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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림 - 화가 김원숙의 그림이 된 삶의 이야기
김원숙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 언젠가 황지우 시인이 했던 인터뷰가 생각났다. 그는 백 사람이 한 번 보는 시가 아닌 한 사람이 백 번 보는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좋은 책의 기준은 한 번 읽고 나서도 다시 펼치게 되는, 다시 펼치고 싶어지는 책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읽고 나서 마음속에 계속 맴도는 문장들 때문에 다시 펼치게 되고 어록이라는 제목으로 밑줄 그은 문장들을 모아두고 싶은 책이다.
화가인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거기에서 얻은 통찰력과 지혜를 따스한 차 한 잔 건네듯 우리에게 건넨다. 하나하나의 그림속에는 화가의 삶이 담겨 있지만 단지 자신의 삶의 한 장면을 붓으로 터치한 게 아닌 삶에서 얻은 지혜가 투영되어 있다. 그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끄덕이게 하고 공감을 자아낸다. 한 두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크고 작은 흥분으로 출렁거리던 물결도 떠다 놓으면 잔잔하고 조용해진다.(중략) 힘들고 난감한 일들도 강물에 비친 그대로 떠다 놓고 잠시 동안 묵묵히 기다리기만 하면 조용하게 된다는 걸 이제 와서야 겨우 알게 되었다.'
'혼자 있기 위해 둘이 있고 혼자의 풍요로움을 알기 위해 더불어 부대끼는 시간들이 있나 보다. 또 같이 있는 것이 귀하고 고마운 것을 알게 하려고 혼자 외로이 있는 시간들도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