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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대인의 지혜수업 - 복잡한 세상을 명료하게 보는 힘
심정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유대인의 지혜수업과 탈무드 토론 배우기
지은이 심정섭의 전작<1% 유대인의 생각훈련>에 이어 이 책<1% 유대인의 지혜수업>에서는 탈무드가 한국 사람들에게 주는 가장 큰 가치는 ‘깊은 생각’을 도와주는 데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책은 탈무드의 예화와 토론 내용을 6장 체재로 하여, 1장은 복잡한 세상을 명료하게 보는 법, 2장 인간관계를 바꾸는 탈무드식 생각을, 3장에서는 인생을 바꾸는 탈무드식 생각, 4장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탈무드식 생각으로 세상, 인간관계, 인생, 가정을 주제로 묶어 정리했다. 여기에 덧붙여 생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훈련으로 2X2 매트리스 사고법과 탈무드 원전 하브루타의 토론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정리해두었다.
한국에 소개된 탈무드는 일본의 가세 히데아키가 종군 랍비로 일본에 와 있던 마빈 토케이어로부터 탈무드의 이야기를 듣고 펴낸 것이 “탈무드”였고 이것은 성인용 처세술, 아동용 우화집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탈무드는 구약 성서의 <모세 5경>이라고도 하는 “토라”에 나오는 신의 말씀을 제대로 잘 지키기 위한 세부 토론집이라 할 수 있다고 개념을 명확히 해두고 있다.
서로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정의?
서로 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찾는 게 정의다(탈무드 산헤드린 32b). “정의, 정의를 추구하라” 전자의 정의는 판결이며 후자의 정의는 타협이다. 좁은 강에서 만난 두 척의 배, 어느 한쪽이 비켜줘야 다른 배가 통과할 텐데. 이때 어느 쪽 배가 먼저 통과할지는 조건에 따라 다르다. 한쪽은 짐이 실려있고 다른 쪽은 짐이 없다면, 그리고 한쪽은 목적지가 멀고 다른 한쪽은 가깝다면, 만약 양쪽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다. 실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다. 자 여기서 생각의 바탕이 되는 것은 사실에 기초한 이성과 지성, 그리고 논리다.
탈무드식 생각훈련이 실려있다.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기, 정의로운 사회란 억울한 일이 없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억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가짜뉴스가 횡행, 홍보와 마케팅이 군중심리에 터 잡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여전히 이성적 토론과 합리적 결론 도출이 유용하다고 할 수 있는가? 를 생각해보기다. 이렇게 한 대목을 공부하고 생각하기를 거쳐서 탈무드식 사고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흑백논리의 극복 없이 창의적 사고는 없다
한국의 실상을 보면 사고의 이분법의 폐해를 날마다 눈과 귀로 똑똑하게 보고 듣고 판단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있는 교육현장인데도, 애써 눈감고 외면하려는 분위기가 누그러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는 나와는 관계없는 동네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의견을 밝히는 순간 피곤해질 수 있다는 학습된 무기력이 작동되기 때문일 것이다. 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흑백논리, 있다 없다가 아니라 2X2 매트릭스 사고법으로 4가지 가능성을 늘 살펴보는 것이다. 우선 일의 시급함을 기준으로 중요성을 두고 따져본다. 중요하고 시급을 필요로 한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다. 덜 중요하지만, 시급을 필요로 한다.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이 정도면 어느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인지 알기 쉽다. 이를 벗어나 다차원적으로 보면 어떨까,
하브루타 토론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최선의 해석을 찾아라” "상대 반박에 열린 질문으로 반박해보기"
이 책에서 말하는 탈무드식 토론의 목적은 주어진 지문을 선입견 없이 보며 지은이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좋은 해석을 끌어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좋은 해석은 지은이가 기술한 이야기의 소재나 내용이 왜 들어갔는지를 잘 설명해줄 수 있다. 지은이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부분적인 해석’은 지문에서 어떤 부분이 왜 들어갔는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부분인데 지은이는 이것을 왜 이런 내용을 넣었을까? 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고법 훈련이다. 균형 잡힌 사고는 상대방의 처지와 의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적확,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자기 지식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말하는바 즉 내용에 담긴 것이 무엇인지, 내 기준에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눈높이를 생각해서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고 지고 하는 것은 토론의 애초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 책에 실린 내용 하나하나가 탈무드의 경구이지만,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사회 전체의 틀에서 개인으로 세상과 인간관계, 인생과 가정이란 주제 중 흥미 있는 곳부터 읽어도 된다. 매트릭스 사고법과 토론법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한 항목을 입체적으로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이 책은 사전처럼 활용해야 할 듯하다. 단편적인 내용이 아니라 어느 주제를 읽든 간에 흐름은 생각하고 토론하기를 거쳐 설득력 있는 자기 논리를 정리해야 하기에 그렇다. 동양적 사유와도 비슷한 맥락이 많아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유대인의 사고법과 유학 등 동양고전의 사고법을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입체적인 공부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