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 - 분노와 불안의 세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줄 것인가? ㅣ 청년 정치 혁명 시리즈 1
박민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이 시대는 젠더와 세대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싸우는 것을 티비로 봤던 것이 이제는 남녀 성별이 구분 지어 이슈가 되는 뉴스가 보도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인들로 인해 청년들은 분열되어 서로의 아픔을 돌아보지 못한 채 자신의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갈등에 환호하며 기름을 붓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정치인들이었다. 이들에게 있어 분열은 '투표권'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한 게임과도 같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권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자행되는 일들은 정치적 이슈라는 꼬리표가 되어 본질을 흐리기 시작했다.
도서 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에서는 '이 대남'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대 남자 혹은 20대 남성의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성향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단어라고 한다. 저자는 젠더 이슈를 통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날린다. 또한 이러한 이슈들은 남녀로 나눠지는 싸움이 아닌 을과 을의 싸움으로 그 누구도 이익이 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표현한다. 가부장제 과도기에서 느끼는 남성들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남성성의 상실'에 따른 남성의 불안에도 공감과 관심을 갖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는 연예인의 성 상품화를 문제시하는 것과 '리얼돌'과 같은 사물에 인격을 부여해 통관을 금지하는 것, 여성의 일관된 진술만 있으면 언제든 성범죄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상황들에 대해 사회적 남성성을 거세 당했다고 표현했다. '리얼돌'(사람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성적 목적을 한 인형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과 외형까지 맞춤 제작이 가능해 많은 논란이 있다)을 가리켜 사물에 인격을 부여했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리얼돌을 사물이라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리얼돌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외형을 본떠 만든 것으로 그 외형에 있어 당사자의 동의란 없다. 인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쓸 때는 초상권이 존재하는데 이 초상권에 대해서 대법원이 선고한 판례가 있었으니 다음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도 헌법 제10조 제1문(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에 의하여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이다.
- 대법원 2013. 6. 27. 선고 / 2012다31628 판결 중-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 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대해서는 그림 묘사 혹은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갖게 되는데 리얼돌의 경우는 사람의 얼굴과 신체를 본떠 만들고 제작 과정에서 특정인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얼굴을 한 사람 닮은 얼굴을 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는 '인격'이 될 수 없다는 말인가? 리얼돌의 통관을 금지한 것에 대해 사회적 남성성을 거세 당했다고 표현하였다. 그렇다면 이는 반대로 리얼돌이 남성에게 '사회적 남성성'을 부여하는 사물이 된다는 뜻이 된다. 여성의 신체를 본떠 성행위를 하는 것이 사회적 남성성을 부여하는 행위가 된다. 남성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사회'가 다뤄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여 이 부분은 사회적 남성성을 거세 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거론하는 것에 있어서 동의하지 않는다.
저자는 젠더 갈등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젠더 갈등은 실재하지만 '실체'가 없다.라는 표현을 썼다. 성별에 따른 불균형은 이전부터 존재했어도 사실 '갈등'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 세대에서 크게 느낀다. 이를 '갈등'으로 변형시킨 것은 정치 세력이었다. 저자는 여성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이 피해자인 범죄를 공유하면서 세상의 두려움을 키우고 실제 살인사건으로 사망하는 20대 여성의 수는 매년 10여 명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20대 여성만이 '여자'인 것은 아니다. 나이대를 무관하게 여성에게 일어나는 범죄는 여성이라는 집단에게 있어 두려움과 공포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점은 10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남성은 스스로 가해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교육 영상을 시청했다는 부분이었다. 이때 사용된 영상의 제목은 <잠재적 가해자와 시민적 의무>였다고 한다. 충격적이었다.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나이대의 학생들을 잠재적 가해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그런 교육은 옳지 못하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은 성별 차이로 인해 발생되는 일들을 기민하게 인식해 불평등과 불균형을 해소하며 사회가 성별이 아닌 개인의 능력과 재능 등에 주목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지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고 인식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교육들의 연속성이 남성들에게 있어 '페미니즘'을 거부하게 만드는 배경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했다. 우리의 삶은 불평등하며 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20대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대남,이대녀라는 단어가 아닌 20대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의 이슈를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단어로 자주 쓰였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대로 젠더 갈등은 을과 을의 싸움이기에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든 세대가 되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