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을 걷는 문화인류학자 -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는 발리에서의 여정
정정훈 지음 / 사람in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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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도네시아 사회와 문화 연구자의 “발리” 현지 조사보고서


문화인류학자 정정훈, 그는 문화라는 마법의 단어를 품고 인도네시아의 사회와 문화를 연구한다. 적도의 태양이 길러낸 신비로운 공동체 마을 뉴꾸닝 사람들과 함께 오달란(마을 의례), 섣달 그믐날의 네빠데이, 장례식과 성인식, 관광업과 그들의 일상 속 깊이 들어가 관찰한 기록이 바로 이 책<신들의 섬을 걷는 문화인류학자>이며, 부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답하는 발리에서의 여정이라 붙였다. 


관광인류학과 문화정책 탐구를 위한 발리 여정은 관광 환경에서 지역 주민의 문화적 행위는 어떻게 표현되며, 관광객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주민 집단은 관광발전에 어떻게 대처하며 기존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적응시키는가?, 문화의 상품화가 기존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등의 과제수행을 위한 것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 같은 화두는 꽤 의미 있다. 관광자원 상품화, 즉 문화의 상품화가 기존 문화의 가치와 전통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는 주제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 구성은 19꼭지다. 지은이는 스쿠터(작은 모터사이클)를 타고 발리의 밀림을 누비면서 여는 첫 번째 이야기 ‘완벽한 마을을 찾아 나서다’를 비롯하여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진짜 발리의 탄생을 거쳐 사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다시 떠오르는 것, 네삐데이, 오달란, 열아홉 번째 이야기 ‘보름 동안 이어지는 장례식과 성인식’ 등이 담겨있다. 


문화인류학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풀기 위한 답을 찾아 용맹정진의 길이다. 동남아시아의 인구 대국, 수만 개 섬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 2억 2,400명에 달하는 무슬림은 인구의 87퍼센트 정도다. 이 보고의 무대 발리는 400만의 힌두교 신자가, 인도의 힌두교와는 사뭇 다르다. 조상과 정령 숭배 믿음이 강한 곳, 마을과 일터에 사원 뿌라가 있다. 사원에서 치르는 의식을 통해 사회적 위치와 관계망을 구축한다. 




발리의 주도 덴파사르를 걷는다


힌두교 사원이 2만 개가 있다는 발리주 수도인 덴사파르에는 인구의 3분의 1이 사는 관광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지은이는 인도네시아를 배우면서, 현지 조사 지역 우붓으로. 발리를 여행할 거라면 알아두어야 할 사회문화 분위기가 실려있다. 한국의 60년대일까, 교통경찰관의 돈 뜯기. 외국인을 상대로, 이마저도 흥미롭다. 


지은이의 박사학위 논문 <노란 코코넛 마을: 발리 그리고 우붓 사람들>의 무대로, 2년 동안의 발리섬 경험의 스케치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우리에게 단편적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의 발리섬, 그곳의 낙조가 일품이다. 신혼여행지로서 좋다. 보트도 타고는 그저 표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일상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대목은 문화인류학 연구자의 연구 생활이란 무엇인지, 현지어를 배우고 이론을 정립하고 현장 관찰을 통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 또한 문학인류학이란 학문 영역을 도전하려는 이들에게는 귀중한 지침서로서 작용할 듯하다. 발리 주 정부의 관광에 관한 인식이란 점에 눈길이 간다. 


관광이 가져올 폐해를 예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관광의 방향을 문화 관광으로 정한 것이다. 남태평양에 파라다이스 발 리가 아닌 역사와 예술이 살아있는 숨 쉬는 발리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발리인은 히따까라나(번영)의 세 가지 이유로 해석되는 전통철학을 삶의 지침으로 삼는다. 신과의 조화, 사람들 사이의 조화, 자연과 환경의 조화 필요성(신, 인간, 자연 삼위일체의 조화)을 제시, 이를 위해 일상의 삶과 공동체의 협력, 건축의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의 관광 산업 지향점은 어디인가를 되묻게 한다. 앞다투어 트렌드를 만들고 이를 쫓는 획일화된 관광상품 개발의 천박함, 경쟁적으로 당해 지역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근시안적이 인공물 조성과 상업성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관광의 지향점은 아닐 듯한데, 발리인들의 신, 인간, 자연과의 조화라는 삼위 일체적 사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과 관광객 사이에 당연히 있어야 할 존중, 문화를 대하는 태도, 우리 지역을 찾는 이들에게 정성을 담아내는 먹거리 등은 사람들 사이의 조화다.





이 책의 시사는 “대한민국 관광의 목적과 방향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로 이어진다. 한 번 찾는 것으로 발길이 끊기는 관광, 이건 이미 실패다.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 마음의 안정을 찾는 곳, 삶에 지친 이에게 의욕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 관광이란 인간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 바람직한 관광이란 무엇이며, 전통과 문화가치와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돈보다 앞서는 것이 문화적 가치 혹은 문화가치”라는 점에서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듯하다. 아울러 사족일지 모르겠지만, 연구결과만 보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는 지은이의 언급, 논문을 누가 썼느냐, 논문 앞에 적인 "지방대학"보다는 내용을 살펴줬으면 한다는 바람이 곧 한국의 현실을 엿보게 한다. 아주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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