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힘, 외교의 길 - 헌법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 외교정책의 재구성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8
최종건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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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외교학 입문


지은이 최종건은 국제정치학자다. 그는 국제사회라는 대한민국 헌법이 영역 밖의 무대에서 헌법과 국익을 수호해야 하는 활동이 외교라고 정의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과 평화기획비서관을 거쳐 외교부 1차관을 지냈다. 대북정치의 최전선에서 강단에서 경험하지 못한 현장을 익혔다. 이 책<헌법의 힘 외교의 길>은 외교는 헌법에 터 잡아야 하고, 외교는 국민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국정(國政)이다. 외교는 국가의 안전과 이익을 지켜내는 고도의 기술이다. 결론적으로 외교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그래서 책 제목도 <헌법의 힘, 외교의 길>이라고 붙인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의 역할은 우리 사회 일반에 낯선 “외교”와 외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입문 격이다. 


책 구성은 4부이며, 1부 ‘극장에 불이 났다.’ 에서는 헌법이 없는 정치 공간 국제정치, 외교의 용기를, 2부 ‘용기와 외교’에서는 전쟁이 발발하다. 사람이 죽는다. 세계가 나뉘고, 극단적인 이념이 등장하더라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평화를 만드는 외교를, 3부 ‘대한민국은 외교 중’에서는 한반도의 지리적 운명, 외교의 지속성은 가치인가, 국익인가를 묻는다. 4부 ‘민주주의와 외교, 그리고 외교력’에서는 민주주의와 외교, 국민을 위한 외교, 국민이 주인인 외교와 코스모폴리탄, 즉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인, 세계시민이 되자는 글은 꽤 설득력이 있다. 


오늘날 외교는 과연 무엇일까? “극장에서 불이 났다” 어떤 질서와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할까?


외교의 중심에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과 시민사회도 함께하고 있다면, 외교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헌법은 국내정치에서만 통한다. 국제정치에는 헌법이 없다. 즉 무정부 상태를 배경으로 한다. 극장에서 불이 났다는 가정 아래 어떤 외교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 이 <불이 난 극장>은 아놀드 울퍼스가 국제정치의 무정부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비유였다. 첫째,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출구로 달려가는 사람(현실주의자)과 둘째,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면서 차분히 탈출하는 사람은 무작정 나가지 않고 질서를 지켜야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사람(자유주의자, 제도주의자), 그는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도덕적 의무를 넘어 실질적 이익을 창출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셋째, 불길이 번지고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서 어린이와 노인 등 약자를 먼저 탈출시키는 사람(구성주의자)이 행동은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나 생존 본능이 아닌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기대가 반영됐다. 국제정치에서 인권, 정의,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 실현 노력은 구성주의가 강조하는 핵심요소다. 넷째, 불길이 점점 더 거세지는 와중에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탈출하지 않은 사람(체제론자), 그는 국제정치의 본질을 구조적 불평등으로 본다. 강대국들의 경제적 착취와 정치적 지배가 유지되는 한, 약소국은 아무리 노력해야 상황을 바꿀 수 없다. 불이 난 극장에서 도망치기에는 늦었다고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현실주의, 자유주의, 구성주의, 체제론, 국제정치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잡한 장이다. 


국익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외교적 협력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도 군사력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외교는 실패한 것이다. 국방력은 최후의 방어선이지만 그 방어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외교의 역할이다. 헌법과 같은 상위규범이 없는 국제정치에서 외교는 국가 간 상호 존중과 협력을 끌어내며 전쟁을 방지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켜야 할 첫 번째 가치는 헌법이 규정한 평화와 민주주의다. 이것이 외교의 핵심 목표로, 국민의 자존감과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외교가 가야 할 길, 아시아 국가와 함께 성장하는 외교정책


한국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상호 성장을 이루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윤석열 정부는 국가 간 협력, 상호 성장보다는 안보적 측면을 강조, 진영에 속하기를, 선택, 신남방정책을 포기한다. 평화보다는 전쟁 불사를, 한국의 평화와 성장은 동남아국가들과의 동반성장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


트럼프 2.0 대(對) 한반도 정책


북한을 달래기도 하고 압박하기도 하면서 김정은과의 직접 대담을 추진하려는 트럼프의 구상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무리한 방위비분담요구와 한국 기업들에 대한 과세론, 지은이는 이를 단편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트럼프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무모, 무사고, 즉흥적 쇼맨십이 능한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냉정하고 치밀하며 계획적이라는 캐릭터라고 평한다. 한반도, 남북관계와 라이벌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정치의 역학관계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기에 한미동맹이 양국에 가져다줄 가치 또한 인식하고 있다고. 우리는 미북 정상회담의 진정성과 실질적 성과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 외교의 큰 자산은 민주주의다. 그 밑바탕에는 바로 대한민국 헌법이 있다. 지은이는 한미동맹의 가치를 아는 트럼프에게 차기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의 기반 위에 민주적 회복력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당당하게 마주 서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계와 평화문제를 경험, 때때로 문재인 정부 편에 선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외교”란 무엇인가,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국익의 기본방침은 국민을 위하는 것이며, 국민은 외교의 주인이기도 하다. 이를 지키는 방파제가 대한민국 헌법 민주주의 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지은이의 주장에 이견(異見) 있든 동의를 하든, 국제정치와 외교라는 주제의 이 책은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다. 특히 책 표지에 실린 부제가 이책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헌법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 외교정책의 재구성"은 평화와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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