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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한유라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시일야방송대곡(是日也放聲大哭) 목놓아 큰소리로 우노라...원 세상에 아무리 형편없고 자질 없는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지은이 한유라에게 이날 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장난처럼 들렸다. 아마도 10시 25분 무렵에 TV로 중계된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방송사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 지은이는 당장 국회로 달려갈 수도 없어, 교사는 수업으로 말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자료를 만들었고, 전국역사교사모임(전역모)에 이런 수업자료를 만들었는데 전역모도 이번 사태에 관한 수업자료를 모아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남겼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가 바로 이 책이다. 중립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지은이, 그는 민주주의와 시민혁명을 가르치는 역사 교사로서 12. 3. 12.14. 2차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기까지, 혁명의 역사를 다루면서 학생들에게 자유와 평등, 주권재민의 가치를 가르쳐왔지만, 더는 책 속의 활자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현실이라는 점을 느꼈다고 말한다. 작은 돌 하나가 물수제비를 일으키며 일파만파로 수십만 명의 찾아 읽었다는 이 책의 구성은 다섯 장이다. 첫 장은 어젯밤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둘째 장 계엄령이란 무엇인가, 셋째 장 12.3 계엄령의 문제를 법과 사회 경제 그리고 국제 위상 등으로 톺아봤다. 넷째 장에서는 12.3 계엄령의 영향을, 그리고 마지막 장에 관련 용어와 개념을 싣고 있다. 100여 쪽의 팸플릿이지만, 누군가가 분노에 차서 기분 풀이로 마구 써 내려간 게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자료”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시민혁명, 그리고 지금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12·3 사태 타임 라인
사태(事態)는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나 상황. 또는 벌어진 일의 상태로 “무엇인가가 일어났다”라는 표현으로 성격 규정 등을 하지 않는 사실 그대로를 전하는 객관성에 바탕을 둔다. 시간이 흐른 뒤,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라 하기도 하고, 내란죄라고 하기도 한다. 12.3. 22:25, 12.4. 01:01. 여야 국회의원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 발의 및 만장일치로 가결(재석 190명), 같은 날 01:10분경 계엄군 철수 시작, 04:26분 대통령 대국민 담화로 계엄해제 선언, 05:04분 국무총리실,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 의결 발표, “6시간의 공포와 트라우마” 45년 만에 발령된 계엄령,
12.3 비상계엄령 선포이유
이 책은 자세하게 선포이유를 적고 있다. 첫째는 “탄핵의 남발” 정부 출범 후 22건의 탄핵소추 발의, 22대 국회 출범 이후 10명째 탄핵을 추진 중, 판사 겁박, 검사탄핵, 행안부장관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 국방부 장관 탄핵 시도 등,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둘째는 “국가 예산 처리”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범죄 단속, 민생치안 유지를 위한 주요예산 삭감,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치안 공황상태로, 군 초급간부 봉급과 수당인상 등 처우 개선비까지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국회 범죄자 집단의 소굴, 입법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 마비,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라고, 이런 비상계엄령은 13번째다. 어느 것 하나, 진짜 국가 비상상태인 적은 없었고, 헌정 질서의 유린, 독재 정치의 역사와 같은 길을 걸어왔기에 계엄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각 당의 대응 모습과 지난 22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반국가 세력이란 용어를 지속해서 언급함,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 협의 불가능”, “반국가 세력 여전히 활개”, “반국가 세력들, 자유민주주의 위협”, “우리 사회 내부에 반국가 세력 곳곳에서 암약”
이 책은 12·3 사태가 일어난 배경을 미디어 보도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이유, 제 정당의 논조 등을 정리했다. 계엄령의 배경의 한 원인으로 대통령의 취임 초부터 반국가 세력이라는 키워드에 집착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분단 원인과 해결방안에 관해서는 여, 야, 진보든 보스든 제각각의 논리가 있게 마련이다. 무엇이 우선이든, 우선은 휴전상태를 정전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는데 남과 북이 합의해야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을 듯하다. 정치(政治)란 휘어지고 잘못된 곳을 바로잡고 다스린다는 뜻이다.
법적인 문제와 경제, 국제적 위상에 관한 문제는 지금껏 언론에 노출된 내용을 잘 정리했다. 이 책 한 권에 12.3 비상계엄에서 12.14. 제2차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를 담았다. 소추안의 상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이후의 절차와 과정 등까지 한눈에 이해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했다.
우선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내용은 여, 야의 주장점 등을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그대로 싣고 있다. 판단은 독자가, 이 책은 수업자료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우리 사회의 큰 이슈를 어떻게 접근하고 봐야 할 것인지를 안내하는 자료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자연재해든 인적재해든 이렇게 사태로 보고, 하나하나씩 정리해나간다면 가짜뉴스에 휘둘릴 염려는 없을 듯하다.