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커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시간 관리법
김지현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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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법』의 저자 김지현은 20대 초반부터 50이 될 때까지 30년 동안 남들보다 시간을 5배는 압축해서 살았다고 자부하는 말로 이 책을 시작한다. 그의 전문 분야는 인터넷 비즈니스와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 디지털 마케팅, 변화 관리로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자신 있는 영역이 시간관리, 스마트 워크라고 소개한다. 전문 분야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30년 동안 50권의 책을 집필한 그의 이력을 보면 시간관리를 잘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30년 그의 시간관리의 가장 큰 비결은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아이가 없다 보니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집안일에 신경 쓸 일 이 없으니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그의 시간 관리를 가능하게 했던 핵심 요소였다. 그런 그에게 3년 전 아들이 생겼고, 아이가 생긴 후 그의 시간 관리는 처절하게 무너져 버렸다. 그런 그가 이 책 『시간 관리법』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아이라는 그 변수를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2021년 여름 동안 총 3권의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는 시간 관리의 핵심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고도의 집중력을 언제든 1분 안에 자유롭게 불러들일 수 있는 장치

둘째, 모든 일을 몽땅 온라인 즉, 클라우드에 올려 둔 온 택트 시스템

이 책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 워크, 시간 관리의 관점 바꾸기, 시간 관리의 십계명, 시간 관리를 도와주는 도구들 총 4개 파트 30개의 시간 관리를 도와주는 실천 팁을 다루고 있다.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리더, 멍청하고 게으른 리더, 똑똑하면서 부지런한 리더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 중에 어떤 리더가 가장 편할까? 또 어떤 리더가 가장 훌륭할까?

일반적으로 '똑게 > 멍게 > 똑부 > 멍부' 순으로 평가를 할 수 있다.

리더가 아닌 일반 직원이라면 '똑부 > 멍부 > 똑게 > 멍게'의 순으로 평가를 할 수 있다.

리더와 개인의 평가가 다른 이유는 리더는 모든 사람의 시간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p.128,129

위와 같이 이 책에선 리더의 입장에서 개인의 입장에서 서로 달라지는 시간관리의 예를 설명한다. 리더는 헬리콥터처럼 고공비행과 저공비행을 오가며 두 가지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지금은 리더의 입장이어서 그런지 일반 직원보다 리더의 시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네 번째 파트인 시간 관리를 도와주는 도구들이다. 저자 김지현은 어떤 도구를 이용해 메모하고 보관하고 분류하는지, 효율적인 정보를 검색하는 법, 업무 협업을 도와주는 SW 등을 자세히 적어두어 이 부분을 읽은 독자라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던 책.

코로나19로 자기관리 비중이 커지고 있는 요즘 직장인이라면 내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나, 항상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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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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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리는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제10회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 상과 2016년 청소년이 뽑은 청문상 등을 수상했으며, 작품으로는 『시간을 담는 여자』, 『나는 랄라 랜드로 간다』, 『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 『표그가 달린다』 가 있다. 『팬이』는 그녀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팬이'는 인간 모습을 갖춘 마지막 로봇-5089이다. 로봇의 팬은 있을 수 없기에 나라도 내 팬이 되려고 스스로 지은 이름이 '팬이'다. 팬이는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로봇이다. 로봇이 넘봐선 안되는 예술이라는 영역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리셋을 권유받지만, 정작 '팬이'는 리셋이 되면 18년 자신의 삶이 날아가는 것 같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는 중 고흐, 베토벤의 공통점을 보니 그들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팬이'는 예술을 하기 위해선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워리'는 10살 동운이가 스스로 지은 로봇 이름이다. 동운이는 아이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학생으로 고통을 잊기 위해 스스로를 로봇이라 생각하는 아이다. 자신을 로봇으로 받아들인 아이는 과거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리셋을 원하고, 부모는 그런 아이가 걱정이다. 아이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동운이의 부모는 로봇 심리학자를 찾아가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그곳에서 로봇-5089를 만든 로봇 개발자를 만나 한 줄기 희망을 갖게 된다.

이 책에는 할머니 행위예술가 '위술'이 등장하고 팬이, 워리, 위술의 관계 속에서 이들은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많은 일을 로봇에게 빼앗긴 사람들의 마지노선이 바로 예술이었다. p.67

인간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하는 건 벌써 오래된 일이다.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세상. 앞으로 사람은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글, 그림, 음악 등 창작과 예술 분야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AI가 한글로 쓴 장편소설이 작년에 나오는 등 이것도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프레임 이란 게 무서운 거지. 한 번 씌워지면 스스로는 벗을 수가 없으니까. p.143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언제 아플지 두려워 가는 삶 말고, 작아도 올곧게 내 목소리를 내자. p.150

선택과 그로 인한 책임은 모두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인간에게만 있었다. p.168

AI도 사람과 같이 성장하는 시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 인간만의 권리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디까지가 로봇인지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인지 경계가 더 모호해지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이미 팬이 같은 로봇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와 청소년 로봇이 성장하면서 도움을 받는 행위예술가 할머니 '위슬'의 설정도 좋았다. 과학은 급속도로 발전해가고 있지만, 수천 년을 이어온 인간의 삶은 과학기술처럼 급속도로 변할 수 없고, 분명 나보다 먼저 태어나 세상을 살아간 이들을 통해 배울 점은 반드시 존재한다.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는 나이가 적어도 많아도 평생을 생각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연령 상관없이 읽기 좋은 책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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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40대를 바꾸다
양민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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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행되는 책은 150~200권 가까이 된다고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이다 일 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책을 쓰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도서관에서 평생학습관에서도 성인을 위한 글쓰기 수업은 빠지질 않는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쓰기에 관한 읽다 보면 누구나 단 몇 개월 만에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고, 하루에 150~200권의 책이 나오는데 나라도 못 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마치 다이어트 책을 보면서 내가 날씬해질 거라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이어트 책을 보면 식단도 간단하고 이렇게 하면 당연히 살이 빠질 거라는 사실을 반박하기 어렵다. 다만 문제는 실천력이라는 걸 생각하면 책 쓰기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제목과 목차가 중요하고 하루에 두 장 이상씩 꾸준히 글을 써나가면 누구나 3~4개월 안에 책을 낼 수 있습니다.

이 문장 하나로 벌써 책 한 권 낸 기분이 든다. 문제는 실천력이다.

성공은 그 시점에서의 성공이라서 산 정상의 의미이지만, 성장은 산등성이가 계속 이어지는 산맥을 의미한다. 그렇게 끝이 없는 것이 성장이다. p.28

처음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험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책 쓰기를 꼭 하라고 권하는데 그 이유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연예인 중에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도 있고, 무명으로 오랜 세월을 견디며 노력해 스타가 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기본기가 탄탄해 웬만한 풍파가 와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이미 키운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책 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욕심내지 말고 산등성이가 계속 이어지는 산맥을 타는 것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책 쓰기를 하라고 저자 양 만찬은 이야기한다.

독서보다 더 위대한 책 쓰기는 그것을 초월한 가치가 있다. 내 이름 석 자로 된 책이 나오면 그것은 독서를 수백 권 한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p.55

책 쓰기를 하려면 기본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책을 쓰기에 앞서 엄청난 양의 독서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독서를 독서로 끝내는 것보다 독서를 바탕으로 내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책 쓰기를 권한다.

이제는 우리 모두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야 한다. p.84

내가 누구인지 가장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건 책 쓰기라고 한다. 책 쓰기에는 내 모든 것이 담겨 있기에 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몇 달 만에 휘리릭~쓰고 책을 내는 것이 아닌 오랜 퇴고와 고민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주제는 저자 자신의 인생 속에서 발견하고, 그 주제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제를 통해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p.96

책을 쓰는 목적은 자아실현도 있지만, 결국 책을 낸다는 건 누군가 내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내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쓰면서 나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거에서 그치지 말고 그 주제를 통해 읽는 독자도 호응할 수 있게 써야 하는 게 책 쓰기의 핵심이다.

양민찬 저자의 『책 쓰기, 40대를 바꾸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되어 있고, 3~5장은 책 쓰기 하는 방법과 출판사를 고르는 방법 등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과 별 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1장과 2장에서는 왜 30~40대가 책을 써야 하는지? 책을 쓰기 위해선 어떤 정신 상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생각만 있고,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나 무언가를 쓰고 있다면 꾸준히 쓰고 있다면 반은 성공한 거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결과물을 내라고 강조한다. 결과물을 내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라고… 또 이왕 할 거면 제대로 꼭 해보라고 …

작가의 잔소리에 진심이 느껴지는 책으로, 30~40대에 내 책을 내고 싶다는 사람이 읽으면 정신무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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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명심보감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8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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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은 고려 때 어린이들의 학습을 위하여 중국 고전에 나온 선현들의 금언과 명구를 편집하여 만든 책이다.

고려 말과 조선 초 이후 가정과 서당에서는 『천자문』을 배운 다음 『동몽선습』과 함께 아이들의 기본교재로 쓰이며 수백 년 동안 우리 민족의 정신적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준 『명심보감』. 지금은 국립 중앙도서관과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원래는 명나라 범입본이 상·하 2권, 모두 20편으로 분류되어 있었으나 고려 충렬왕 때 '추적'이 편찬했다고 전해지는 『명심보감 초』에는 19편이 수록되었다고 전한다. 19편 중 제일 마지막 부행편(여성이 갖추고 지켜야 할 덕목에 대해 강조함)에 나오는 아래와 같은 부분은 시대상 지금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婦德者不必才名絶異, 婦容者不必顔色美麗, 婦言者不必辯口利詞, 婦工者不必技巧過人也。

익지서에 이르기를, 여자에게는 사덕의 명예가 있으니, 첫째는 부덕이라 할 것이요, 둘째는 부용이라 할 것이요, 셋째는 부언이라 할 것이요, 넷째는 부공이라 할 것이다.

부덕 : 재주와 이름이 매우 뛰어날 필요가 없으며,

부용 : 얼굴빛이 아름답고 고울 필요가 없으며,

부언 : 능변의 입이 날카롭게 말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부공 : 기교가 남보다 뛰어난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위와 같이 현대사회와 전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도리와 예의는 어린 시절에 꼭 배워야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명심보감이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 한 번쯤은 읽어야 할 고전으로 생각되는 건 아닐까?

저자 현상길은 어린이들이 올바른 생각과 지혜로운 행동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좋은 고전인 '명심보감' 내용 중에서 꼭 알아 두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선현들의 가르침을 6개의 주제로 나눈 후 각 장에 맞는 내용을 담아 『빵빵한 명심보감』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주제는 다음과 같다.

① 착하게, 순리를 따라

② 남을 돕고, 용서하며

③ 욕심 없이, 나를 낮추고

④ 마음을 굳세게 하는 지혜

⑤ 배우는 기쁨, 가르치는 보람

⑥ 좋은 자녀, 현명한 인재

이 같은 주제를 아래와 같이 한 장에 하나씩 설명해 두었다. 명심보감 무슨 편에 나오는 말로 주제를 가장 먼저 배치해두었고, 이해를 돕기 위해 귀여운 캐릭터 만화가 소개된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만화다. 만화로 이해를 돕고 나면 제일 마지막엔 누구의 말이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풀이로 이어지는데 꼼꼼한 아이가 아니라면 풀이는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만화만으로도 뜻을 충분히 전할 수 있어 보인다.

책을 좀 더 잘 활용하고 싶다면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같이 읽으며 각각의 주제별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캐릭터가 귀여워 아이도 어른도 보기에 부담 없는 빵빵 시리즈 다음 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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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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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스튜어트 터튼은 영국 위드너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리버풀 대학에서 영어와 철학을 전공한 뒤 영어 교사, 여행기자로 일하며 2018년 세계 28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으로 데뷔했다.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은 그의 두 번째 소설로 CWA 대거상, HWA 골드 크라운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아마존, 가디언,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의 배경은 1634년 바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동인도 무역선 사르담호다. 그 당시 동인도 회사는 아시아와 케이프 전역에 식민지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무역회사였다.

그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은 바타비아(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였으며, 동인도 무역선은 바타비아에서 후추, 향신료, 비단을 가득 채운 후 암스테르담으로 귀환했다. 8개월 이상이 걸리는 여정으로 당시 대부분의 바닷길은 지도 없이 항해해야 했고, 항해 도구도 초보적인 수준으로 바타비아에서 배에 탑승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목적지 암스테르담에 살아서 도착할 수 없었다.

사르담호에는 얀하안 총독, 그의 부인 사라 웨셀, 그들의 딸 리아 얀, 그리고 전직 용병 출신이었던 아렌트 헤이즈, 아렌트 헤이즈와 5년 동안 같이 탐정 일을 했던 새무얼 핍스(새미) 와 그 밖에 사르담호의 선장과 선원 등 많은 사람이 각자의 목적을 갖고 8개월의 항해를 시작한다.

항해를 시작하기도 전 배에 탑승한 승객들 앞에 문둥병 환자가 나타나 사르담호를 향한 저주를 퍼붓고는 불길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는 출항을 했고, 같이 출항한 배는 일곱 대였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여덟 번째 불빛이 보이고, 그 불빛이 보일 때마다 사르담호에서는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아렌트 헤이즈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친구 새무얼 핍스(새미)를 보호하기 위해 사르담호에 탑승했고, 새미와 사라 부인 그리고 리아와 함께 악마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노력한다.

600page가 넘는 분량의 추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공간과 많지 않은 등장인물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 읽는 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포자기가 가끔 우리 모두를 바보로 만들기도 하지 p.58

그대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자유. 그녀는 하마터면 큰 소리로 그렇게 말할 뻔했다. 그녀는 안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고,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녀는 매일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편견 없이 자신의 재능을 추구하고 싶었고, 자신이 되어야 하는 엄마보다는 자신이 되고 싶은 엄마가 되길 바랐다. p.334

시대적 상황이 1600년도 이니만큼 여자들에겐 자유가 없었다. 악마가 사라부인에게 진정으로 갈망하는 걸 묻자 그녀는 자유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처해지자 그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소름 끼치는 마음이지만 분명 그것 역시 사랑이었다.

권력은 사람을 변하게 해요. p.412

사람들이 엄청난 두려움을 느낄 때 좋은 점은 아무도 그 너머를 보려 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 두려움은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지. p.445

악마 같은 건 없어. 하지만 언제나 거래할 수 있는 욕망들이 있지. p.603

특히 위와 같이 등장인물의 대화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중간중간 책을 덮어가며 누가 악마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지만, 내 추리로는 작가가 내린 결론에 달하지 못했다. 추리 소설인 만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이 있어 그 반전들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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