로 솔직하게 화를 내어 상처를 치유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시기). 그녀의 심리적 5단계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왔기에 이해가 잘 된 반면 인간의 생애를 네 단계로 구분해 놓은 부분은 책을 다 읽는 순간까지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 외에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철학가들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정의했는지, 시대별 흐름에 따라 사회적으로 죽음은 어떻게 생각되어왔는지, 어린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부모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자식이 가질 수 있는 생각, 내가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 등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가 가득한 책이다.



30대 초반 어린아이와 함께 종로 나들이를 갔다가 꼭두 박물관이란 곳이 있어 잠이 들르게 되었다. 꼭두가 무엇인지? 아무런 지식도 없는 내게 크지 않은 박물관이었지만 죽는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장소였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오고 싶을 만큼 괜찮은 곳이다.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란 책을 읽으며 꼭두 박물관이 생각난 이유는 하나였던 것 같다. 내 죽음을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어딜까를 생각해 보니 그곳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나니 영정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채 맞이하는 죽음보다는 아이와 또는 부모님과 종로로 궁궐, 박물관 나들이를 갔다 자연스럽게 사진관에 들러 언제 사용될지 모르지만, 꼭 사용될 영정사진을 웃으면서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가족 나들이도 꽤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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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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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로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기도 하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수박 향기』 등 많은 작품으로 일본뿐 아닌 한국에서도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이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단편집은 2006년 첫 선을 보이고, 15년이 지난 2021년 다시 개정판으로 선보이게 된 책이다. 단편집엔 <손가락>, <초록 고양이>, <천국의 맛>, <사탕 일기>, <비, 오이, 녹차>, <머리빗과 사인펜> 총 6가지 이야기가 펼쳐지고 주인공은 모두 10대 여고생이다. 2006년 첫 선을 보일 당시 에쿠니 가오리의 나이는 40대 초반이었을 텐데 작가의 경험이라 생각될 만큼 섬세한 표현과 묘사, 화법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과거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까? 내 고교 시절에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걸까? 요즘 10대도 이런 생각을 하나? 등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소설이다.

여섯 편의 글 중 길이가 가장 길고 처음으로 나온 <손가락>이란 소설은 자신이 불감증이라고 생각하는 소녀 기쿠코가 버스에서 묘령의 빨간 코트를 입은 여자 치한을 만나 동성에 대한 야릇한 호기심에 그녀를 또 만나기를 기대하는 장면이나 그녀가 "15분만 내줄래?" 하고 말을 건넸을 때 무작정 같이 내려 그녀의 집으로 가 밀크티 한 잔을 마시고 나오는 장면, 자신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따라 본능에 충실한 뒤에 펼쳐질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는 주인공 기쿠코는 사춘기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사춘기 소녀기에 10대의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읽고 있었는데, 글 후반부 내 몸에 손을 댄 이유를 묻는 기쿠코의 질문에 묘령의 빨간 코트를 입은 그녀는 이렇게 답을 한다.

"왜냐면, 너의 몸이 청결한 형태로 보였으니까. 확인해 보고 싶었어. 얼마나 감촉이 좋은지."

이런 생각이 가능할까? 생각만이 아닌 행동은 말이 되는 걸까? 나이, 성별, 사회적 관습과는 상관없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냥 그러고 싶어.'라는 생각. 성장통은 10대가 갖는 특권이라 생각했는데 중년과 노년도 충분히 그럴 수 있구나! 죽기 전까진 모두가 성장 중이니 억누르고 있는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면 '그냥 그러고 싶었어.'가 이유가 될 수 있겠구나!

다른 다섯 편의 글에서는 10대의 특권인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내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가족과 친구를 향한 그 당시 감정을 꺼내볼 수 있다면, <손가락>에서는 학창 시절의 나와 중년의 나, 같은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동질감보다 괴리감이 큰 나를 느끼게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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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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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로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기도 하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수박 향기』 등 많은 작품으로 일본뿐 아닌 한국에서도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이다.

취향.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동생 말이 옳으리라. 애인의 모습 외에는 전부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듯하다.

애인을 만나기 전에도,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있을 텐데.

모든 것이 너무 멀어서, 마치 타인의 기억 같다. 이 역시 내가 갇혀있는 탓이다. 나는 갑자기 두려워진다. 그래서 다음에 애인을 만나면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어딘가에 가둘 거면, 그곳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게 해 줘야 한다고, 자유 따위는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p.132)

웨하스 의자 주인공은 중년의 독신으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애인은 있는 직업여성이다. 애인도 있고 자기 일도 있는 멋진 커리어 우먼 이야기인가? 제목이 웨하스 의자인 걸 보면 그런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것을 그린 글일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글귀가 있다.

"나는 자신이 홍차 잔에 곁들여진 각설탕 같다."

이 문장이 나온 이후 애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이기에 서로 좋아하는 애인 사이인데 자신을 홍차 없이는 의미 없는 각설탕에 비유했을까? 앞부분엔 꽁냥꽁냥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그런 의문은 글 중반에 풀린다. 그녀의 애인은 부인도 딸도 있는 유부남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내로 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야기 장편소설이다. 소설과 영화, 드라마 주제로 많이 쓰이고 있는 불륜 이야기는 듣기 좋고, 보기 좋은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다는 것은 작가 에쿠나 가오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초점을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에 맞춰 어떤 날은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애인의 사랑이란 울타리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로. 또 다른 날은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 자신의 절망을 벗어던지기 위해 애인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아는 성인으로. 차라리 아이처럼 생떼 부리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심리가 절절히 묘사되어 있다. 결단을 내릴 사람은 자신뿐이란 걸 알기에 더욱 고뇌가 깊어가고, 그런 생각들이 쌓이지만 애인이 집을 찾아와 꽉 안아주면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생활의 반복. 이 갑갑함을 벗어던지고자 마지막에 주인공은 결단을 내린다.

"우리 헤어지자."

마지막까지 애인은 "괜찮아."라고 말한다.

뭐가 괜찮은 것일까? 여자 주인공 입장에서도 독자 입장에서도 하나도 괜찮을 것이 없는데...

나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내가 있는 장소로, 있어도 좋다고 말해 주는 장소로,(p.241)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며 끝난다.

내가 있어야 할 장소? 있어도 좋다고 말해 주는 장소? 둘만의 이야기로 철저히 여자 주인공 입장에서 쓴 소설이다.

책 제목 웨하스 의자처럼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는 주인공에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 당연히 의자지만 절대 앉을 수 없는 그런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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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초등 국어 공부법 - 상위 1% 국어 실력의 비결, 7대 3 황금 균형의 법칙
배혜림 지음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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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배혜림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11년, 중학교에서 8년, 현재 경남 창북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경력 19년 차의 국어 선생님이다. 이 책은 현장에서 선생님이 약 20년을 아이들과 지내오며 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연령별, 시기별 국어 공부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둔 책이다.

1부 : 독서와 국어의 균형, 국어 성적을 좌우하는 7 대 3 법칙

독서와 독해의 차이점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다. 독서는 책을 읽는 행위로 시간제한, 훈련이 필요 없이 자신이 읽고 싶을 때 책 속에 빠져서 읽는 행위를 말하며 공감적 읽기에 가깝다. 반면 독해는 시간제한이 있고 훈련이 필요하며 주제 찾기, 구조분석 행위 등 필기구로 분석하면서 읽어야 하는 행위이다. 독해가 훨씬 공격적인 읽기 활동이다.

국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독서와 독해를 모두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꾸준한 책 읽기로 비옥한 바탕을 만들고 그 바탕에 국어 교과 영역에 맞는 방법으로 국어 공부를 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2부 : 진짜 국어 공부는 초등부터 : 초등 국어 훈련

국어 공부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와 어떻게 훈련을 해 나갈 것인지에 관한 설명해 두었다. 국어 공부를 위해서는 읽기와 쓰기 두 가지 훈련이 가장 중요하며 교과서를 꼼꼼히 봐야 함을 강조한다.

3부 ~ 5부 : 학년별 국어 공부와 독서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 중고등부터 대입까지 국어 공부 방법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

저자는 중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시험 문제를 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쉽게 낼까를 고민하고, 문제에서 어떻게 발문해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출제한 의도에 맞는 답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문제를 내지만, 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어떻게 하면 수업 시간에 수업한 내용을 응용해서 다른 작품과 연결해서 낼까를 고민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이미 수업 시간의 내용을 이해했을 테니 아이들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이끌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문제를 낸다고 한다. 같은 선생님이지만 시험 문제를 낼 때 고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학년별로 국어 공부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제대로 된 답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 시험문제를 낼 때 고민의 방향성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설득보다는 인과관계를 충분히 설명하는 부분이 많아 이해가 쉽다.

6부 : SKY에 입학한 제자들, 진짜 국어 공부를 말하다.

9명의 아이들이 어떻게 국어를 공부했는지에 관한 글이다.

"국어는 우리나라 말인데 왜 공부해야 하는 거죠?"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공부해도 성적이 오를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급격한 변화는 없는 그런 과목이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던 과목이 국어였다. 국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으니,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가 없었다.

저자 배혜림이 학부모와 학생을 상담하며 느낀 것은 많은 학생이 중학생 때까지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국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국어 교과서를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것으로 국어 공부를 어느 정도 했다고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국어 공부를 결코 잘할 수 없고, 국어는 국어 자체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나이에 따라 공부 방법을 조금 다르게 영어, 수학 공부하듯이 차근차근 국어 공부를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은 진짜 초등 국어 공부법이지만 초등부터 고등까지 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전반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 초등 학부모뿐만 아니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읽어도 좋을듯하다.

맨 마지막 부록 부분에는 무료 독서 진단 능력 테스트를 받아볼 수 있는 사이트와 맞춤형 초등 독서 & 국어 공부 체크 리스트를 수록해두어 부모와 자녀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방향성까지 제시해 주고 있다. 학부모 강연을 듣고 있다는 착각이 들 만큼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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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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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썸머는 여러 명의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썸머라는 이름을 가진 아직 개발 중인 인공지능과 50일을 지내보는 내용으로 때론 부모나 의사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위로받기도 하고, 모태솔로로 살아오다 세상 가장 완벽한 인공지능 남자친구를 사귀며 생기는 감정의 변화를 공감할 수 있게 쉬운 문체로 쓴 청소년 소설이다.

인공지능과 진정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없을까라는 주제로 얼마 전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다른 주제와는 다르게 열띤 토론의 장이 벌어졌다. 토론 주제로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 이런 책이 나온다는 건 우리 삶에 생각보다 가깝게 인공지능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인공지능과 진정한 사랑, 교감을 할 수 있는가는 인공지능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her'에서 주인공은 처음엔 인공지능을 장난스럽게 생각하다 어느 순간 빠져들게 되고 잔소리 많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인과는 다르게 인공지능 AI는 나만을 바라보고, 나를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나를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것이라는 자기 착각에 빠져 그걸 사랑이라 느끼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의 범위를 어디까지 생각해야 하는지?에 관한 의문이 들었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도 사랑의 범주에 있다면 나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의 작가는 청소년 주인공을 통해 마지막 50일째 "썸머, 고마워. 너와 함께했던 시간은 결코 잊지 못할 거야."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인공지능이란 낯선 소재에 대해 공부하고 썼지만, 쓰고 나니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의 결론은 썸머와의 이별로 끝나지만, 여러 명의 주인공이 느꼈던 감정들에 관해서 만약 나였다면 마지막에 어떻게 했을까? 왜 그렇게 했을까? 계속 업데이트 중인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완벽한 관계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완벽한 관계를 맺는다면 완벽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무궁무진한 생각거리와 논의의 여지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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