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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문명탐구 - 한자로 들여다보는 고조선 문화
최상용 지음 / 덕주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한자로 들여다보는 고조선 문화, 전혀 생소한 세상
지은이 최상용이 쓴 이 책<고조선 문명탐구>은 한자를 바탕으로 고조선 역사 속의 언어와 그 개념을 풀어내면서, 중국과 조선의 경계와 고조선의 강역을 짐작게 하는 2004.8.13.자 한겨레신문(유신재 기자)에 보도된 저우언라이(저우언라이) 총리와 북한의 조선과학원 대표단과 만남의 자리에서 한 발언, “중국과 조선 두 나라, 두 민족의 역사적 관계는 발굴된 문물에 의해 증명된다. 두 나라, 두 나라, 두 민족 관계는 제국주의 침략으로 중지될 때까지 3, 4천 년 이상 매우 긴 시간이었다. 이러한 역사 연대에 대한 두 나라의 역사학의 일부 기록은 진실에 그다지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 역사학자나 많은 사람이 대국주의, 대국 쇼비니즘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라고, 즉, 중국의 동북공정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짜 맞추기를 한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조선 민족은 랴오허, 쑹화강 유역, 투먼강, 유역에서 발굴된 문물, 비문 등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는 표현은, 발해 땅과 하얼빈(고조선의 아사달?)까지도 고조선 강역이었음을 인정한 듯 보인다.
이 책의 구성은 5부이며, 1부는 고조선의 문화유산, 2부 한민족의 언어와 사상, 3부 신석기와 청동기 및 철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4부 고조선의 의식문화, 5부 다양한 무덤 양식과 제례 문화까지를 담아냈다.
이 책의 특징이랄까,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에 놀랄 뿐이다. 주류역사학계와는 궤를 달리하는 이덕일의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역사의 아침, 2007), 이득일 외 3 <환단고기에서 희망의 빛을 보다: 단군, 환단고기 그리고 민족의 주체 사관>(도서출판 말, 2022)에서 우리의 고조선 역사에 관한 통념이 왜곡됐음을 지적한다. 식민사관, 조선사편수회가 한반도 안으로 우리 강역을 설정한 이유는 광활한 제국의 역사가 독립운동의 기운을 돋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생각된다. 물론 기자의 도래설, 위만의 조선 등, 단군의 전설이며 신화라는 쪽으로 몰고 가는데, 이의 진실 여부는 국가의 시초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중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진실과 전설이 섞여버리면 오리무중이 되기에, 의도적이었느냐,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일연이 쓴 <삼국유사> 속의 기록과 대종교의 자료 등도 인용하고 있는데, “동이족”이 한자를 창제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진 창힐은 동이족이었고, 공자 또한 곡부사람으로 동이족이라고, 조선의 소중화 사상에 젖은 사대주의자들이 제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에 기대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현도 나온다. 중국 창힐문화연구원의 쑨펑 회장은 동이족이 한자를 만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며, 중국의 식자층은 이런 점을 알고 있다고. 마치 일본이 쇼토쿠 태자 이전의 역사를 전설과 신화로 치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처럼 느껴진다.
중국의 대문호 린위탕(임어당)이 1960년 당시 초대 문교부 장관 안호상과 만난 자리에서 안 장관은 “당신네 중국인들이 한자를 만들어 머리 아파죽겠소. 왜 그렇게 복잡한 문자를 만들어 우리 한국인들까지 힘들게 했냐고” 이때 한국 사회는 한문혼용이냐 한글전용이냐를 논쟁이 일 때였다. 린위탕은 당신네 동이족이 만들어 놓고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우리 역사학계는 철저하게 한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러시아 극동 사학자 유리 미하일로 부틴은 <고조선 연구>에서 중국이나 일본도 없는 역사를 만들어 내는데, 동이족의 후예인 한국 역사학자들은 자기네 역사를 부정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별론으로 하고, 이덕일 등이 이전부터 주장해 온 역사관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식민사관과 주체 사관의 대립이 그러하다.
친일파로 알려진 이병도는 말년에 “단군은 신화 아닌 우리 국조(國祖), 역대왕조의 단군제사, 일제강점기 때 끊겼다. (조선일보 1986.10.9.자)는 글을 썼다. “대체 천이란 여러 의미로 해석(중략) 천(天)을 군장(君長)으로 해석할 때 개천절은 즉, 군장을 개설한다는 의미로 개국, 건국이 된다. 개천은 최고의 시조인 단군(檀君)즉위와 개국을 의미하는 개천이라고 보아야겠다”
단군왕검이 아사달에 도읍하고 국호를 조선이라 하였다.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홍익인간의 이념을 가히 실현할 만하므로, 하늘이 그를 인간세계에 내려보내 다스리게 하니(중략), 삼국사기에서 단군기재를 제외한 것은 김부식의 사대적 태도보다는 삼국사기의 명분상 삼국 이외에는 부여(夫餘) 등도 모두 제외, 신라 중심의 삼국사로 하였고, 신라보다 상대(윗대)역사는 피하려 한데다, 단군을 부인하려는 생각보다는 신라사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적고 있다. 중요한 대목은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이 참조했다는 고기(古記), 즉 환단고기의 기록이 김부식의 기록 속에도 보였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단군, 환단고기는 실체였음을 짐작게 한다.
천부경(天符經)
구한말 사상가인 전병훈은 천부경 주해에서 동방의 현인 선진 최치원이 말하였다. 단군의 <천부경> 팔십일 자는 신지의 전문인데 옛 비석에서 발견됐다. 천부경이란 모든 사람의 숭앙 대상이 된 하늘(천)로부터 내려받은 예언(부)적 정보를 담은 경전(경)이란 의미가 담겨있다고.
삼원론(三原論)
세상의 모든 물질은 양자, 중성자, 전자라는 세 가지 기본 원소를 근원으로 하여 이루어졌다는 이론이다. 고조선의 삼태극이, 고조선과 고구려에서는 대륙의 음양론보다는 음중양이라는 삼원론을 활용했다. 문화의 저변엔 3이라는 기본수가 바탕이 됐다는 것인데, 삼족오, 세발솥, 삼태극, 천부인 3개, 삼위 태백, 환웅의 3천 친위대, 삼신오제의 삼신인 풍백, 우사, 운사, 삼신할매 등과 같은 기본맥락이 깔려있다고.
실제 단군(檀君)의 단의 의미와 군의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는 대목 등을 비롯하여 문화적으로 백의민족이 왜 백의민족이냐, 흰옷을 입은 이유가 무엇이었냐, 소도와 서낭당, 당집과 단오제 등으로 이어지는 문화유산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어 아주 흥미롭다. 우선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