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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거리, 1미터
홍종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도서 관계의 거리, 1미터. 이 책은 사람 사이에 관계를 1미터라는 거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에게 1미터 안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사람. 1미터 정도 거리를 두었으면 하는 사람. 1미터 밖에서 지켜보고 싶은 사람.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1미터가 적정거리라면 언제나 적정거리를 두는 것이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를 책에 소개된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려고 한다.
도서 관계의 거리, 1미터에서는 정신의학과 전문이인 지은이가 저마다 다양한 고민을 들고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을 상담한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도서에는 망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물을 마시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물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에 열심이었는데 물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았다.
여성이 살고 있던 집에는 쥐가 많았다고 한다. 쥐가 많아 부엌에 음식에도 쥐가 달려드는 일이 있었나 보다 이러한 쥐를 퇴치하기 위해 여성은 음식 위에도 쥐약을 뿌려두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어느 날 여성은 실수로 쥐약이 든 봉지를 부엌 바닥에 떨어뜨려 쥐약이 바닥 이곳저곳에 흩어졌던 것이다. 떨어진 쥐약들을 줍고 바닥을 더욱 깨끗이 청소하기 위해 여성은 물을 사용하여 바닥을 청소했다. 이때부터 여성은 쥐약이 물에 녹아 집 지하수 아래로 스며들었으니 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에 아들에게까지 물을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는 강요를 하게 된다. 그 집을 나온 후에도 여성의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고, 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병원에서 마시는 혹은 사용되는 물조차 여성은 그 물은 오염이 되었다며 물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병원을 자주 옮겨 다녔다고 한다.
지은이가 이 여성과 면담을 할 때, 묵직하게 다가온 한 마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절대 내 자식에게 그 물을 먹일 수 없어요."
-도서 126페이지-
라는 말이었다. 여성이 아들에게까지 물 사용을 금지시킨 이유는 바로 그 아들을 사랑해서였다.
그러나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인 여성을 보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땐 여성은 저 사람은 나의 아들이 아니라고 부정해버린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은이 말에 의하면 쥐약이 든 물을 절대 마시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라고 현실을 부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자녀임을 부정시켜버리면 여성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고 한다. 저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참 마음이 아프다. 이 여성에게 가족은 1미터 안에 있었으면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가족에게 있어 여성은 1미터의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 혹은 1미터 밖에서 바라보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이렇듯 관계의 거리는 내가 1미터 안에서 서있다고 하여 상대 또한 1미터 안에서 서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상대가 1미터 안에 존재할지라도 상대는 나의 1미터 밖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부정해버리면 상대의 존재까지 존중해 주지 못하고 부정해버리는 것이다.
우리의 관계가 어느쯤에 와있어야 적당한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관계의 거리란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거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 관계의 거리가 어디쯤 있든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나의 존재를 만드는 것.
나의 존재를 존중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상처를 안고 병원을 찾는다.
이 상처가 상처가 되지 않을 무언가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모양에 따라 장난감을 네모난 플라스틱 장난감 안에 넣는 장난감처럼.
저마다의 날카로운 말들이 각기 다른 모양이 갖고 있어 내가 가지고 있는 상자의 모양이 맞지 않아 내 안에 들어올 수 없는 상처가 된다면 우리 모두 각자의 가지고 있는 알록달록한 장난감 상자가 밉게만 느껴지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