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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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군주론>은 지금도 해석과 논쟁의 대상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이기에 1559년 교황 바오로 4세가 금서로 정했다 “악마의 서”가 됐다. 왜 그랬을까, 이 대목은 1750년의 시대 간격이 있는 전국시대의 법가 사상가 한비자의 <한비자>가 금서로 묶였던 이유와 유사했다. 힘없는 약소국이 살아남는 방법과 성악설에 기반으로 둔 제왕학이 담긴 현실주의적 정치철학이라는 면에서다. 아울러 한비자는 미국의 역사학자 존 킹 페어뱅크<신중국사>(까치, 2001)에서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불렀다. 마키아벨리를 ‘서양의 한비자’라 불러야 마땅한 게 아닌가(김영수<한 번만 읽으면 여한이 없을 한비자>(창해, 2024)라고 묻기도 할 정도다. 두 사람은 절대권력의 근처에 가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시간의 간격에도 불구하고 <군주론>과 <한비자>는 지금까지 정치철학, 통치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자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사회의 철학으로, 미국외교 정치의 근간으로 자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자는 고대 중국에서 현대 시진핑 체제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지은이 인문학자 김태현은 인생 공부라는 차원에서 <군주론>을 42가지 주제로 풀어냈다. 인생에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철학, 군주는 언제든 자기가 한 약속을 깰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말한 마키아벨리의 생각,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그 자체는 약소국의 생존 앞에서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정치란 윤리와는 결이 다른 것이어서, 한데 다룰 수 없고, 정치는 운과 역량이 함께해야 하며, 모든 게 진실일 필요는 없다. 다만, 모두에게 그렇게 보이면 될 뿐이라는 선전선동까지 놀랍게도 모두 현대 정치의 A~Z까지 담겼다. 군주론에 대한 평가, 니체, 나폴레옹, 스탈린, 홉스, 디즈레일리, 베이컨, 루소에 이어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또한 긍정적으로 봤다. “정치적 현실주의” 가 핵심이다. 


책 구성과 내용은 4장 42꼭지로 1장에서는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지 말아라(1~10), 힘보다 속임수가 더 좋다. 첫 번째는 목적이고 두 번째가 수단이다.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 회피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해결하라는 등,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그리고 리더로서 효과적인 명령을 내릴 것이며, 지위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는 현실론을 편다. 2장에서는 복수는 상대가 두려워할 정도로 심하게 해야 한다(11~21). 어설픈 관용은 금물, 대중은 외관에 잘 속는다. 철저히 준비하고 무장하라, 급진적 변화는 위기를 초래한다. 오늘날 중동세계에 불어온 아랍의 봄이 바로 증명이다. 대담함이야말로 진정한 성과를 이루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통치술의 핵심,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기 재산이라는 점. 3장 적은 항상 내부에 있으니 측근을 경계하라(22~32), 4장 때로는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고 행동하라(33~42), 위에서 본 마키아벨리즘의 3원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42가지 주제에 접근하기 


지은이는 각 주제의 글을 시작하면서 고대 로마의 사례 소개로 시작한다. 한비자가 고사로 시작하는 것처럼, 기억에 남는 내용은 목차에 실려있는 주제 중 1장 06 경험에서 지혜를 얻지 못하면 파멸한다. 08 운명의 절반은 주변 사람들이 좌우한다, 2장에서는 16. 인간은 본질에서 이기적이며, 물질적 이익을 더 중시한다. 18. 예상치 못한 반감을 경계하라. 19 이상을 뒷받침할 힘을 확보하라 20 윤리와 전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21.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기 자신이다. 3장에서 26. 최소한의 악을 선택하라, 28. 최고의 요새는 군중이다. 31. 초기경고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 4장에서는 41. 신의는 힘으로 지켜야 한다. 42 리더십의 부재는 파괴를 불러온다 등 12가지를 골라봤다. 


인생 공부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기 


아주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인간은 무리를 짓는 본능에 따라 공동체를 이루고 생존 활동을 하는데 여기에서 생겨나는 조직과 이를 이끄는 리더와 그가 이끄는 무리, 이른바 지배와 피지배라는 구조가 생겨나는데, 무리를 이루는 사람의 본디 성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를 따진다. 또한, 여러 무리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른바 경쟁조직이 있을 때, 그 조직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등에 따라 합종연횡을 하기도 하고, 평화협정을 맺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외교 관계로 혹은 사내 부서 관계로, 볼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어떨까, 개인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작은 팀 단위라도 리더는 있다. 자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줄 것을 생각해보자. 어떤 경험에서 지혜를 얻지 못하면 파멸한다는 것과 모든 사람은 본질에서 자기중심적, 이기적이며 물질적 이익을 우선한다. 이것이 정상이다. 이상만 가지고는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를 관철할 힘이 필요하다. 최선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악, 최소한의 악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도덕과 윤리라는 잣대는 거리가 멀수록 명확해지지만 가까워질수록 그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하라. 마치 외줄 타기처럼. 


이 책은 이런 것들이 유의하면서 생활하라는 말이 아니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묻고 있다. 설사 우리가 이런 판단을 하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자는 말이다. 42가지의 주제는 우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개인이든 팀 단위이든 큰 조직이든 리더십 부재는 파괴를 불러온다는 점과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기 자신임을 기억해두자. 그 누구의 탓이 아니다라는 말의 무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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