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작은도서관 22
문영숙 외 3인 지음, 박지영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행복이라는 건 남과 나를 비교해서 얻어지는 상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종종 보통 사람들은 겪고 있지 않은 신체적, 환경적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나 자신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일어나』에 수록되어 있는 네 편의 이야기는 앞을 볼 수 없고 마음의 병으로 인해 기면증에 걸리고 오토바이에 치여 죽을 뻔하다 살아나고 평생 약과 주사와 살아가야 하는 네 아이의 아픔을, 아픔의 원인과 형태는 각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네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정상적인 몸을 갖고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작고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아픔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나쁜 것도 아니며, 정도와 크기의 차이가 있을 뿐 아픔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네 아이들이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를 보여 주듯 사람은 아픔을 겪게 되면 본능적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아픔은 우리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환기시키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가족의 의미와 사랑이다. 아픔은 혼자만이 극복해야 할 몫이 아니며 가족의 따스한 사랑과 돌봄 속에서 치유되고 그 무게가 덜어진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병 속의 바다 - 200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2
케빈 헹크스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시작’, 그리고 ‘나의 집’…….

긴 여행과 그 여정에서의 잊지 못할 혹은 전환점 내지는 이정표가 될 일들, 그리고 귀환, 이라는 과정을 생각나게 하는 이 책의 목차는 비록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긴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마사가 겪은 일들이 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은 예감과 기대를 갖게 한다.

이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공통적으로 ‘공감’이란 말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사춘기 아이의 삶을 취재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열두 살의 마사가 겪는 성장통 과정은 우리 누구나가 겪는 삶의 중요한 과정이며 나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 확립해가는 시기이다. 지나고 보면 사춘기 때의 정신적, 감정적 혼란과 방황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동시에 그것이 꼭 필요하고 소중한 시기였음을 깨닫는다. 우리의 몸이 아프면, 통증을 느끼면 그와 동시에 몸을 방어하는 체계가 형성되고 점차 회복되듯이 사춘기의 성장통은 정신적, 감정적으로 우리를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절정은 이야기의 뒷부분이 아니라 서두에 있다. 절친한 친구인 홀리에게도 말하지 않은 작가라는 꿈에 대한 비밀과 내일 아침에 시작될 대서양으로의 여행을 교통사고로 죽은, 학교에서 존재감이 느껴지는 아이도 아니었고 더구나 잘 알지도 못하는 같은 반 친구 올리브의 일기장을 통해서 마치 올리브가 마사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는 것처럼 느끼면서 심상치 않은 실마리를 던진다.

이 작품 속에서 기대했던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서양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서, 예민한 사춘기에 있는 사랑스러운 손녀와 마음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갓비 할머니와의 만남으로 곧 터뜨릴 듯 마사가 마음속에 움켜쥐고 있는 비밀이 보여지고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여러 번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소원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 한 가지는 분명히 일어난다. 마사의 내면의 변화!

순전히 내기 때문에 마사를 좋아하는 척하고 상처를 안겨 준 지미와의 일은 마사에게 쓰라린 경험이었지만 그 일에 대한 보응처럼 마사는 친구 테이트를 얻는다. 그리고 휴가를 보내는 동안 있었던 혼란과 힘겨움을 스스로 극복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긍정하는 법을 배운다.

한 차례의 큰 폭풍이 마음을 쓸고 지나갔다. 폭풍은 한번 오면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나가는 것이다. 아픈 일은 폭풍과 같을 수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긍정할 때 힘이 될 수 있다. 평범하지만 심오한 그 진리를 마사는 다시금 일깨워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화 읽는 가족 2006 여름 - 통권 제29호
동화읽는가족 편집부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또바기> 독서토론 ‘사랑으로 진정한 가족이 되는 입양 이야기’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국내 입양을 장려하는 등 입양에 대한 인식과 운동이 확대되면서 이를 소재로 쓴 동화들이 많이 출간되고 가족의 의미와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실제 입양 가족이나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에 더해 『고슴도치 아이』나 『초코 엄마 좀 찾아 주세요! 』와 같은 동화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그려 아이들에게 친밀감을 심어 주고 (『초코 엄마 좀 찾아 주세요! 』 – 유아그림책) 일찍부터 가족의 폭넓은 의미를 인식하게 해준다. 이번 호 <또바기> 독서토론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관계만이 가족이 아니라 가슴으로,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도 한가족이고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인식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동화읽는가족> 베스트리스트
제4차 베스트리스트는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린이책에 더해 유아와 청소년책까지 확대되었고 특히 이번 호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고 어린이 책 출판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출간되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좋은 책을 고르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동화읽는가족> 베스트리스트는 좋은 책을 주목하고 선택하며 어린이책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면 좀 더 많은 독자들과 책을 가까이하는 어린이 독자들도 참여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화읽는가족> 추천도서
추천도서 코너에는 최근 6개월간 출간된 많은 어린이책 가운데 주목할 만한 좋은 책들이 소개된다. 이 코너에서는 동화와 그림책뿐만 아니라 동시집도 소개되고 있어서 독자들이 동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찾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며, 청소년 소설과 논픽션 분야의 책들도 따로 소개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신간 도서들뿐만 아니라 출간된 지 좀 지났지만 눈에 띄지 못한 좋은 책들, 꼭 소개하고 싶은 책들도 소개되면 좋을 것 같다.

지상 중계 / 세계 속 우리 작가 – 김재홍
우리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이』 에스파스 앙팡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프랑스 라시오타에서 동강의 아이들 원화 전시회가 열렸다는 것,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떠들썩하고 성황리에 전시를 마쳤다는 소식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게 하며 앞으로 우리책이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또한 텔레비전, 신문, 잡지, 컴퓨터 등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광고하고 알려지는 미술전처럼 어린이책 원화 전시회도 많이 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책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특집 동시가 즐겁다! 동시가 재미있다!
가까이 지내는 지인의 조카에게 전병호 동시집 『들꽃 초등 학교』를 선물한 적이 있다. 이모가 동시를 직접 읽어주었는데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계속 읽어주자 슬픈 시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는 무엇보다 자꾸 읽어주어야 아이들이 가까이하게 되고 좋아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동시 특집에서도 지적했듯이, 내가 초등 학교에 다닐 때에도 그러했지만 아이들이 동시를 접하고 배우는 건 국어 수업 시간 때뿐이고 동시를 좋아해서 책을 사서 보거나 찾아 읽을 때 외에는 동시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국어 교과서에도 동화에 비해 동시는 수록된 지면이 적다. 동학 초등 학교 6학년 아이들의 토론에서처럼 자연히 아이들에게 동시는 막연히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동시를 가까이 느끼려면 동시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동시, 맛있게 먹기>에서 전병호 시인이 경험한 사례처럼 아이들과 시 카드를 만들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도 그려보고 시화전도 열고 연극도 해 보는 등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동시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친구가 될 것이다. 교과서에 실린 동시를 읽고 분석하고 끝나는 재미 없고 의미 없는 학습이 아니라 기대를 일으키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진실 한 조각 그림책 보물창고 14
더글라스 우드 지음, 존 J 무스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다소 진지하고 은유적이고 철학적인 인상을 주는 이 책은 숨은그림찾기처럼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호기심과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무엇보다 내면에 초점을 맞추는 생각을 자극하는 책이기도 하다.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 진실이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명확히 보이는 것들도 있지만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들도 많이 있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진실은 자칫하면 내 것만이 진실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갖게 되고 이런 마음이 지나치면 이기심으로 변질되기가 쉽다. ‘그들 역시 소중합니다’ 라는 진실은 보지 못한 채 ‘당신은 소중합니다’ 라는 조각난 진실만을 보고 믿었을 때 사람은 물론 땅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이 싸움과 전쟁으로 고통을 받은 이야기의 흐름은 이를 잘 보여 준다.
내가 가진 진실이 진실이라면 다른 사람이 가진 진실도 진실이다. 내가 가진 진실이 소중하다면 다른 사람의 진실도 소중하다. 모든 진실은 소중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꾸자꾸 초인종이 울리네 I LOVE 그림책
팻 허친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잘 아는 말 가운데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 비록 내 손에는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주는 것이 아무리 많이 주어도 지나치지 않다. 주면 줄수록 기쁨은 배로 비례해서 늘어난다. 그런데 아이들의 마음도 그럴까?
<자꾸자꾸 초인종이 울리네>에는 이런 아이들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샘과 빅토리아는 엄마가 만들어주신 열두 개의 쿠키를 똑같이 나누어 먹으려고 하는 데 초인종이 울린다. 그런데 옆집에 사는 톰과 한나가 놀러 오고 피터와 피터의 동생이 놀러 오고 자꾸자꾸 초인종이 울린다. 자연히 한 사람당 먹을 수 있는 쿠키 개수는 줄어들고 마침내 집안엔 열두 명의 아이들로 가득 차서 쿠키는 한 개씩 돌아가게 된다. 아이들은 마음이 조급해지는데 초인종은 또 울린다. 문을 열어주기 전에 쿠키를 얼른 먹어 버릴까. 아이들은 근심한다. 샘은 문을 열어주고 문 앞에는 샘의 할머니가 쿠키가 가득 담긴 쟁반을 들고 서 있다. 다시 또 초인종이 울린다. 그러나 이제 아이들은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 넘치게 있는 것에서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적은 것을 나누는 것은 고민되고 또 고민되는 일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쿠키가 각자에게 한 개씩만 돌아가게 되고 다시 초인종이 울렸을 때에도 문을 연다.
이 책은 나누는 일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 나누는 일은 마음이 부유해지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