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불안한 인생에 해답을 주는 칸트의 루틴 철학
강지은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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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칸트 철학 연구자가 톺아본 칸트 루틴 철학의 의미


이 책은 칸트 철학 연구자가 20여 년 동안 강단에서 칸트의 이야기를 “철학”이란 매개를 통해 전파해온 강지은이 보통 사람들과 함께 배우는 “불안한 인생에 해답을 주는 칸트의 루틴 철학”으로 묶어냈다.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리될 수 있다는 생각이니 얼마나 긍정적이며 진취적인가, 이렇듯 언어표현에서조차 느껴지는 칸트다움. 


지은이는 이 책<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 칸트의 루틴, 거기서 길어 올린 인생 설계법을 적고 있다. 아침형 인간, 1일 1식, 철저한 계획형 루틴 관리 일생, 철학자 칸트에게 배우는 인생 설계법을, 2024년 칸트 출생 300주년, 칸트는 세상일에 관심이 많았다. 뉴턴의 물리학에 관심을, 저작 또한 유명한 3대 비판서를. 칸트 철학은 “인간 존재의 모든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라 말로 압축된다. 부지런하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글을 쓰는 것이.


칸트의 삶은 루틴, 아주 모범적인 삶


칸트가 매일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계의 시간(이를 쾨니히스베르크의 시계라고 한다)을 맞춘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규칙적이었던 삶이었던 모양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태도 또한 전설이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칸트는 평소 좋아했던 와인을 제자에게 부탁해 한 모금 마시고는 “좋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단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저작물이 대세인 요즘, 현대인들은 왜 이들의 책을 찾고 이야기를 듣는가, 간단하다.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과 고통에 대해 공감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칸트를 소환한 것인가, “규칙적인 삶”을 통해 불안한 세계를 이겨나갈 수 있기에 굳이 구도자가 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세울 수 있고 이를 수행함으로써 불안을 잠재울 수 있기에 그렇다. 


칸트가 지금 우리 앞에서 강의한다면 


지은이는 칸트가 우리 앞에서 강의한다면 18가지 주제를 말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즉, 규칙적인 삶이 불안을 없애 줄 것이라는 내용의 4부 18강이 될 것이다. 1부는 서론으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1~3강), 루틴이 불안을 잠재운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하라는 말로써 시작한다. 2부 ‘어떻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우선 나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라. 그리고 내 방식대로 인생을 설계하라, 계획을 세웠다면 실천을, 겉으로 보이는 게 결국 나임을(4~8강), 3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도덕 법칙에 따라 행동하라, 용서보다 정의를 수호하고, 쾌락을 통제할 것이며,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라, 도덕이 곧 행복이 되도록 노력하라고(9~13강), 여기서는 2,2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최고의 선이라 여겼던 “행복”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아왔던 철학의 흐름을 “도덕”으로 갈아 치운 칸트는 도덕을 위해서라면 행복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4부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그렇다면 인생의 목적인 “행복”에서 “도덕”으로, 아름다움을 내 안에서 찾아라, 사심을 버리고, 숭고함으로 향하라, 마음을 공유하고 타인을 사랑하라. 금욕주의 철학이다. 이런 내용의 강의가 이어진다면 어떨까, 


루틴은 불안을 잠재운다


루틴에 행복을 담아,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하라. 남의 눈에 든 티끌은 잘도 찾아내지만, 내 눈에 들보는 모른다는 말과도 같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칸트는 잘하기는 힘들어도 매일 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것이 “루틴”이다. 습관이며, 규칙이다. 사람들은 언제 가장 불안을 느낄까? 내게 준비된 것이 없다고 생각될 때, 앞날이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면 불안해진다(너무 당연하지만 그렇기에 불안한 이유를 모르고 지나친다), 혼밥, 혼술은 외로움이요. 불행이다. 누군가와 연결됐다는 생각, 함께 한다는 생각은 안정감을 안심을.


나에게 아직 5분이 남아 있다


규칙적이고 정확하여 쾨니히스베르크의 시계라고 불렸던 칸트에게도 5분의 여유, 사람과 술이 있었다. 5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허둥지둥 바삐 움직일 필요는 없다. 아직도 5분 동안의 여유가 있으니, 같은 세상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여유 없는 5분과 여유 있는 5분은 질적으로 다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니까, 하루 한 끼라 절제이기도 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연회다.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밀알의 소리 함석헌 선생도 하루 한 끼만 먹었다. 아주 느긋하게 배불리 한 끼인 만큼 시간이 충분하다. 칸트의 한 끼는 모두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의미가 다르다. 이를 꾸준히 하는 데는 즐거움이 따라야 하니 그 즐거움은 필수다.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


아마 이게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발상의 전환, 즉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칸트는 과감히 알려고 하라고. 철학이란 정답이라 믿었던 것도 의심하고 다시 생각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칸트는 가지 않는 제3의 길을 생각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의심해보는 것, 그것이 발상의 전환이고 사상의 혁명은 여기에서 나온다. 한 가지만 봐서는 제3의 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칸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험적 기준을 형이상학의 근본으로 봤고,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한 새로운 관념론을 탄생시켰다. 고정된 관념의 성공 신화, 남의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과감하게,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일상을 혁명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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