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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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스튜어트 터튼은 영국 위드너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리버풀 대학에서 영어와 철학을 전공한 뒤 영어 교사, 여행기자로 일하며 2018년 세계 28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으로 데뷔했다.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은 그의 두 번째 소설로 CWA 대거상, HWA 골드 크라운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아마존, 가디언,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의 배경은 1634년 바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동인도 무역선 사르담호다. 그 당시 동인도 회사는 아시아와 케이프 전역에 식민지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무역회사였다.

그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은 바타비아(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였으며, 동인도 무역선은 바타비아에서 후추, 향신료, 비단을 가득 채운 후 암스테르담으로 귀환했다. 8개월 이상이 걸리는 여정으로 당시 대부분의 바닷길은 지도 없이 항해해야 했고, 항해 도구도 초보적인 수준으로 바타비아에서 배에 탑승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목적지 암스테르담에 살아서 도착할 수 없었다.

사르담호에는 얀하안 총독, 그의 부인 사라 웨셀, 그들의 딸 리아 얀, 그리고 전직 용병 출신이었던 아렌트 헤이즈, 아렌트 헤이즈와 5년 동안 같이 탐정 일을 했던 새무얼 핍스(새미) 와 그 밖에 사르담호의 선장과 선원 등 많은 사람이 각자의 목적을 갖고 8개월의 항해를 시작한다.

항해를 시작하기도 전 배에 탑승한 승객들 앞에 문둥병 환자가 나타나 사르담호를 향한 저주를 퍼붓고는 불길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는 출항을 했고, 같이 출항한 배는 일곱 대였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여덟 번째 불빛이 보이고, 그 불빛이 보일 때마다 사르담호에서는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아렌트 헤이즈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친구 새무얼 핍스(새미)를 보호하기 위해 사르담호에 탑승했고, 새미와 사라 부인 그리고 리아와 함께 악마의 수수께끼를 풀려고 노력한다.

600page가 넘는 분량의 추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공간과 많지 않은 등장인물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 읽는 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포자기가 가끔 우리 모두를 바보로 만들기도 하지 p.58

그대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자유. 그녀는 하마터면 큰 소리로 그렇게 말할 뻔했다. 그녀는 안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고, 원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녀는 매일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편견 없이 자신의 재능을 추구하고 싶었고, 자신이 되어야 하는 엄마보다는 자신이 되고 싶은 엄마가 되길 바랐다. p.334

시대적 상황이 1600년도 이니만큼 여자들에겐 자유가 없었다. 악마가 사라부인에게 진정으로 갈망하는 걸 묻자 그녀는 자유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처해지자 그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소름 끼치는 마음이지만 분명 그것 역시 사랑이었다.

권력은 사람을 변하게 해요. p.412

사람들이 엄청난 두려움을 느낄 때 좋은 점은 아무도 그 너머를 보려 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 두려움은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지. p.445

악마 같은 건 없어. 하지만 언제나 거래할 수 있는 욕망들이 있지. p.603

특히 위와 같이 등장인물의 대화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중간중간 책을 덮어가며 누가 악마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지만, 내 추리로는 작가가 내린 결론에 달하지 못했다. 추리 소설인 만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이 있어 그 반전들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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