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과 지내는 밤은. 그저 쓸쓸하다거나 적막하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만큼 무거운 밤이다.
그래서 이곳의 밤은 나에게 항상 무겁고, 또 슬프다.
나는 아침이면 이곳을 나서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밤을 이기고 돌아온 나를 반겨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돌아갈 곳이 분명한 나에게 조차도 과하게 무겁게 내려앉은 오늘 이밤을,
그것도 비오는 오늘 이 밤을,
돌아갈 곳이 없는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건지 싶어서 수면제에 기대 잠들려 노력하는
그의 얼굴을 아련하게 바라보았다. 하얀 알약 한알을 물도 없이 넘겨 삼키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는 일은 몇번을 반복해도 아직 가슴한구석에 바람이 부는 일이다. 돌아서는 그가 듣고 싶은 말을 마가렛이 대신 해준다.
"당신이 누울 수 있게 자리를 만들었어요.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든 자리는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들을 희망을 지나쳐 이룰 수 없는 절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밤은,
내가 견뎌내기엔 과하게 무겁다.
눅눅하다. 그리고 끈적거리는 여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밤을 보내고 나면, 아무리 눅눅하고 끈적거리더라도 나는 기꺼이 나를 위해 옆으로 돌아누우며 언제든 당신이 원하면 당신의 자리라고 말해주는 그곳에 몸을 누일 것이다.
당신이 반쯤 돌아누워 만들어준, 바로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